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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단재학교 송파동에서 석촌동으로 이전하다 -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본문

학교/단재학교 이야기

단재학교 송파동에서 석촌동으로 이전하다 -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건방진방랑자 2019. 12. 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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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단재학교는 200911월에 강동구 둔촌동에 보금자리를 틀었다가 2014813일에 송파구 송파동으로 이전했다. 5년 동안 둔촌동에서 단재학교는 기틀을 다졌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하나 둘 인원이 들어나 교육공동체 단재가 되었고, 학생-학부모-교사 삼주체가 100여명 안팎이 되는 학교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학교를 이전하는 일은 여러모로 크고 작은 변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둔촌동 학교에서 기반을 닦으며 단재학교는 자리를 잡아갔다.  

 

 

 

송파동 단재학교는 더 큰 날갯짓을 할 수 있던 곳

 

둔촌동 학교는 오피스텔을 리모델링하여 들어선 학교였고, 송파동 학교는 이층으로 이어진 가정집에 들어선 학교였다. 아무리 오피스텔을 학교 분위기에 맞게 리모델링했더라도 딱딱한 사무공간의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그러니 학교라기 보단 학원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그에 반해 송파동 학교는 대문에 들어설 땐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막상 실내로 들어가고 나면 오히려 자유분방한 학교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러니 교과위주의 교육이 아닌, 다양한 방식의 교육을 하는 공간으로서 더할 나위없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 단층만 쓰던 학교가 일층과 이층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됐으니, 그에 따라 좀 더 다양한 수업들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부엌이 있기에 요리수업도 할 수 있었고, 넓은 거실도 있기에 몸으로 표현해야 하는 연극수업도 할 수 있었으며, 담장이 있기에 벽화도 그려 단재학교만의 정체성을 맘껏 드러낼 수 있었다.

 

 

벽화를 그리는 손길. 그리고 다음뷰에 찍힌 송파동 학교의 전경.   

 

 

이와 더불어 위치적인 장점까지 겸하게 됐다. 둔촌동 학교는 서울의 동쪽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조금만 더 가면 하남으로 빠지게 된다. 지하철 5호선은 강동역 이후부터 마천행과 상일행으로 나뉘는데 마천행을 타야만 둔촌역에 갈 수 있다. 그러니 한낮엔 12분마다 배차되어 있어 교통편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에 반해 송파동 학교는 관광지로 유명한 석촌호수 뒤편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의 요지인 잠실에서 걸어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단재학교 아이들은 송파구에 사는 아이들도 있지만, 어떤 학생은 신도림에서, 어떤 학생은 하남에서, 어떤 학생은 수원에서 등하교를 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오는 아이들에게 잠실에 학교가 있다는 점은 엄청난 장점일 수밖에 없다.

 

 

신호등을 두 군데 건너야 하니 변수가 있지만, 그래도 잠실에서 충분히 걸어서 올 수 있는 곳에 학교가 있다.    

 

 

 

교육철학은 사는 가운데 생성되는 것이다

 

송파구로 이전하면서 단재학교는 훨씬 좋은 여건을 갖추게 됐다. 학교 위치의 변화만큼이나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저번 후기에서도 밝혔다시피 둔촌동 학교는 초임교사 건빵의 시행착오,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 사이에서 아이들과 나와의 갈등이 아로새겨진 곳이라 할 수 있다. 처음이었기에 어영부영했고, 제대로 된 상황판단보다는 열정만으로 밀어붙였으며, 사람에 대한 관심보다 추구하고 싶었던 교육철학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니 사사건건 부딪히고 서로에게 원치 않는 상처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년 동안 서울 근교의 산들을 영화팀과 정말 많이 다녔다.  

 

 

그러나 그런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건, 사람이 먼저 있고 그런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과정 속에 교육철학이 있는 것이지, 교육철학이 이미 있고 그걸 사람이 맞춰야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어찌 보면 모든 법칙이나 규칙들은 현실이 먼저 있고 그걸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 속에 만들어진 것일 뿐이라는 것과 같다.

 

 

둔촌동 학교에서 영화팀도 자리를 잡아 갔다. 이 녀석들과 영화도 찍고 영화도 많이 보러 다녔다.  

 

 

인용

목차

1. 도전할 용기를 준 단재학교

2. 둔촌동 단재학교에서 자리 잡아가다

3. 송파동 단재학교에서 현실과 이상을 융합하다

4. 단재학교, 석촌동에서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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