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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 3. 작은 계기가 큰 깨달음으로 본문

연재/작품을 감상하다

당신은 장애를 아는가 - 3. 작은 계기가 큰 깨달음으로

건방진방랑자 2019. 12. 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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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은 계기가 큰 깨달음으로

 

2장에선 본격적인 장애인들의 투쟁이야기를 다룬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저 두 발로 걷고, 두 눈으로 본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권리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들의 투쟁 방식은 고병권님의 '추방과 탈주'에서 나와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교육권

 

있다시피 비폭력 저항운동이었다. 아예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서 경찰에 맞서는가 하면, 기어서 서울대교를 건너기도 했다. 또한 지하철을 탔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저항운동을 펴기도 했다. 작년 6월 촛불집회 때 경찰버스 투어를 각오하며 저항운동을 폈던 시민들처럼 그들 또한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선 것이다.

그런 그들을 보고 시민들은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나 같아도 갈 길 바쁜데 지하철이 가지 못하게 한다면 욕이란 욕은 다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전혀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말했다. “당신들은 30여분 정도 지체될 뿐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30년간 집안에 갇혀 지내야만 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이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우리에겐 너무도 당연한 권리였던 이동권이 그들에겐 없었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없이 방 안에만 갇혀 살아야 했던 것이다. 그건 방이라 표현 했지만 그들에겐 감옥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교육권도 마찬가지다. 청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재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특수학교 수가 장애인수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 중에 수화로 수업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별로 없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그들은 지식에서도 소외당한다. 대학교육이 일반화된 요즘, 대학은커녕 의무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배우지 못했으니 사회와 사람들로부터 또 다시 소외당한다. ‘이중 소외라는 용어가 있다면 이런 상황에 쓸 수 있으리라. 소외와 멸시, 그들은 이런 이유들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인권조차 누릴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린 하나 되어 투쟁해야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선 왠지 나도 수화를 배우고 싶어졌다. 영어물신주의에 빠진 세상에서 자신의 스펙을 올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느라 모두 분주하다. 하지만 나의 스펙 따위를 올리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싶은 생각은 추호에도 없다. 단지 누군가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려는 용도라면 모를까. 영어도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이듯, 수화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난 수화가 배우고 싶은 것이다.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을 만나 그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어느 순간 내 안에서 내면화되었던 장애인에 대한 비하감을 그들과 이야기함으로 없앨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비하감은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하다는 그런 비겁함이겠지.

고추장님이 말했듯이 그들과 난 사회의 소수자일 뿐이다. 우리들은 주변인이 되지 않도록 주류적 가치에서 탈주해야 하며 당당히 부조리한 현실에 공동으로 맞서 투쟁할 수 있어야 한다. “수십 년 세월을 골방에서 갇혀 시설에 처박혀, 차별과 억압 피눈물 속에 살아온 동지여장애인 운동 현장에서 자주 불려지는 장애인차별철폐가의 한 구절이란다.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린 모두 다 같은 동지다. 이 책을 통해 난 장애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좀 더 덧붙이자면, 자신의 스펙을 올리기 위해서 영어에 목숨 걸듯이 수화를 배우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인용

목차

1. 우연처럼 찾아온 책

2. 장애란 저 멀리 있지 않다

3. 작은 계기가 큰 깨달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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