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애란 저 멀리 있지 않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와 같은 서연 때문이었다. 그린비에서 온 Gblog(그린비 출판사에서 만드는 작은 잡지)를 재밌게 읽고 있었다.
지블로그가 촉발한 서연
그 잡지엔 많은 책들이 소개 되어 있었다. 그 중에 눈길을 끈 책들이 몇 권 있었다. ‘섹스란 무엇인가?’와 ‘파블로 네루다의 자서전, 사랑하고 노래하고 투쟁하다’와 같은 책들. 거기에 물론 이 책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 지블로그를 잠시만 보게 된다면, 나와 같이 여러 책으로 서연이 이어질 것이다.
이 책은 고추장(고병권 추장님)님이 대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하고 권해주신 4권의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이게 웬 걸? 고추장님이 권해주신 4권의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단 한 권도 없다~ 허걱! 창피할 것까진 없지만 참 거시기(?)한 느낌은 지울 수 없더라. 나름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이럴 수가. 그런 ‘거시기’한 마음 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어떤 목적의식 없이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어떤가? 서연이란 놀랍고도 신기하지 않은가^^
장애에 대한 탐구서, 깊이 있는 문제 제기서
1장에선 장애란 개념을 아주 이해하기 쉽게 풀어놨다. 그래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그런 쉬움과는 반대로 얼굴은 극도로 경직되어 갔다. 거기에 표현된 장애에 대한 비장애인의 시선들이 바로 나의 모습이었으니까. 역시 ‘생각없음’은 ‘어리석음’이며 그건 곧 누군가에겐 심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장애인의 날에 매스컴을 통해 반영되는 장애인의 모습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한 사람의 모습이거나 아주 처절하게 살아가 동정심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들뿐이다. 장애는 ‘정상적이 아닌 것’을 이야기는 하는 용도로만 쓰이고 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시선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바로 그 장애에 대한 편견 자체가 문제인데도 매스컴은 그런 편견을 확대 생산하는데 그친다.
그래서 저자는 머리말에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장애 문제를 거의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관점과 고민을 던져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것이다. 아예 관심조차 없다보니 세상에서 퍼뜨린 관념, ‘장애=비정상적인 것’, ‘고로 그들에게 동정을 보여야 하고 불쌍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장애인 스스로는 자신을 인정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우린 우리의 관점으로 그들을 한껏 나락의 늪에 빠진 사람처럼 대하는 게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음으로 장애라는 개념을 바로 알고 장애의 문제가 결코 나와 동떨어진 별개의 문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장애인’을 비정상인으로 인식할 게 아니라 나와 같은 한 명의 인격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1장에선 장애란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근대화된 사회에서 어떻게 장애인을 배제시켜왔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는 것만으로 장애에 대한 편견은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된다.
인용
1. 우연처럼 찾아온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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