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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1.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본문

연재/작품을 감상하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 1.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건방진방랑자 2019. 12. 3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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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어떤 말로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뭐든 다 잘 될 거야?’라는 낙관주의, 그것도 아니라면 참고 고생했으니까 이제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보상주의. 물론 일 년간 교사가 되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왔다. 지금의 이 회한도 그런 노력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지 않아서 이지 않은가? 그래서 교사가 되면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 생각하는 걸 테고.

 

 

 

회한에 가득 차게 된 이유

 

하지만 과연 지금의 이런 회한이 그렇게 꿈꾸던 교사가 되었다고 사라지긴 할지 의심스럽다. 꿈을 이루는 순간 성취감에 들뜰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이런 마음이 누그러지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경쟁 중심의 교육 체제(일제고사), 획일화된 교육방식, 교사와 학생의 자율을 침해하는 관료 중심의 자율화 등의 현실은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킬 게 뻔하다. 교사가 되는 순간 모든 게 다 해결될 거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유아적인 발상일 뿐이겠지.

결국 꿈을 이루었다손 치더라도 그게 이 회한을 풀 순 없다는 사실. 그게 솔직히 더 절망스럽다. 내 안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인 관념들이 날 꽁꽁 얽어매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결국 우리의 삶은 행복과는 거리가 먼 그런 것이란 말인가? 늘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아등바등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행복과는 멀어지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독자독식주의의 근원적 감정은 두려움

 

그걸 이 책에선 두려움이라는 말로 풀어낸다.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를 몸으로 체화하여 승자독식주의를 당연한 듯 여기고 타인을 적으로 여기며 살아온 자가 느끼는 감정, 그게 바로 두려움이란다. 합격 또한 누군가를 이겨낸 승리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기에 또 누군가에게 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이기지 않으면 질 수밖에 없는 무서운 정글 서바이벌. ‘배틀로얄의 장에 들어선 자의 운명인 셈이다. 피할 수 없는 두려움불안에 저당 잡힌 인생살이, 그게 바로 대한민국 20대의 피할 수없는 삶의 모습이다.

이런 삶의 모습은 임용고시반에서 잘 드러난다. 모두 한 마디 이야기도 없이 각 자의 공부에 빠져 있다. 훗날의 성공을 그리며 지금 이 순간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자학하고 있는 것이다. ‘저격수’(책에 이 개념이 소개되어 있음)가 되기 위해 고독을 감수하는 처절함. 간혹 나누는 이야기는 음울하기 그지없다. 막상 공부는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교사가 된다는 보장도 없고 선발 인원도 줄어들다보니 한껏 울분을 토로한다. 우리의 대화에선 공부를 통해 삶을 변화시켜나갈 비전이라든지, 어떤 교사가 되고자 하는 지에 대한 문제의식 따위는 전혀 없다. 단지 지금껏 맹목적으로 걸어왔던 유일한 길에 붙들려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서로의 눈치만을 살필 뿐이다.

이런 두려움이 주된 정서이다 보니,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도,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가질 까닭도 없다.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일절 없는 거다. 또한 스터디를 구성한다해도 임용이란 틀에 맞춘 공부만을 계획할 뿐이지 삶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진지한 모색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래서 우린 같이 얼굴을 맞대고 있지만 무척이나 외롭고 같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듯 답답하기만 하다. 과연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렇게 동료 간에 연대도 하지 못하고 소통도 하지 못하는 우리들이 선생님이 된다 해서 참교육을 할 수 있긴 할까? 누군가를 이겨 그 자리를 얻은 만큼 더욱 철저하게 승자독식의 복음을 전파하고 있지나 않을까?

 

 

 

 

인용

목차

1.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나

2. 혁명은 지금부터 이렇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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