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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 2. 프로그래밍 기계들의 반란 본문

연재/작품을 감상하다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 - 2. 프로그래밍 기계들의 반란

건방진방랑자 2019. 12. 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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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로그래밍 기계들의 반란

 

문화적 문법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기계들

 

불행히도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반성하는 기준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잣대, 그리고 우리가 되고 싶은 이미지, 가장 갖고 싶은 것,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 등은 우리 자신이 만든 게 아니다. 그것들은 어느샌가 우리 머릿속에 프로그램화된 것들이다. 우리는 그것들에 비추어 다른 모든 것들을 판단하고 행동한다. 이 프로그램이 입력되는 과정은 우리가 하나의 정체성을 획득하고 실존하는 방식 그 자체이므로 완전히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이다.

-이것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문학과 경계, 이진경, 2002

 

 

이 글은 고병권씨가 쓴 공각기동대의 감상평이다. 나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일방적인 프로그래밍의 과정일 뿐이다. 국가관, 화폐관, 그리고 종교관에 나라는 개체가 포섭되는 순간 난 국가적 기계, 화폐적 기계, 종교적 기계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프로그래밍된 것들을 이 책에선 문화적 문법이라 부른다.

이 책에선 그런 문화적 문법을 더욱 세세히 파고든다. 단순히 현재의 것들만이 영향을 끼친 게 아니라, 과거 종교관에 의한 사상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이다. 지금 한국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 과거의 연속이라면 그 말 또한 거부할 수 없으리라. 이 말을 듣고 있으면 이런 반문도 가능할 것이다. “그럼 반항하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물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순응만 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머지않아 그 반항과 비판을 멈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 반항과 비판엔 무조건적인 거부나 신체의 자유을 만끽하고자 하는 바람만 있었을 뿐 어떤 철학이나 체계적인 비판이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한계를 알게 되었다면 그걸 넘어서려 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일터.

 

 

 

捨筏登岸의 맘가짐으로 맞서라

 

그렇다면 어떻게 기계적인 순응의 삶을 떠나,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일까? 바로 해답은 생각하는 사람이라야 산다이다. 이 말은 함석헌씨가 했다는 말인데, 짧지만 강한 여운을 주는 말이다. 생각한다는 건 나에게 주어진 상황들이나 여건들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내가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것들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건 아닌지 판단해본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능동적인 주체를 만들어갈 수 있고, 세상을 어떤 굳어진 시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편견과 고정관념 없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으면 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 그런 능동적이며 편견 없이 사고할 수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개인주의를 주장하고 있으며 문화적 교양층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개인주의와 문화적 교양층에 대한 설명은 이 책을 읽으며 맘껏 사유해보도록 하자. 이런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우린 나라고 규정되었던 갖가지 것들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걸 버리는 게 왠지 줏대 없어 보일지라도 그게 잘못된 것임을 안다면 2보 전진을 위해서 1보 후퇴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술렁임으로 인해 스스로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힘겹게 싸워 얻은 것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미 강을 건넜다. 강 건너편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우리는 이미우리가 타고 온 뗏목을 깡그리 불살라버린 것이다. 강을 건넌 우리에게 남은 길은 용감해지는 길뿐이다. 이제 우리는 오로지 '걷기로 하자'. 아무튼, 이곳에서 빠져나가자.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널 수는 있지만, 강을 건넌 후엔 뗏목을 버리고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거다. 뗏목이 아깝다고 그걸 짊어지고 나아가려 한다면 결국 뗏목도 자신도 주저앉을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자. “문화적 문법을 바꾸는 일은 생각을 바꾸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까지 나가는 작업이다. 삶의 방식의 변화는 곧 사람의 변화다. 그러므로 문화적 문법을 바꾸는 일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그러기에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530p)”라는 본문의 말처럼 힘겨운 싸움이지만, 이걸 끊임없이 이뤄낼 때 개인은 자신의 존재의미를 세계와의 연관 속에서 재확인하면서 자신이 몸담고 살고 있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397P)”하게 됨을 잊지 말자. 능동적인 신체가 되었을 때, 주위에서 만나게 되는 능동적인 신체들과 맘껏 접속하자. 그럴 때 변화의 강도는 더욱 세지며 탈력을 받게 될 것이다.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매일까

왜 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서태지와 아이들 3교실이데아

 

 

 

인용

목차

1. 문화적 문법에 따라 사는 사람들

2. 프로그래밍 기계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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