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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 - 주옹설(舟翁說)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권근 - 주옹설(舟翁說)

건방진방랑자 2020. 2. 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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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배에서 삶을 깨닫다

주옹설(舟翁說)

 

권근(權近)

 

 

客有問舟翁曰: “子之居舟也, 以爲漁也則無鉤, 以爲商也則無貨, 以爲津之吏也則中流而無所往來. 泛一葉於不測, 凌萬頃之無涯, 風狂浪駭, 檣傾楫摧, 神魂飄慄, 命在咫尺之間. 蹈至險而冒至危, 子乃樂是, 長往而不回, 何說歟?”

翁曰: “噫噫! 客不之思耶! 夫人之心, 操舍無常, 履平陸則泰以肆, 處險境則慄以惶. 慄以惶, 可儆而固存也, 泰以肆, 必蕩而危亡也, 吾寧蹈險而常儆, 不欲居泰以自荒, 况吾舟也浮游無定形? 苟有偏重, 其勢必傾. 不左不右, 無重無輕, 吾守其滿, 中持其衡, 然後不欹不側, 以守吾舟之平. 縱風浪之震蕩, 詎能撩吾心之獨寧者乎?

且夫人世一巨浸也, 人心一大風也, 而吾一身之微, 渺然漂溺於其中, 猶一葉之扁舟, 泛萬里之空濛. 盖自吾之居于舟也, 祗見一世之人恃其安而不思其患, 肆其欲而不圖其終, 以至胥淪而覆沒者多矣. 客何不是之爲懼, 而反以危吾也耶?”

翁扣舷而歌之曰: “渺江海兮悠悠, 泛虗舟兮中流. 載明月兮獨往, 聊卒歲以優游.” 謝客而去, 不復與言. 陽村先生文集卷之二十一

 

 

 

 

해석

客有問舟翁曰: “子之居舟也, 以爲漁也則無鉤, 以爲商也則無貨, 以爲津之吏也則中流而無所往來.

나그네가 배 노인에게 물었다. “자네가 배에 살면서 물고기를 잡는다 해도 고리가 없고 장사를 한다 해도 물건이 없으며 나루의 아전이라 해도 중류에서 오고 감이 없네.

 

泛一葉於不測, 凌萬頃之無涯, 風狂浪駭, 檣傾楫摧, 神魂飄慄, 命在咫尺之間.

조각배를 헤아릴 수 없는데 띄워 일 만 이랑의 끝없는 곳에서 넘으며 미친 바람과 놀라는 물결이 돛대를 기울어뜨리고 노를 꺾어 정신과 넋이 나부끼며 떨어 목숨이 지척의 사이에 있었지.

 

蹈至險而冒至危, 子乃樂是, 長往而不回, 何說歟?”

매우 위험한 것을 밟고 매우 위태로운 것을 무릅쓰면서도 자네는 이것을 즐겨서 길이 가서 돌아오질 않으니 무슨 연유인가?”

 

翁曰: “噫噫! 客不之思耶!

노인이 말했다. “! 나그네는 생각하질 못하는구나!

 

夫人之心, 操舍無常, 履平陸則泰以肆, 處險境則慄以惶.

대체로 사람의 마음은 잡고 버림에 무상하여 평지를 밟으면 태평하고 멋대로 행하지만 험지에 처하면 두렵고도 놀란다.

 

慄以惶, 可儆而固存也, 泰以肆, 必蕩而危亡也, 吾寧蹈險而常儆, 不欲居泰以自荒, 况吾舟也浮游無定形?

두렵고도 놀람은 경계할 만해서 짐짓 보존되지만 태평하고 멋대로 행함은 반드시 방탕해져 위험해져 사라지게 되니 나는 차라리 험지를 밟고 항상 경계할지언정 태평한 데 살며 스스로 허황되게 하진 않는데 더군다나 내 배가 부유하며 정해진 형체가 없음에랴?

 

苟有偏重, 其勢必傾.

진실로 편중되면 형세는 반드시 기울어지지.

 

不左不右, 無重無輕, 吾守其滿, 中持其衡, 然後不欹不側, 以守吾舟之平.

좌우로도 않고 무거움도 가벼움도 없이 나는 가득참을 지켜 저울질에서 중심을 지킨 후에야 기울어지지 않아 내 배는 평평함을 지키지.

 

縱風浪之震蕩, 詎能撩吾心之獨寧者乎?

가령 바람과 파도가 흔들어대고 불어대더라도 어찌 내 마음이 홀로 편안한 것을 어지럽힐 수 있으리오?

 

且夫人世一巨浸也, 人心一大風也, 而吾一身之微, 渺然漂溺於其中, 猶一葉之扁舟, 泛萬里之空濛.

또한 대체로 세상은 하나의 거대한 바다이고 사람 마음은 하나의 큰 바람이라서 내 한 몸의 작아서 아득히 그 가운데 표류하며 빠진 것이 한 조각배가 만 리의 바다에 뜬 것 같지.

 

盖自吾之居于舟也, 祗見一世之人恃其安而不思其患, 肆其欲而不圖其終, 以至胥淪而覆沒者多矣.

대체로 스스로 내가 배에 살면서 다만 보니 한 세상의 사람은 편안함만을 믿고 근심을 생각지 않으며 욕망을 멋대로 하며 마침을 도모하지 않아 서로 빠짐에 이르러 엎어지고 자빠지는 이가 많다.

 

客何不是之爲懼, 而反以危吾也耶?”

나그네는 어찌 이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리어 나를 위태로워하는가?”

 

翁扣舷而歌之曰: “渺江海兮悠悠, 泛虗舟兮中流. 載明月兮獨往, 聊卒歲以優游.”

노인이 뱃머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으니 다음과 같다.

 

渺江海兮悠悠 강과 바다 아득하고도 나지막해
泛虗舟兮中流 빈 배를 중류에 띄웠네.
載明月兮獨往 밝은 달을 싣고 홀로 가서
聊卒歲以優游 하릴 없이 여유롭게 해를 마치네.

 

謝客而去, 不復與言. 陽村先生文集卷之二十一

손님을 사례하고 떠나 다시 함께 말하지 않았다.

 

 

인용

작가 /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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