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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홍양호의 의원전(醫員傳)에 나타난 인물 형상 - 2.3 이계전의 특징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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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홍양호의 의원전(醫員傳)에 나타난 인물 형상 - 2.3 이계전의 특징②

건방진방랑자 2022. 10. 2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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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이계전의 특징

 

 

이계전에 나타나는 또 하나의 경향은 전통적 입전의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사건 자체와 사건 속의 인물이 주는 흥미에 보다 큰 관심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계는 단순히 교화적 서술에 치중하지 않고, 사건 자체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서사로 교직하고, 현실 상황에서 일어난 문제적 사건을 사실대로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둘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서사방식은 전통적 인물전에서 볼 수 있는 입전의식에서의 도덕적 교화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침은조생광일전(針隱趙生光一傳)에서 이계는 하층민에게만 인술을 베풀고, 세리(勢利)를 위해 상층의 권귀(權貴)와 전혀 교유하지 않는 조광일의 일화를 서사에 넣어 교직하고 있다. 이계(耳溪)는 조광일의 독특한 삶과 인생관에 주목하여 서술하거니와, 이는 당대의 규범적 인간형과 다른 새로운 개성적 인간상의 포착을 의미한다. 조광일은 기존의 의원들로부터 일탈하여 그야말로 민들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과 인술을 펼침으로써 의인(義人)으로서의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이계가 새로운 인간형에 흥미를 가지는 것은 피재길소전(皮載吉小傳)최필공전(崔必恭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피재길이 시정의 명의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일과 침의(鍼醫)로 발탁된 사건, 그리고 최필공이 천주교 지도자로 활동하다가 천주교를 배교(背敎)한 사건 등은 흥미롭게 읽혀지는 대목들이다.

 

이처사몽리전(李處士夢鯉傳)에서의 이몽리 역시 여항인(閭巷人)이면서 역관(譯官)이 되기를 거부하고 학문과 행실을 닦아 당대에 이미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실제로 그는 학문과 행실로 벼슬까지 제수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자신의 길에 매진하고, 30세라는 짧은 나이로 생을 마친 특이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다. 이계는 이몽리의 삶에서 규범 밖의 인간모습을 발견하고 여기에 흥미를 가지고 입전하였던 것이다.

 

홍효자차기전(洪孝子次奇傳)은 전형적인 효자전(孝子傳)에 해된다. 하지만 이계는 홍차기의 행위를 전적으로 ()’라는 교화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서사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이계는 오히려 어린 나이로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해 생면부지의 아버지 홍인보를 살려내는 사건 자체에 초점을 두어 서술하고 있다. 때문에 홍차기가 겪는 인간적 고난과 아버지를 신원(伸寃)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전통적인 효자전의 면모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흔히 효자전(孝子傳)’에서 발견되는 도덕적 규범 또한 쉽사리 감지되지 않는다. 여기서 이계는 사건 자체와 사건이 지니는 문제의 심각성에 주목하고, 이를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입전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도리어 도덕적 규범성과 교화적 의도가 약화되어 있다나머지 작품들은 외견상 충절(忠節)이라는 가치를 확인하는 작품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들 모두 이러한 가치지향에 전적으로 종속된 것은 아니다. 건국시기에 나타날 수 있는 특이한 인물인 이소양(李昭陽), 국란에 임해 이를 극복하는 사건을 서사로 교직하면서 명장이 아닌 무인과 하층민에서 애국 인물을 발견하여 입전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이들 작품들은 당시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점에 치중한다는 것에서, 충절을 확인하려는 도덕적 규범성과 교화적 의식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있다.. 이러한 이계의 서술의식에서 이조 후기 전의 변모상도 엿볼 수 있다.

 

 

 

 

인용

목차

한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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