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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물을 잘 관찰하는 것이 훌륭한 독서
다시 문세를 전환해 연암 스스로의 경험을 말하고 있다. 어떻게 글을 읽어야 하는가? 어떤 독서가 참된 독서인가? 이 단락은 이 물음에 대해 답하고 있다.
연암의 답인즉슨, ‘사물’을 읽으라는 것이다. 사물 고유의 자태, 낱낱의 사물이 보여주는 개성과 살아 있는 몸짓을 읽으라는 것이다. 요컨대 형해화된 문자나 글 속에 갇히지 말고 그 밖으로 나가 사물 및 세계와 만남으로써 형해화된 문자를 되살려 내라는 것이다. 연암은 사물에 대한 관찰, 즉 사물에 대한 읽기를 통해 사물이 지닌 구체성, 그 생동하는 자태를 문자와 글 속으로 다시 끌고 들어옴으로써 그것이 가능해진다고 보았다.
이것은 결국 상상력과 감수성의 해방으로 연결된다. 요컨대 연암은 남의 글에서 상상력을 배우려 들지 말고, 사물과 직접 대면함으로써 상상력과 감수성을 쇄신하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점에서 글 읽기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글은 궁극적으로는 글쓰기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할 만하다. 사물을 잘 관찰하는 것이 훌륭한 독서이고, 훌륭한 독서가 되어야 창조적인 글쓰기가 가능해짐으로써다.
▲ 전문
인용
3. 새를 글자 속에 가두다
5. 총평
- 문장文章: 아름다운 문채文彩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갖가지 아름다운 문채를 문장이라고 한다면”이라는 말은 그런 맥락에서 한 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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