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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직 - 가흥참(可興站)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김종직 - 가흥참(可興站)

건방진방랑자 2021. 8. 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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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흥의 역참[각주:1]

가흥참(可興站)

 

김종직(金宗直)

 

嵯峨鷄立嶺 終古限北南 깎아지른 계립령[각주:2]은 예로부터 남북을 경계 지었네.
北人鬪豪華 南人脂血甘 북쪽 사람은 호화로움을 다투지만 남쪽 사람은 기름과 피를 빨리네.
牛車歷鳥道 農野無丁男 소수레는 새재 지나는데 농사짓는 들판엔 장정이 없구나.
江干夜枕籍 吏胥何婪婪 밤 강가에서 포개져 자는데 아전과 서리는 어째서 탐내는가?
小市魚欲縷 茅店酒如泔 작은 저자의 물고기는 실처럼 작고 주막의 술은 쌀뜨물 같은데
醵錢喚遊女 翠翹凝紅藍 돈을 갹출하여 기녀를 부르니 푸른 머리에 엉긴 붉고도 푸른 빛깔에
民苦剜心肉 吏恣喧醉談 백성은 괴로이 정신과 육체가 깎이지만[각주:3] 아전은 방자하게 시끄럽고 취한 채 말을 하네.
斗斛又討贏 漕司宜發慚 두와 말로 또한 남은 걸 계산하니 조사[각주:4]는 마땅히 부끄러워 해야 하네.
官賦什之一 胡令輸二三 관가에선 1/10을 부과하지만 어찌하여 2~3/10을 보내라 하는가?
江水自淊淊 日夜噓雲嵐 강물은 절로 도도하고 낮밤으로 구름과 이내를 불러내
帆檣蔽峽口 北下爭驂驔 돛대는 골짜기 입구를 덮고 북쪽으로 말처럼 다투어 내려가네.
南人蹙頞看 北人誰能諳 남쪽 사람은 이마를 찡그리며 바라보는데 북쪽 사람들 누가 알 수 있을까? 佔畢齋集卷之四

 

 

 

 

인용

목차

작가 이력 및 작품

해설

 

 

  1. 가흥창(可興倉): 충주시 가흥면에 위치하며 조선 전기에는 수납된 세곡미를 저장하였다가 남한강 수로를 따라 배에 싣고 서울의 용산창으로 옮겼다. [본문으로]
  2. 계립령(鷄立嶺): 하늘재(忠州 鷄立嶺路 하늘재),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에 있는 명승. 경상북도 문경읍 관음리를 연결하는 고개이다. [본문으로]
  3. 당나라 섭이중(聶夷中)이, 농민들이 농사지은 곡식을 국세(國稅)로 다 바치는 것을 읊은 시에, "심두(心頭)의 살을 깎아 낸다[剜却心頭肉]."는 글귀가 있다. [본문으로]
  4. 조사(曹司): 세곡(稅穀)을 서울로 수송(輸送)하는 관원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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