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소유하지 않음으로 소유한 현인들
無足曰: “夫富之於人, 無所不利. 窮美究勢, 至人之所不得逮, 賢人之所不能及.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 秉人之知謀以爲明察, 因人之德以爲賢良, 非享國而嚴若君父.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 心不待學而樂之, 體不待象而安之. 夫欲惡避就, 固不待師, 此人之性也. 天下雖非我, 孰能辭之!”
知和曰: “知者之爲, 故動以百姓, 不違其度, 是以足而不爭, 無以爲故不求. 不足故求之, 爭四處而不自以爲貪; 有余故辭之, 棄天下而不自以爲廉. 廉貪之實, 非以迫外也, 反監之度. 勢爲天子, 而不以貴驕人; 富有天下, 而不以財戱人. 計其患, 慮其反, 以爲害於性, 故辭而不受也, 非以要名譽也. 堯ㆍ舜爲帝而雍, 非仁天下也, 不以美害生; 善卷ㆍ許由得帝而不受, 非虛辭讓也, 不以事害己. 此皆就其利辭其害, 而天下稱賢焉, 則可以有之, 彼非以興名譽也.”
해석
無足曰: “夫富之於人, 無所不利.
무족(無足)이 말했다. “대체로 부유함이 사람에게 있어서 이롭지 않음이 없지.
窮美究勢, 至人之所不得逮, 賢人之所不能及.
아름다움을 다하고 세력을 추구하니 지인(至人)은 닿을 수 없고 현인(賢人)은 도달할 수 없네.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 秉人之知謀以爲明察, 因人之德以爲賢良, 非享國而嚴若君父.
부유한 사람은 남의 용기와 힘을 낚아채 위력과 강함을 삼고 남의 앎과 꾀를 잡아채 명철함으로 삼으며 남의 덕을 끌어대 어짊과 현명함을 삼으니 군주로 재위[享國]한 게 아님에도 위엄이 군주와 같지.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 心不待學而樂之, 體不待象而安之.
또한 음악과 이성(異性)과 맛 나는 음식과 권세는 사람에게 있어서 마음으로 배우길 기다리지 않고도 즐기며 몸으로 본받길 기다리지 않아도 편안해 하네.
夫欲惡避就, 固不待師, 此人之性也.
대체로 하고자 하거나 싫어하거나 피하거나 나아가는 것은 참으로 스승을 기다릴 것이 없으니 이것이 사람의 본성이야.
天下雖非我, 孰能辭之!”
천하가 비록 내 것이 아닐지라도 누가 부유함을 사양할 수 있겠는가?”
知和曰: “知者之爲, 故動以百姓, 不違其度, 是以足而不爭, 無以爲故不求.
지화(知和)가 말했다. “지혜로운 사람이 행동하는 건 짐짓 백성의 기준으로 행동하기에 법도를 어기지 않기 때문에 만족하여 다투지 않아 일부러 꼭 해야 할 것이 없어 다른 데서 구할 게 없지.
不足故求之, 爭四處而不自以爲貪; 有余故辭之, 棄天下而不自以爲廉.
부족하다 여기기에 다른 데서 구하니 사방에서 다투는데도 스스로 탐욕스럽다 여기지 않고 여유롭기에 그것을 사양하니 천하를 버리고도 스스로 청렴하다 여기지 않지.
廉貪之實, 非以迫外也, 反監之度.
청렴과 탐욕의 실제는 외부에서 다가오는 게 아니니 반추하고 비추어 법도로 삼아야 하네.
勢爲天子, 而不以貴驕人; 富有天下, 而不以財戱人.
위세로 천자가 되었지만 귀함으로 남에게 교만하지 않고 부유함으로 천하를 소유했지만 재산으로 남을 못 살게 하지 않지.
計其患, 慮其反, 以爲害於性, 故辭而不受也, 非以要名譽也.
천자의 근심을 헤아려 입장이 뒤집힐 것을 생각하고 본성에 해가 됨을 생각하여 짐짓 사양하며 받질 않으니 명예를 요구하는 게 아니지.
堯ㆍ舜爲帝而雍, 非仁天下也, 不以美害生;
요임금과 순임금이 임금이 되어 화목하게 되었으니 천하에 인정(仁政)을 해서가 아니라 아름답게 여기는 것으로 삶을 해치지 않았기 때문이고
선권(善卷)과 허유(許由)가 임금자리를 얻었지만 수용하지 않았으니 빈 말로 사양한 게 아니라 일로 자기를 해치지 않았기 때문이지.
此皆就其利辭其害, 而天下稱賢焉, 則可以有之, 彼非以興名譽也.”
이 네 명은 이로운 것으로 나아가고 해로운 것을 사양한 것인데 천하가 현인(賢人)이라 칭송했으니 그 명예를 소유할 수도 있었지만 저들은 명예를 이루려했던 건 아니었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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