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천하를 사양한 허유
堯讓天下於許由, 曰: “日月出矣, 而爝火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夫子立而天下治, 而我猶尸之, 吾自視缺然, 請致天下.”
許由曰: “子治天下, 天下旣以治也, 而我猶代子, 吾將爲名乎? 名者, 實之賓也, 吾將爲賓乎? 鷦鷯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 歸休乎君, 予無所用天下爲! 庖人雖不治庖,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
해석
堯讓天下於許由,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선양(禪讓)하려
曰: “日月出矣, 而爝火不息, 其於光也, 不亦難乎!
요임금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해와 달이 나왔지만 횃불이 꺼지지 않는 것은 그 밝음에 있어서 또한 어려운 게 아니겠습니까.
時雨降矣, 而猶浸灌, 其於澤也, 不亦勞乎!
단비가 내림에도 오히려 물 대어 관개(灌漑)하는 것은 윤택함에 있어서 또한 수고로운 게 아니겠습니까.
夫子立而天下治, 而我猶尸之, 吾自視缺然, 請致天下.”
부자께서 등극하시면 천하가 다스려질 텐데 제가 천하를 다스리고 있으니 제가 스스로 보기에 못마땅하여 천하를 바치길 원하옵니다.”
許由曰: “子治天下, 天下旣以治也, 而我猶代子, 吾將爲名乎?
허유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네가 천하를 다스려 천하는 이미 다스려지고 있지만 내가 오히려 그대를 대신한다면 나는 장차 명예를 위하는 것이겠죠.
名者, 實之賓也, 吾將爲賓乎?
명예란 실제론 빈객(賓客)이니 나를 장차 손님노릇이나 하라는 것인가요?
鷦鷯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
뱁새가 깊은 숲에 둥지 지을 땐 필요한 게 한 나뭇가지에 지나지 않으며 두더지가 황하를 마실 땐 필요한 게 배를 채우는 것에 지나지 않지요.
歸休乎君, 予無所用天下爲!
그대여 돌아가 쉬시오, 나는 천하를 써서 할 일이 없소이다!
庖人雖不治庖,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
요리사가 비록 요리를 잘못한다 해서 제문을 읽는 사람[尸祝]이 술잔과 제향을 담은 그릇을 넘어서 그를 대신하신 않아요.”
인용
설원 / 세설신어 / 묵자 / 열자 / 순자 / 명엽지해 / 열하일기
장자 – 소요유 7, 12 / 양왕 1, 13 / 외물 / 서무귀 / 천지 / 대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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