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趾源)
廣文者, 丐者也. 甞行乞鍾樓市道中, 群丐兒, 推文作牌頭, 使守窠.
一日天寒雨雪, 群兒相與出丐, 一兒病不從. 旣而兒寒專纍, 欷聲甚悲. 文甚憐之, 身行丐得食, 將食病兒, 兒業已死. 群兒返乃疑文殺之, 相與搏逐文.
해석
廣文者, 丐者也.
광문(廣文)이란 사람은 거지였다.
甞行乞鍾樓市道中,
일찍이 종루(鐘樓)【종루(鐘樓): 종로의 옛 이름.】 거리 시전(市廛)을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었는데,
群丐兒, 推文作牌頭, 使守窠.
나중에 여러 거지아이들이 그를 패두(牌頭)【패두(牌頭): 우두머리.】로 추대하여 그들의 소굴을 지키게 했다.
一日天寒雨雪, 群兒相與出丐,
하루는 날씨가 춥고 진눈깨비가 내리는데 모든 거지들이 구걸을 나가고
一兒病不從.
한 아이만이 병이 나서 따라 나가지 못했다.
旣而兒寒專纍, 欷聲甚悲.
잠시 후 거지아이는 추위로 아픔이 심해지니, 그 신음소리가 매우 구슬펐다.
文甚憐之, 身行丐得食,
광문은 그 아이를 불쌍히 여겨 구걸을 나가 음식을 얻어 와서
將食病兒, 兒業已死.
장차 병든 아이에게 음식을 먹이려 했으나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群兒返乃疑文殺之,
이윽고 여러 거지아이들이 돌아왔다. 그들은 광문이 그 아이를 죽이지 않았나 의심해서
相與搏逐文.
서로 광문을 때리다가 내쫓았다.
인용
5화: 우직한 정직함에 감동한 사람들
7화: 분수 넘게 욕심내지 않다
8화: 불청객 광문, 술자리를 즐겁게 만들며 모두의 친구가 되다
후기: 서광문전후(書廣文傳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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