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朴趾源)
保久之, 富人出門, 數數顧, 還復入室, 視其扃, 出門而去, 意殊怏怏. 旣還大驚熟視文, 欲有所言, 色變而止. 文實不知, 日默默亦不敢辭去.
旣數日, 富人妻兄子持錢還富人曰: “向者吾要貸於叔, 會叔不在, 自入室取去. 恐叔不知也.”
於是富人大慚廣文, 謝文曰: “吾小人也, 以傷長者之意, 吾將無以見若矣?”
해석
保久之, 富人出門,
한참이 지난 어느 날 약방 부자가 문 밖으로 나가다가
數數顧, 還復入室,
자꾸만 돌아보며 다시 방에 들어와서
視其扃, 出門而去, 意殊怏怏.
자물쇠를 살피고 문을 나서는데 기색이 심상치 않았다.
旣還大驚熟視文,
그리고 돌아와서 매우 놀란 표정으로 광문을 노려보더니
欲有所言, 色變而止.
무언가 말하려다가 안색이 변해서 그만두는 것이었다.
文實不知, 日默默亦不敢辭去.
광문은 진실로 아는 바가 없기에 매일 묵묵히 지낼 뿐 감히 이유를 묻고 떠나지를 못했다.
旣數日, 富人妻兄子持錢還富人曰:
이윽고 며칠 후 부자의 처조카가 돈을 부자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向者吾要貸於叔, 會叔不在,
“지난번에 돈이 필요해서 아저씨께 빌리러 왔는데, 마침 안 계시기에
自入室取去.
방에 들어가서 가지고 갔습니다.
恐叔不知也.”
아마 아저씨께서는 모르셨을 것입니다.”
於是富人大慚廣文, 謝文曰:
이 말을 들은 부자는 광문에게 매우 부끄러워하며 사과했다.
“吾小人也, 以傷長者之意,
“내가 소인일세. 장자【장자(長者): 점잖은 사람. 대인(大人).】의 마음을 상하게 했으니,
吾將無以見若矣?”
내 장차 무슨 면목으로 자네를 대한단 말인가.”
인용
5화: 우직한 정직함에 감동한 사람들
7화: 분수 넘게 욕심내지 않다
8화: 불청객 광문, 술자리를 즐겁게 만들며 모두의 친구가 되다
후기: 서광문전후(書廣文傳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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