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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Ⅱ. 한계가 없는 앎과 한계가 있는 삶 - 2. 나는 누구인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본문

고전/장자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 Ⅱ. 한계가 없는 앎과 한계가 있는 삶 - 2. 나는 누구인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건방진방랑자 2021. 7. 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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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아이가 더 자라게 되면, 이제 이유식을 떼고 어른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김치 등의 음식은 얼마나 자극적이고 불쾌하겠는가? 그럼에도 그 아이는 먹게 된다. 왜냐하면 김치를 먹는 자신을 어머니는 우리 아기 이쁘구나, 김치도 잘 먹고!”하면서 사랑해주기 때문이다. 바로 이렇게 해서 우리는 어머니라는 타자를 통해 그 타자가 속해 있는 공동체의 규칙을 내면화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머니가 공부 잘하는 자신을 욕망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자신을 공부 잘하는 자신으로 만들 것이다. 하물며 우리는 부모가 원하는 것을 억지로하지 않는 것도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얻기 위한 극단적인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타자가 욕망한다고 상상한 것에 맞게 만들어온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표면적으로 우리가 무엇인가를 직접 욕망한다고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그 욕망의 기원을 따라 분석해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만났던 타자들이 원하던 것들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우리는 직접적으로 무엇인가를 욕망할 수 없다. 라깡의 말대로 우리는 항상 타인이 욕망하는 것만을 욕망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두 가지 것이 있다.

첫 번째, 우리는 결코 타인이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실재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타인이 욕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항상 우리가 상상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다음과 같은 회한에 가득 차서 중얼거리곤 한다.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했는데, 당신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지?”

두 번째, 타인의 욕망마저도 다른 타인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진정으로 타인이 욕망하는 것을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 타인이 욕망하는 것은, 우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진정으로 그 자신이 직접 욕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결국 주체란 상상된 존재에 불과한 것이다. 자신이 타자가 원한다고 상상한 모습을 가지고 자신의 모습을 아무리 변형시켜 보았자, 우리는 결코 타자가 원하는 모습을 실재로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타자가 원하는 것이라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상상된 것이기 때문에, 다시 말해 우리가 만든 자신도 상상된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결국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은 이처럼 상상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꿈과 마찬가지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나뿐만 아니라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도 이런 꿈속에 빠져 있는 사람이라는 데 있다. 그들과 관계한다는 것은 결국 그들의 꿈, 그들의 초자아와 관계한다는 것을 함축한다. 우리가 만나는 타자들도 자신들의 초자아를 매개로 나와 관계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엄연한 현실적인 문제다. 만약 어떤 타자와 충돌을 한다면 그것은 그 타자의 초자아와 나의 초자아의 충돌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는 어떻게 충돌을 피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확히 말해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장자의 철학이 오늘날에도 의미를 지닐 수 있는 이유가 이것과 관련된다. 왜냐하면 장자는 이런 불가피한 타자와의 충돌을 외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삶의 조건으로 긍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자는 과연 해결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인용

목차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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