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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金坵, 1211 희종7~1278 충렬왕4, 자 次山, 호 止浦) 역시 최자(崔滋)와 같이 이규보(李奎報)로부터 추천받은 시인이지만, 그 기상은 이규보에 미치지 못하여 오히려 섬약(纖弱)함을 보여준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는 「낙이화(落梨花)」(七絶)는 그 전형이 되고 있다.
飛舞翩翩去却廻 | 풀풀 춤추며 가다 간 되오고 |
倒吹還欲上枝開 | 솟을 바람 도리어 불자 가지에 올라 피려 하네. |
無端一片黏絲網 | 아뿔사 한 조각이 그물에 걸리자 |
時見蜘蛛捕蝶來 | 때마침 거미가 보고 나비인줄 알고 잡으러 오네. |
서거정(徐居正)이 『동인시화(東人詩話)』 권상 36에서 이 시는 송(宋)의 송기(宋祁), 여정(余靖) 등의 「낙화시(落花詩)」를 본떠 시어(詩語)는 공교(工巧)로우나 담긴 뜻이 얕다고 논한 것이 적평(適評)이라 하겠다. 어쩌다 배꽃 한 잎이 그물에 떨어져, 이를 나비인 줄 알고 거미가 잡으러 온다고 한 것이 의사(意思)의 전부다. 떨어지는 꽃잎의 움직임과 거미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하였으나 시어(詩語) 속에 깊은 의미가 내재하지 않음을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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