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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국한시사, 조선후기(朝鮮後期)의 황량(荒凉)과 조선시(朝鮮詩)의 자각(自覺) - 백악시단(白嶽詩壇)과 진시운동(眞詩運動): 김창흡(金昌翕)③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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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사, 조선후기(朝鮮後期)의 황량(荒凉)과 조선시(朝鮮詩)의 자각(自覺) - 백악시단(白嶽詩壇)과 진시운동(眞詩運動): 김창흡(金昌翕)③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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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흡(金昌翕)의 시작(詩作) 중에는 만영(漫詠), 잡영(雜詠) 등의 이름으로 된 연작시가 많지만, 특히 그의 만년(晩年)에 제작된 벽계잡영(檗溪雜詠)갈역잡영(葛驛雜詠)은 형신(形神)의 합일(合一)을 앞세운 그의 시세계가 바로 이를 두고 이름임을 알게 해주는 작품으로 차 있다. 일정한 주제도 없이 간결한 연작형식으로 된 벽계잡영(檗溪雜詠)갈역잡영(葛驛雜詠)은 대상을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그려내고 있으면서도 완숙해진 그의 삶과 문학의 정채(精彩)를 극히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벽계잡영(檗溪雜詠)부터 먼저 보인다.

 

浹旬連霧雨 稀少見星時 열흘동안 계속하여 안개비 내려 별을 볼 시간도 드물어졌네.
院溽蒼苔産 籬欹雜卉支 기름진 뜨락에 푸른 이끼 돋아나고 기울어진 울타리는 잡초가 받쳐주네.
蛇驕探雀鷇 燕弱挂蛛絲 교만한 뱀은 참새 새끼 찾고 약한 제비는 거미줄에 걸려 있네.
物態供孤笑 詩成半俚辭 사물은 한바탕 외로운 웃음거리인데, 시가 이루어지니 태반이 속말이라네. 三淵集12.

 

벽계잡영(檗溪雜詠)은 그의 벽계 이거(移居)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제작되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 가운데서도 그가 62세 되던 해(1714)에 쓴 43수 중 제17수다제목 아래 갑오(甲午)’라고 창작연대를 밝히고 있다. 삶의 주변에 널려 있는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경물(景物)을 바라보며 형식에 구애받거나 기정(奇情)을 붙이는 일도 없이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이른바 진경(眞境)과 신정(神情)은 바로 이 평범 속에서 비로소 그 면모가 드러나고 있음을 본다. 진정한 조선시(朝鮮詩)로서의 한시(漢詩)가 곧 이런 시작(詩作)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이 작품이다.

 

 

 

 

 

 

인용

목차

서사한시

한시미학

16~17세기 한시사

존당파ㆍ존송파의 평론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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