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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유(韓宗愈, 1287 충렬왕13~1354 공민왕3, 자 師古, 호 復齋)는 충숙(忠肅)ㆍ충혜왕(忠惠王)의 복위 과정에서 원(元0나라를 내왕하며 왕권(王權) 수호에 공을 세웠으며 벼슬이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그의 시작(詩作)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대동시선(大東詩選)』 등에 전하고 있는 「한양촌장(漢陽村莊)」이 있을 뿐이다. 작품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十里平湖細雨過 | 십리 길 조용한 호수에 보슬비 지나가고 |
一聲長笛隔蘆花 | 한 가닥 피리 소리 갈대꽃 저 편에 들리네 |
直將金鼎調羹手 | 금솥에서 국 끓이던 그 솜씨로 |
還把漁竿下晚沙 | 도리어 낚시대 들고 저녁 모래밭으로 내려가네 |
젊은 시절에는 양화도(楊花徒)라 불리울만큼 방탕한 생활을 하였으나, 재상이 되어서는 공명을 이루어 이름을 떨쳤다. 만년(晩年)에 고향으로 돌아가 한적(閑適)을 즐기며 쓴 작품이다. 재상의 여유를 한 눈으로 읽을 수 있으나 전구(轉句)가 지나치게 돌출하여 전편의 분위기를 깨뜨리고 있다. 재상의 경륜으로 낚시질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문인(文人)의 경계(境界)와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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