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15(화) - 제작일지
13.09 - 편집팀(혜린, 건호, 승빈, 현세)로 꾸려짐. 하지만 승빈이가 한 달동안 개인 공부로 불참하여 세 명이서 하게 됨. 13.09.03 관련 공지 - 원고를 올려주세요.
1. 원고 투고: 각 학생 당 2~3편의 글을 9월 7일까지 http://cafe.daum.net/da-rda(다르다 카페)의 기사게시판에 올릴 것. ㄱ. 단재학교 게시판에 올린 글 중, 다르다에 실렸으면 하는 글이어야 함. ㄴ. 오탈자, 어색한 문장 등을 수정하여 한글파일(hwp)로 만들어 올려야 함. ㄷ. 다르다 카페에 가입되지 않은 학생은 가입 후에, 건빵쌤에게 문자를 보내 등업 요청할 것. 2. 편집 과정: 이혜린, 이건호, 오현세, 건빵이 편집을 맡게 되며, 각자의 글의 담당도 이 네 사람이 맡게 됨. 담당자가 정해지면 담당자와 협조하여 최고의 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도울 것. ㄱ. 원고 투고: 투고된 원고는 편집팀이 협의하여 [다르다]에 실릴 만한 글인지, 아닌지 판단하게 됨.ㄴ. 수정 과정: 세 번의 수정을 거쳐 [최종본]이 확정됨. (초본-중간본-최종본이 나올 때까지 저자의 도움 필수)ㄷ. [최종본]이 정해지면, '인디자인'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편집하는 작업에 들어감.ㄹ. 편집 완료 후, 인쇄-제본을 통해 [다르다 3호]가 탄생함. |
13.09.11 - 1차 회의
1. 전체 일정9월 10일: 담당자 선출 및 원고 선별과 1차 수정 요청9월 17일: 2차 수정 요청 및 컨셉 정하기와 기획 기사 정하기9월 24일: 3차 수정 요청10월 1일: 최종본 확정 및 기획 기사 취재10월 10일: 인디자인 편집하기10월 25일: 인쇄 및 제본 2. 담당혜린: 혜린, 연중, 이향, 유빈건호: 건호, 규혁, 주원, 승빈현세: 현세, 지민, 민석, 승환건빵: 근호, 건빵, 승태쌤, 초이쌤 3. 이번 주에 해야 할 일들① 담당 저자들의 글이 ‘다르다 카페’에 한글파일로 올라올 수 있도록 할 것.(~9월 10일까지)② 원고들을 읽고 [다르다 3호]에 올릴 만한 글인지 선별하고 오타와 비문, 내용을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저자에게 요청할 것.③ [다르다 3호]의 컨셉과 기획 기사에 대해 생각해 올 것. |
13.09.24 - 2차 회의
1. 해야 할 일① 9월 25일까지 초본(한글파일) 올라올 수 있도록 할 것. ② 9월 29일까지 1차 수정본 올라올 수 있도록 할 것. ③ 3호의 컨셉, 건의사항 생각하여 올 것. ④ 다양한 잡지를 보고, 편집의 기본을 익힐 것. 2. 정해진 내용기획기사- 특색 있는 직업이 사라지고 연봉만 높은 직업만 중시하는 2013년 청소년들에게 바친다. 꿈꾸는 그대, 꿈 따라 직업 따라. ① 2013년 특색 있고 각광 받는 직업을 가진 2인의 인터뷰② 미래의 직업은 지금의 직업과 다르다. 3. 건의 사항혜린- 쉬는 시간 코너(설문조사, 만화 등) |
13.10.15 - 3차 회의(일정 정함, 기획 초안 마련)
1. 일정1차 수정본 제출: 10월 20일까지2차 수정본 제출: 10월 28일까지최종본 제출: 11월 5일까지편집 시작: 11월 7일 2. 회의 일정10월 29일: 2차 수정본에 대한 회의 및 최종본에 대한 논의11월 7일: 편집 방향 논의 3. 편집 담당자의 변화오현세: 오승환, 오현세, 김민석, 송지민이건호: 이건호, 백규혁임승빈: 박주원, 임승빈, 박근호건빵: 장재영, 윤대환, 초이쌤, 승태쌤, 준규쌤이혜린: 김연중, 이혜린, 김이향, 하유빈 4. 기획기사① 팟케스트의 역사② 팟케스트 탐방기③ 진행자 인터뷰☞다음의 팟케스트를 하나 이상 꼭 들어보고 원하는 팟케스트를 댓글로 표시하시오.⑴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⑵ 탁피디의 여행수다⑶ 걸신이라 불러다오⑷ 구멍나무 올빼미 (오디오 듣기) |
13.10.17 - 지리산 프로젝트 결정13.11.21 - 다르다 내년 초에 발간하기로 함.14.02.04 - 4차 회의
1. 참석인원: 이혜린, 임승빈, 이건호, 오현세 2. 일정조율~4일: 담당 필진의 글 ‘한글파일’로 올리기, 3호의 컨셉 생각하기~8일 12시까지: 1차 수정본 게시.~10일: 1차 수정본 피드백~13일 저녁 10시까지: 최종본 게시.~28일: 인디자인 작업 종료 3. 기획기사: 팟케스트에 대해① 팟케스트의 의미, 역사, 발전 방향② 인터뷰 내용 ③ 팟케스트 참관 후기 |
14.02.14 - 기획기사를 위해 마포 에프엠을 방문하다 14.02.19 - 인디자인 작업 시작14.02.22 - 마포에프엠 피디 취재
14.04.14 - 다르다 편집 완료14.04.23 - 인쇄 요청14.04.28 - 발행
14.04.15(화) - 다르다 비관
2월부터 시작된 [다르다] 3호가 드디어 어제 완성되었다. 작년 2학기 시작부터 시작된 작업이, 이러저러한 이벤트들이 생기면서 늦춰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리산 프로젝트’가 생기며 2월에 편집작업까지 끝내는 것으로 정했다.
판단착오. 연초에 한다는 어려움
하지만 2월엔 좀 여유가 있을 것 같아 맘 편히 시작했는데, 중대한 판단착오임을 곧 알 수 있었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만큼 누구 할 것 없이 바쁘기 때문이다. 새 체제에 적응하랴, 여유 있는 마음을 다잡으랴 정신없는 만큼 집중도 높은 작업을 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쨌든 정해진 시간 내에 마무리를 짓고 싶은 내 마음은 내 마음대로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과후 시간에만 해야 하다 보니, 시간은 무한정 길어졌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사정이 있다. ‘언제까지 나와야 한다’는 정해진 틀이 없으니 그랬던 것이고, 그렇게까지 [다르다]를 고대하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느슨해져서 그랬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에게 맡겨진 일이다 보니, 당연히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나름 퀄리티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는 만큼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고군분투 끝에 드디어 4월 14일에 다르다 편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나름 작년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공정을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편집을 하고 책으로 엮어내는 일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엔 더 많은 글들을 편집하다보니, 편집 기술도 나름 늘었고 그만큼 나의 정성도 그 어느 때 [다르다]보다도 더 많이 들어갔다.
다르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이제 남은 일은 이 책을 어떻게 인쇄하느냐의 문제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처음 할 때부터 ‘흑백인쇄를 하면 어떠냐?’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어제 ‘거목인쇄’에 견적을 요청하니 4도 인쇄엔 180만원(500부) 돈이 들고 1도 인쇄엔 90만원이 든다고 한다.
문제는 이제 어떻게 인쇄하느냐 하는 것이다. 처음 승태쌤과 이야기할 땐, 거금을 들여서라도 잘 만들자는 것이었다. 나도 이번에 [다르다] 3호가 나오면 영화감독들에게도 뿌리고, 전주나 부산 같은 관공서에도 뿌릴 생각이었다. 이런 글들은 함께 공유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고등학생이 그런 글을 쓰고 책을 만들었다는 건 분명히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얘기들이 초이쌤 앞에서 무너졌다.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고, 그럴 바엔 인쇄기를 사서 직접 인쇄하면 어떠냐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하는 데엔 [다르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숨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재작년에 2호를 만들 때도 학생들이 직접 편집하고 인쇄하게 하면 되지, 꼭 그런 식의 책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뉘앙스로 말했다. 더욱이 아이들 글을 묶어서 책을 펴내는 건,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을 풍기고 있었다. 그런 뉘앙스가 오늘의 이야기 속에서도 들어있으니, 듣는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다르다]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것은 자제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도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고, 아이들도 자꾸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이 그렇습니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다.
[다르다]의 패인, 소통 부족
그랬더니 초이쌤은 처음에는 [다르다]의 원죄론을 이야기했다. 처음부터 독자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아이들이 [다르다]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건, 선생님이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요.”라고 따지듯 물었다. 그걸 듣는 내 마음은 쿵 내려앉았다. 나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긴장하며 일을 했고, 이번 작품에 대해 자부심도 있었는데 그 말을 들으니,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치밀기도 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소통 부족이 충분히 있을 테다. 요즘 아이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독불장군’이다는 말이니 말이다. 어제 회의 시간에 트래킹 코스를 얘기하며 “남한산성으로 정해졌다”는 말을 하니, 아이들도 반발이 심했고 초이쌤도 전면에 나서 반론을 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나를 독불장군으로 칭한 것이다. 그 말의 여파를 초이쌤은 다르다에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는 것이었으니 황당무계했던 거다.
[다르다]에 대한 교사의 안 좋은 인식, 그리고 애초부터 학생들의 놀림감이었던 것을 나에게 덮어씌우며 비난하는 꼴에 다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실컷 죽어라 최선을 다해 만들어놓고 그 모든 걸 내가 덮어써야만 하는 상황이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
자기 할 말은 하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잡지 [다르다]에 안녕을 고하다
어떤 일이든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마음 없이 하는 일이란 없다. 그게 당연한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맡겨진 일을 해놓고 그것으로 비난하는 거라면 그걸 해서 무엇하겠는가? 차라리 아예 하지 않음만 못한 것을.
그래서 올해 말엔 내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차피 나에겐 부업정도의 일로 떠맡겨진 것이니, 나보다 소통을 잘 할 수 있고, 아이들의 역량을 제대로 꽃 피워 낼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넘길 생각이다. 오늘 기분은 어찌 되었든 최악이다.
편집팀은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지만, 한 번 만들고 나면 누구도 보지 않는 잡지인 [다르다]. 세 권을 나의 손으로 발행한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만족한다. 그리고 책을 편집할 수 있었던 것도 충분히 만족한다. 하지만 이제 안녕이다.
14.14.16(수) - 문제제기
어제 [다르다]를 두고 벌어진 논쟁의 중심엔 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나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며, 나의 문제로 치부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침에 승태쌤이 오자마자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 [다르다]를 두고 안 좋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서 기분 나빴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다르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이다. 그러자 승태쌤의 반응은 진정한 이해는 아닐지라도,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었다. 그 때 초이쌤이 후원계좌를 적은 쪽지를 주려 상담실에 들어왔고, 나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기에 이른 것이다.
화난 마음을 전하고 문제제기하다
“어제 [다르다]가 문제인 걸 보면서, 초반에 약속을 못 지킨 것과 함께 나의 ‘소통부재’가 원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이다. 어젠 그 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상할 데로 상했고, 어이가 없어서 “나의 소통 능력이 부족한 점은 이해하지만~”이라는 말로 운을 떼며 이야기를 더 하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단군방엔 이미 연극팀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이제에야 이야기를 덧붙이며 어떤 맘을 지니고 계신지 듣고자 한 것이니, 나름 꿍꿍이로 남겨두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맘 먹은 데엔 탱이의 지적이 있어서 가능했다. 어제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나니,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소통이 부족했는지 들어봐야 하는 거 아냐”라고 알려줬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비난하려고 하면 누구나 맘을 닫는다
처음엔 서로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 난 초이쌤이 나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나를 공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나의 말에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잖아요?” 여전히 공격적인 말투였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홧김에 “그렇다면 소통이 잘 되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다르다]를 맡아줬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것이다. 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건 어찌 보면 나보다 좀 더 낫게 할 수 있다는 말을 자꾸 하니, 억하심정에 그랬다는 것을. 그러자 초이쌤은 “소통을 어떻게 하는지 배울 거면 우리의 수업에 들어오면 되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는 건 떠넘기기 아닌가요?”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교사주도의 [다르다]와 그 원인
어찌 되었든 초이쌤은 “[다르다]가 변질되었다. 초반엔 분명히 학생주도의 책이었는데, 어느 순간 교사주도의 책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아이들은 억지로 끌려가기만 하고, 불만만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해봐야 더 밀고 나갈 힘이 없게 된다.”라고 말을 했다.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지만, 어찌 보면 현실을 망각한 말이기도 하다. 결과물이란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히 그렇게 뱉고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르다]가 학생들에게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짐처럼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난 단재학교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그걸 맡아서 이끌며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책을 주도하며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단재학교에 정식 교사도 아닌 사람이, 그것도 한 달이란 기간 동안 만들어야만 한다는 게 엄청난 부담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적어도 창간호를 만들 땐 이렇게까지 거센 악감정들은 없었다(물론 차후에 생각하는 것이니 미화됐을지도 모르지만). 그 땐 그래도 잡지를 만드는 인원들이 있었고, 편집은 나와 지민이가 거의 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2호를 만들 때, 넋을 놓고 있다가 거의 10월에 이르러서야 2호 얘기가 나왔고 부랴부랴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내가 편하게 만나고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영화팀 인원들로만 [다르다]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때 느낀 건, ‘이건 나의 혼자만의 일이 된 것 같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학교 공동의 책무이고 일임에도 나에게만 떠넘겨진 일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과 작업을 하고 만들었으니, 나름 결과물에 만족했을지언정 부담은 컸고 짜증도 났던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만들어졌기에 ‘교사주도’의 다르다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학생주도였는데 운운하며 교사주도’를 비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르다]의 무한책임에서 벗어나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나의 책임은 확 덜고, 공동의 책임은 확 높이는 상황이 펼쳐졌다. 초이쌤 말대로 학생주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 팀에서 그걸 할 수 있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의 글을, 자기가 편집한다’는 모토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 팀의 교사들이 이끌어주며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학생들이 만들고 편집하여, 어설프고 보기에 이상할지라도 그게 바로 [다르다]의 핵심가치 아니겠어요”하는 말을 모두 받아들인다면, 이젠 각 팀의 교사들이 이것들을 주도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특정인만 [다르다]에 관여하는 게 아니라, 각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면 [다르다]를 위해 모이며 그들만의 잔치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런 말을 듣고 보니, 오히려 나에겐 여유가 생겨서 기분이 좋았다. 이젠 결과물이란 압박을 느끼며, 기한 내라는 한계를 느끼며 몰아붙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 영혼이 벗어났도다. [다르다]의 압박에서 새같이’가 되었다. 이로써 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의 눈치보기와 승태쌤의 무능으로 초이쌤의 발언권이 커졌다
확실히 승태쌤은 ‘책임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건 곧 누군가의 힘을 키워주는 상황을 낳기도 한다. 바로 초이쌤의 발언권이 엄청 커진 것이다. 나야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이’가 아니니 이상하게 볼 것까지야 없지만, 책임자가 중심을 잡지 못하니, 초이쌤이 모든 판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분명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무언가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그게 도를 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승태쌤이 우리의 대화 때문에 이미 시간이 오버되어 말을 끊으려 하자, 초이쌤은 “지금 말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어요”하며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 한 모습이나, “승태쌤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어요? 내년쯤엔 학교를 옮겨야만 희망이 있어요”하는 이야기들은 공식석상보다 사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얘기였던 것이다. 왜냐 하면, 각 교사의 권위와 자기 영역에 따른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이가 많고, 뭔가 좀 생각이 있다 할지라도, 그걸 그 자리에서 대놓고 이야기하는 상황은 서로에 대해 안 좋은 인상만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나 또한 저번에 승빈이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때처럼 ‘내가 뭐 실수하는 것은 없나?’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분명히 다른 생각이 있고, 나의 가치관이 있긴 했지만, 흠이나 잡히지 않을까 걱정하며 눈치를 살짝살짝 보게 되는 거였다. 그러면서 어느 부분에서 초이쌤과 합일을 이루는 부분이 있다면,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으니, 그 꼴이 가관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든 논점의 방향이 초이쌤의 이야기 하나로 흘러가는 느낌. 그것에 어느 순간 나도 동참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총평
오늘 이야기를 통해 [다르다]의 무한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부분에선 만족스러웠지만, 초이쌤의 과중할 정도로 힘이 실린 발언권에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누구의 코드에 맞춤’이 아닌, 내가 생각하고 나의 주장을 펼 수 있는 당당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4.04.30(수) - 발행 및 구독신청
다르다 3호가 드디어 발행되었습니다. 구독하시고 싶으신 분은 답글로 주소를 남겨주시면, 우편으로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자료집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5T-qowWN6F_f8Ordgnd55H7mlmN-R89h?usp=sharing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