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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5부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 3장 인간을 넘어 주체를 넘어, 생태주의 본문

문집/열하일기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5부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 3장 인간을 넘어 주체를 넘어, 생태주의

건방진방랑자 2021. 7. 11.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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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

 

 

연암은 윤리적인 차원에서도 이런 태도를 실천하려고 했다. 사사로이 도살한 고기를 먹지 않았으며, “개는 주인을 따르는 동물이다. 하지만 기르면 잡아먹지 않을 수 없으니, 처음부터 기르지 않는 게 낫다며 집에서 개를 기르지 못하게 했다.

 

또 한번은 타고 다니던 말이 죽자 하인에게 묻어주게 했는데, 하인들이 공모하여 말고기를 나누어 먹은 일이 있었다. 연암은 살과 뼈라도 잘 수습하여 묻어주게 한 다음 하인의 볼기를 치며, “사람과 짐승이 비록 차이가 있다고는 하나 이 말은 너와 함께 수고하지 않았느냐? 어찌 차마 그럴 수가 있느냐?”며 내쫓았고, 그 하인은 문 밖에서 몇 달이나 죄를 빈 다음에야 비로소 집에 들어올 수가 있었다 한다.

 

열하에서 종마법에 대해 웅변을 토할 때도 그의 관점은 단지 실용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무릇 동물의 성질이란 것도 사람이나 다름없어 힘들면 쉬고 싶고, 답답하면 풀고 싶고, 굽으면 펴고 싶고, 가려우면 긁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비록 사람들이 여물을 줘야 먹는 처지이지만, 때로는 제 마음대로 편하게 늘어지고도 싶을 것이다.

 

 

즉 모든 지각 있는존재는 행복을 추구한다. 그 점에서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있을 수 없다.

 

이런 전제에 입각해볼 때, 조선의 말 먹이는 법은 무식하기 짝이 없다. 편안하게 해주기는커녕 북띠와 굴레가 느슨해질까 염려하여 될수록 단단히 졸라맨다. 그리하여 빨리 달릴 때엔 견마 잡히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쉴 때에 몸을 긁거나 땅에 뒹구는 재미를 맛보지 못한다.” 이러니 사람과 말 사이가 언제나 뜻이 통하지 않아, “사람은 툭하면 욕질이 일쑤요, 말은 언제나 사납게 노기를띠는 실정이다. 즉 연암의 종마법은 종자를 잘 개량하여 부국강병의 기틀로 삼자는 식이 아니라, 말의 본성을 자상하게 배려하여 인간과 말 사이가 서로 소통하게 되면, 그 속에서 말의 종자는 저절로 업그레이드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의 이용후생에는 언제나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평면에서 파악하는 생태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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