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정보 처리의 문제
문제의 답은 잘 나왔는가? 정답은 ‘문제가 잘못되었다’이다. 어느 체질에 유리하고 불리하다는 답을 고른 독자가 많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정보 상호간의 관계를 잘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적용할 것과 적용하지 말 것을 고르는 태양인의 직관 능력이 쓸모가 많아진다. 반면 정보의 교류에서 어려움을 받는다.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 받는 쪽에서도 각각의 정보를 깊고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생겨난다. 이 경우 직관에 치우친 태양인이 말하는 정보는 아무래도 무시당하기가 쉽다. 태양인의 말은 사람들이 흔히 놓치거나 낯선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태양인의 주장은 신중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해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들이 태양인이 말하는 정보가 무시당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소양인은 정보를 쉽게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급한 성격 때문에 정보를 취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 충분한 정보의 수집 없이 서둘러 판단하는 악습이 있는 소양인이 제법 된다. 쉽고 빠르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으면 아무래도 그런 악습이 좀 줄어든다. 또 부족한 정보로 인한 빈 곳을 기존의 고정관념으로 함부로 메우는 경향도 줄일 수 있다. 반면 접하는 정보의 양만이 아니라 범위도 같이 확대된다는 점이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충분히 알 때까지 판단을 미루는 음인(陰人)들과 비교할 때, 섣불리 알고 떠드는 단점이 부각될 가능성도 같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태음인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니까 다른 체질의 사람들이 소화해내지 못할 정도의 정보량도 별 무리 없이 소화해낸다. 섣불리 판단하려 하지 않고 일단 쌓아두니까 받아들이는 부담이 적은 것이다. 따라서 정보의 홍수 상황에 가장 적응이 쉽다. 그러나 알아볼 것을 다 알아보고 판단하는 버릇이 태음인치고도 강한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아무리 알아봐도 끝도 없이 새로운 정보가 나오게 되니까 판단을 마냥
미루는 악습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소음인은 쓸데없는 정보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정보에만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므로, 정보의 홍수라 해도 판단에 장애를 받거나 헷갈리는 일이 가장 적다. 오히려 필요한 부분에 충분한 정보가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자신의 사고의 가장 기초가 되고 있는 내용을 부인하는 정보 역시 자주 접하게 되므로 불안정한 마음이 생겨나기가 쉽다.
즉 주어진 어떤 상황이 좋으냐 나쁘냐는 식의 판단은 의미가 없으며,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환경이 유리하다는 것도 의미가 없다. 모든 상황은 모든 사람에게 유리한 면과 불리한 면이 있다. 그 유리한 면을 잘 살리고 불리한 면을 잘 피하는 사람은 성공하는 것이고, 아니면 실패하는 것이다. 또 어떤 상황이니 어느 사람이 가장 적절하다는 것도 절대적이지 않다.
앞에서 한 번 언급한 바 있듯이, ‘이건 남자가 할 일이다, 저건 여자가 할 일이다’라는 분류에서 차별이 발생한다. 다만 ‘이 일을 남자가 할 때는 이런 방식이, 여자가 할 때는 이런 방식이 각각 더 적합하다’는 이해는 꼭 필요하다. 이전까지 남자가 주로 해오던 일을 여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려면 여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고, 여자가 주로 하던 일에 남자가 도전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체질의 문제도 이와 똑같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체질별로 각각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따져야지, 어느 체질에 ‘유리하다, 불리하다’라던가, 정보를 많이 접하는 자리에는 어느 체질이 상대적으로 더 적합하다는 식의 판단은 차별의 원인이 된다.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그런 식으로 판단하면 결과는 둘 중에 하나가 된다. 상사의 체질과 비슷한 부하를 선호하거나, 상사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부하를 선호하는 둘 중의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그러나 상사는 그런 선호를 차별이라고 못 느끼고 ‘능력에 따른 정당한 대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의 처리와 체질의 문제는 중요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말한 사람은 ‘거짓말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하는데 들은 사람은 ‘거짓말을 했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 독자들도 살면서 이런 일들 한두 번 겪어보았을 것이다. 또 인터넷의 토론방을 자주 들어가보면 이런 일이 여러 토론 게시판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도 잘 알 수 있다. 물론 의도적으로 사기를 친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체질에 따른 정보의 처리 방식 차이에서 생겨난 오해인 것이다.
정보의 취득, 분류, 건달, 교류의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류의 방식들도 체질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은 오류라고 못 느끼는 것을 상대는 오류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게 참 재미있는 주제인데, 아직은 다루기가 좀 이르다. 사상인의 체질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깊어진 뒤에 다루도록 하자.
태양인 | 정보가 많아질수록 수용에선 태양인의 직관 능력이 쓸모가 있지만 교류에선 직관에 치우친 태양인의 정보는 사람들이 흔히 놓치거나 낯선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이해하기가 어려움. |
소양인 | 쉽고 빠르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으면 서둘러 판단하는 악습이 좀 줄어들지만 정보의 범위까지 확대되면 섣불리 알고 떠드는 단점이 부각됨. |
태음인 |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엄청난 정보양도 무리 없이 소화해내지만 끝도 없이 새로운 정보가 나오니 판단을 마냥 미루는 악습이 심해짐. |
소음인 |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정보에만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기에 정보의 홍수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기 사고의 기초가 되는 내용을 부인하는 정보를 자주 접하게 되기에 불안정한 마음이 생겨남. |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