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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희락의 심리학, 제2부 체질에 따른 약점과 그 극복, 제7장 사심과 박통 - 1. 교심과 주책 / 태음인의 태양 기운: 아이의 교심(驕心)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2부 체질에 따른 약점과 그 극복, 제7장 사심과 박통 - 1. 교심과 주책 / 태음인의 태양 기운: 아이의 교심(驕心)

건방진방랑자 2021. 12. 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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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교심(驕心)

 

다시 태음인의 경우로 돌아가자. 앞에서도 여러 번 말했듯이, 태음인은 판단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런 태음인 아이에게 속도를 강요하는 것은 곧 아이를 교심(驕心)에 빠져들게 만드는 짓이다. 태음인은 폭을 확보한 뒤에 깊이를 가진다. 폭과 깊이가 확보되면 비로소 핵심을 찾아낼 줄 알게 된다. 그 뒤에 비로소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얻어지는 속도를 강요하면 어떻게 될까? 아직 자신의 장점을 키워 약점을 메울 수준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약한 부분을 자꾸 요구받으니까, 남을 흉내 내는 방식으로 도망가게 된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이 교심(驕心)이 강해지면 잡다한 지식을 줄줄 나열하는 모습, 문제의 답을 외워서 발표하는 모습 등으로 나타난다. 폭에서 바로 속도로 건너뛰는 방식이다. 어른들이 요구하는 속도를 그런 식으로 맞춰주는 것이다.

 

게다가 한심한 어른들이 그런 것을 똑똑하다고 칭찬해준다. 교심(驕心)을 더 부추기는 짓이다. 지식을 아무리 많이 쌓아도 그것이 바로 지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혜로 바뀌지 않은 지식은 세상을 사는 데 별 도움이 안 된다. 꿰어지지 않은 구슬은 서 말이 아니라 세 가마라도 소용이 없는 법이다.

 

어른들이 보기에 너무나 뻔한 것도 이것이 답이라고 선뜻 답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맞지 않는 듯한 경우에 대해 일일이 의문을 가지고 확인하려 드는 것이 태음인 아이의 바른 모습이다. 태음인이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숙제인 것이다. 속도를 강요해서 그 과정을 단축시키고, 어른들이 주장하는 보편을 그냥 받아들이게 만들 때, 아이는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버릇이 생겨난다. 잡다한 지식을 쌓아 양으로 승부하려 하며, 그런 지식들을 하나로 꿰려는 노력[一以貫之]은 점점 줄어든다. 그 다음 단계가 되면 자신의 특수한 경험을 쉽게 보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이가 꾸물대는 모습을 영 못 봐주겠을 때는 어찌 할까? 그럼 일단 속으로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을 열 번쯤 되뇌기 바란다. 그런 다음에 아이에게 행동의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해라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될 것이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네가 해라라고, 이왕이면 이렇게 저렇게 될 것이라는 말보다는 부모의 경험에 의하면 이렇게 되고, 저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는 식으로 말하면 더욱 좋다. 어떻게든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게 유도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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