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공자, 하나의 도로 모든 걸 꿰뚫다
子曰: “參乎! 吾道一以貫之.” 曾子曰: “唯.”
參, 所金反. 唯, 上聲. 貫, 通也. 唯者, 應之速而無疑者也. 聖人之心, 渾然一理, 而泛應曲當, 用各不同. 曾子於其用處, 蓋已隨事精察而力行之, 但未知其體之一爾. 夫子知其眞積力久, 將有所得, 是以呼而告之. 曾子果能黙契其指, 卽應之速而無疑也.
子出. 門人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盡己之謂忠, 推己之謂恕. 而已矣者, 竭盡而無餘之辭也. 夫子之一理渾然而泛應曲當, 譬則天地之至誠無息, 而萬物各得其所也. 自此之外, 固無餘法, 而亦無待於推矣. 曾子有見於此而難言之, 故借學者盡己ㆍ推己之目以著明之, 欲人之易曉也. 蓋至誠無息者, 道之體也, 萬殊之所以一本也; 萬物各得其所者, 道之用也, 一本之所以萬殊也. 以此觀之, 一以貫之之實可見矣.
或曰: “中心爲忠, 如心爲恕.” 於義亦通.
○ 程子曰: “以己及物, 仁也; 推己及物, 恕也, 違道不遠是也. 忠恕一以貫之: 忠者天道, 恕者人道; 忠者無妄, 恕者所以行乎忠也; 忠者體, 恕者用, 大本達道也. 此與違道不遠異者, 動以天爾.”
又曰: “‘維天之命, 於穆不已’, 忠也; ‘乾道變化, 各正性命’, 恕也.”
又曰: “聖人敎人各因其才, 吾道一以貫之, 惟曾子爲能達此, 孔子所以告之也. 曾子告門人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亦猶夫子之告曾子也. 『中庸』所謂 ‘忠恕違道不遠’, 斯乃下學上達之義.”
해석
子曰: “參乎! 吾道一以貫之.” 曾子曰: “唯.”
공자께서 증자의 학당에 찾아와 “삼아! 나의 도는 하나로 모든 것을 꿰뚫었느니라.”라고 말씀하시니, 증자가 “예”라고 대답했다.
參, 所金反. 唯, 上聲.
○ 參乎者, 呼曾子之名而告之.
삼호(參乎)라는 것은 증자의 이름을 불러 알려준 것이다.
貫, 通也.
관(貫)은 통한다는 것이다.
唯者, 應之速而無疑者也.
유(唯)는 응답함이 빨라 의심이 없다는 것이다.
聖人之心, 渾然一理,
성인의 마음은 혼연히 하나의 이치여서
而泛應曲當, 用各不同.
두루 응하고 곡진히 합당하여 용(用)이 각각 같지 않다.
曾子於其用處, 蓋已隨事精察而力行之,
증자는 용(用)의 부분에 있어서 대개 이미 일을 따라 정밀히 살펴 힘써 그것을 행하였지만
但未知其體之一爾.
다만 체(體)가 하나인 것을 알지 못했다.
夫子知其眞積力久,
그래서 부자께서 증삼이 성심(誠心)을 쌓고 오래도록 힘써 행하여
將有所得, 是以呼而告之.
장차 터득할 줄 알았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불러서 알려준 것이다.
曾子果能黙契其指,
증자는 과연 묵묵히 그 요지를 파악했고
卽應之速而無疑也.
곧바로 응답함을 빠르게 하여 의심함이 없었던 것이다.
子出. 門人問曰: “何謂也?” 曾子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공자께서 나가시니 증자의 문인들이 “어떤 말씀입니까?”라고 물었고, 증자께서 “부자의 도는 충서(忠恕)일 뿐이다.”라고 말씀하셨다.
盡己之謂忠, 推己之謂恕.
자기를 다하는 것을 충(忠)이라 하고 자기를 확충하는 것을 서(恕)라 한다.
而已矣者, 竭盡而無餘之辭也.
이이의(而已矣)는 다하였기에 남은 게 없다는 말이다.
夫子之一理渾然而泛應曲當,
부자께서는 하나의 이치가 혼연히 두루 응하고 곡진히 합당했으니,
비유하면 천지가 지성무식(至誠無息)하여 만물이 각각 제자리를 찾는 것이다.
自此之外, 固無餘法, 而亦無待於推矣.
이것 외엔 본래 여타의 법이 없고 또한 확충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曾子有見於此而難言之,
증자는 이것을 보았지만 말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故借學者盡己ㆍ推己之目以著明之,
배우는 자의 ‘자기를 극진히 하라[盡己]’와 ‘자기를 확충한다[推己]’는 조목을 빌려 그것을 드러내 밝혀
欲人之易曉也.
사람들이 쉽게 깨우치도록 하였다.
蓋至誠無息者, 道之體也,
대개 지성무식(至誠無息)은 도의 체(體)니
萬殊之所以一本也;
다양한 것들이 하나의 근본이 된 까닭이고,
萬物各得其所者, 道之用也,
만물이 각각 제자리를 얻은 것은 도의 용(用)이니
一本之所以萬殊也.
하나의 근본이 다양한 것이 된 까닭이다.
以此觀之, 一以貫之之實可見矣.
이로써 그것을 보면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실체를 볼 수 있다.
或曰: “中心爲忠, 如心爲恕.”
어떤 이는 ‘마음이 진실한 것을 충(忠)이고 마음이 같은 것이 서(恕)다’라고 말했으니,
於義亦通.
뜻은 또한 통한다.
○ 程子曰: “以己及物, 仁也;
정명도가 말했다. “자기를 사물에 미치는 것이 인(仁)이고
推己及物, 恕也,
자기를 미루어 사물에 미치는 것이 서(恕)라고 했으니,
違道不遠是也.
‘도로부터 멀지 않다’라는 것이 이것이다.
忠恕一以貫之: 忠者天道, 恕者人道;
충서(忠恕)는 ‘일이관지(一以貫之)’이니 충(忠)은 천도(天道)이고, 서(恕)는 인도(人道)로,
忠者無妄, 恕者所以行乎忠也;
충(忠)은 망령된 행동이 없는 것이고, 서(恕)는 충(忠)을 행동하는 까닭이다.
忠者體, 恕者用,
충(忠)은 체(體)이고 서(恕)는 용(用)이니,
大本達道也.
『중용』 1장의 ‘큰 근본[大本]’과 ‘통달한 도[達道]’라는 것이다.
此與違道不遠異者,
여기서 ‘달도불원(違道不遠)’과 다른 것은 움직이길
動以天爾.”
천성으로 하였을 뿐이다.”
又曰: “‘維天之命, 於穆不已’,
정이천이 또 말했다. “‘아! 하늘의 명이 원대하여 그치질 않는다.’라는 구절은
忠也;
충(忠)에 대한 것이고,
‘乾道變化, 各正性命’,
‘하늘의 도가 변화하여 각각 성명(性命)을 바로잡는다.’라는 구절은
恕也.”
서(恕)에 대한 것이다.”
又曰: “聖人敎人各因其才,
또 말했다. “성인이 사람을 가르침에 각각 그 재질에 따라서 하니
吾道一以貫之, 惟曾子爲能達此,
‘오도일이관지(吾道一以貫之)’라는 것은 오직 증자가 이것에 통달했다고 여겨
孔子所以告之也.
공자가 이렇게 알려준 것이다.
曾子告門人曰: ‘夫子之道, 忠恕而已矣’,
증자가 문인들에게 ‘부자지도 충서이이의(夫子之道, 忠恕而已矣)’라 말한 것은
亦猶夫子之告曾子也.
또한 부자가 증자에게 알려준 방법처럼 제자들의 재질에 따라 한 것과 같다.
『中庸』所謂 ‘忠恕違道不遠’,
『중용』 13장에서 말한 ‘충서위도불원(忠恕違道不遠)’은
斯乃下學上達之義.”
아래의 일상적인 것을 배워 심원한 이치를 통달한다는 뜻이다.”
○ ‘논어’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인(里仁)편의 이 구절이다. 증자(曾子)는 공자의 고제(高弟, 뛰어난 제자)로 이름은 삼(參)이다. 어느 날 공자는 제자들과 마주하고 있다가 증자를 향해 “삼아, 나의 도는 하나로 전체를 꿴다”라고 하였다. “오도(吾道)는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공자의 이 말은 너무도 유명하다. 여기서 일관(一貫)이란 말이 나왔다. 공자의 말씀에 대해 증자는 “네”라고 공손하게 대답했다. 공자가 방을 나간 뒤 다른 제자들이 증자에게 “조금 전 이야기는 무엇을 말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증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부자(夫子)는 선생님이니, 여기서는 공자를 가리킨다. 충서(忠恕)는 성실과 배려를 말한다. 주자는 충(忠)이란 자기 마음의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봉건 군주에 대한 충성을 뜻하지 않는다. 또 주자는 서(恕)란 자기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서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않는 배려라고 풀이했다. 주자는 일관(一貫)의 도를 충(忠)과 서(恕)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다.
정약용은 일관(一貫)의 도는 서(恕)를 말하고, 충(忠)은 서(恕)의 바탕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논어’ 위령공(衛靈公)편에서 일생토록 실행해야 하는 하나를 든다면 서(恕)라고 말하고 “내가 바라지 않는 바는 남에게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이의(而已矣)는 어조사를 셋이나 겹쳤다. 이이(而已)만으로도 ‘∼일 따름이다’라는 단정의 어조를 지니는데, 거기에 의(矣)를 더해서 더욱 강한 뜻을 나타냈다.
종래의 학자들은 일관(一貫)의 도인 충서(忠恕)가 곧 인(仁)이라 보거나 혹은 성(誠), 중(中)이라고 보았다. 공자는 각자 행위 준칙을 자기의 양심에 두면서 배려와 관용을 실천하는 일이 곧 인간의 도리라고 말한 듯하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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