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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공자 - 군자는 바람, 소인은 풀과 같다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강의실에 찾아온 유학자들, 공자 - 군자는 바람, 소인은 풀과 같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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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는 바람, 소인은 풀과 같다

 

 

이미 여러분은 눈치 챘겠지만, 공자의 유학 사상은 기본적으로 통치자 계층이나 정치에 참여하려는 지식인 계층에게 보다 더 유효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먼저 예를 지키면 아랫사람은 자연스럽게 복종하게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지요. 일종의 엘리트주의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자의 낙관적 견해는 그가 계강자(季康子)라는 정치가에게 해주었던 말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만약 무도한 사람을 죽여서 백성들로 하여금 도를 지키는 방향으로 가게 한다면 어떻겠소?”

공자가 대답했다.

당신은 정치를 하겠다면서 어찌 살인을 하려고 합니까? 당신이 선을 원하면 백성들도 선하게 됩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습니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 반드시 바람에 따라 눕게 마련입니다.” - 논어』 「안연

季康子問政於孔子曰: “如殺無道, 以就有道, 何如?”

孔子對曰: “子爲政, 焉用殺? 子欲善, 而民善矣.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草上之風, 必偃.”

계강자문정어공자왈: “여살무도, 이취유도, 하여?”

공자대왈: “자위정, 언용살? 자욕선, 이민선의. 군자지덕풍, 소인지덕초, 초상지풍, 필언.”

 

 

사회 질서를 어긴 사람, 즉 도를 어긴 사람을 무도(無道)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유학의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한 사회 질서란 곧 예를 의미했으므로, 이 경우 도는 예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치가인 계강자는 예를 마치 일종의 법으로 사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어긴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죽여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던 것입니다. 그래야만 나머지 백성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예를 지키게 된다고 본 것이지요. 그러나 공자는 이런 입장을 단호하게 비판합니다. 공자는 사회의 조화, 다시 말해 군자와 소인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기 위해 소인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욱 절실하다고 보았습니다. 군자가 훌륭한 인재를 등용하여 정치를 잘 하고 소인에게 양보하면, 소인들은 자연스럽게 제 자식을 포대기에 업고서 찾아올 것[民襁負其子而至]”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이럴 때에만 국가는 진정으로 안정되고 강해질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가상의 군대 상황을 한번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사령관이라면, 무서워서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과 사령관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군인들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게다가 어느 쪽의 군인들이 더 용맹하겠습니까? 공자는 바로 후자가 훨씬 더 강한 군대라는 것을 알았던 셈이지요. 물론 이 경우, 군대를 통솔하는 장군은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부하로서의 군인들을 각별히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바로 이 점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공자는 바람과 풀의 비유를 듭니다. 바람이 불면 풀은 자연히 눕게 되지요. 군자의 역할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역할은 풀과 같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바람이 풀을 눕히기 위해서 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저 바람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그래서 살랑살랑 좋은 바람을 일으키면 풀은 자연히 눕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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