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구약의 성취로서의 마태복음
마가복음서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참담한 패배와 굴욕감 속에서 의욕을 상실하고 민족적 프라이드가 손상되고 다이애스포라에로의 해체분위기가 짙어가던 유대인 사회에 무엇인가 새로운 활력을 집어넣고 정신적 위기감을 극복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서 복음의 중요성이 부상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마가복음서보다 보다 완정한 복음서 증보개정판을 내려는 노력이 이루어진다. 마가복음서는 예수의 수난과 부활(passion and resurrection)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했지만, 누가와 마태는 예수의 수난과 재림(passion and parousia)이라는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수난 - 부활’과 ‘수난 - 재림’은 다르다. ‘수난 - 재림’의 패러다임이 성립하려면 부활 후 이야기(post-resurrection naratives)들이 첨가되어야 하고 또 승천이 있어야 하며 재림에 대한 약속이 제시되어야 한다. 누가와 마태에서는 처녀탄생과 유년설화, 부활 후 이야기들이 앞뒤로 증보된 것이다.
마태복음의 제일의 특징은 우리가 탄생ㆍ유년설화를 고찰하면서 논파했듯이 예수의 복음을 철저히 구약의 성취로 보려고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유대교와의 단절이 아닌 연속 속에서 복음을 규정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마태복음은 일차적으로 ‘유대인의, 유대인을 위한 복음’이다. 당시 초대교회에서는 아직까지 유대화파의 입김은 강렬했고, 유대인들의 이탈은 공포스러운 것이었다. 초대교회의 기둥들은 어디까지나 유대인이었다. 그리고 물론 예수와 그의 제자들도 유대인이었다. 예수는 민족개념을 초월한 인물이었지만 그렇다고 예수는 이방인을 위한 선교를 따로 구상한 사람은 아니었다. 따라서 유대인들을 교회에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하나님이 같이 하고 계시다고 하는 확신을 던져줄 필요가 있었다. 이스라엘의 시대, 율법의 시대, 예언의 시대가 이제 예수의 시대, 복음의 시대, 성취의 시대로 전환했다고 하는 믿음을 던져줄 필요가 있었다. 마태복음의 시작은 ‘임마누엘’(Emmanuel)이라고 하는 구약의 예언이다. 임마누엘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 1:23)라는 뜻이다. 그런데 마태복음의 마지막도 이렇게 끝난다.
내가 세상 끝날 때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 28:20)
마태복음의 그 유명한 산상수훈(the Sermon on the Mount)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고 계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우리의 삶의 태도에 관한 권면이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들이여! 복이 있도다! 천국이 너희 것이다. 너희는 이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이 세상의 빛이다. 나는 항상 너희들과 함께 살면서 너희로 하여금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도록 도와주고 너희들이 실족할 때는 용서하면서 권면한다. 마태의 저자는 낭독을 듣는 이로 하여금 하나님이 항상 예수 속에 거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따라서 예수의 제자가 될 것을 각오케한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좋을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 16:24~25)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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