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스 그리스도론
그 유명한 로고스 그리스도론(Logos-Christology)이야말로 요한문학의 해석적 지평의 핵심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로고스’(Logos) 즉 ‘말씀’(Word)이라고 하는 개념이 매우 생소한 영지주의적 우주론(Gnostic Cosmology)과의 관련 속에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파악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것을 논하는 신학자들도 우리 한국인들에 낯설 수밖에 없는 개념들을 과연 그것이 우리의 일상적 삶에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풀어내지를 않고 우리에게 외래어로서 던져진 개념 그대로 논의를 축적해가기 때문에, 로고스 그리스도론은 막연한 형이상학으로서 타자화되어 있을 뿐이다.
더구나 서양의 신학자들조차도 로고스가 일차적으로 일상적 희랍어의 개념인 만큼, 그것의 희랍철학적 배경으로부터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노력을 애초로부터 근절시키고, 그것이 마치 요한복음만의 매우 독특한 세계관인 것처럼 신비화시키고 특수화시키는 경향성이 농후하다. 한국에서 신학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신학을 탄생시킨 철학적 사색을 무시하거나, 서양철학사에 대한 기초적 지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는 섬짓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로고스의 신화적 모습이 그의 본 자리를 아주 특정한 세계이해, 즉 영지주의의 세계이해에 두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로고스는 우주적 - 신적 잠재력으로서 처음으로 헤라클레이토스에게서 나오고, 다음에는 스토아철학에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희랍철학적 전통은 여기서 언급될 필요조차 없다. 그 전통 속에서는 로고스가 신화적 모습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Rudolf Bultmann, The Gospel of John, 24).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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