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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부록 3. 비아에 대한 보충설명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부록 3. 비아에 대한 보충설명

건방진방랑자 2022. 3. 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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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3. 비아에 대한 보충설명

 

 

나의 무아와 비아라는 말은 인도철학계의 원시불교에 관한 논쟁인 비아설’(非我說)과 관련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나카무라(中村元)박사가 원시불교의 사상(原始佛敎思想)에서 초기불교에는 비아설(非我說)’만 있었을 뿐, ‘무아설(無我說)’은 설파되지 않았다고 했을 때의 비아(非我)’는 아()와 대립되는 비아(非我)로서의 실체개념이 아니라, 오온(五蘊)의 가합태와 같은 것은 진정한 내가 아니다라고 하는 소박한 윤리적 맥락을 드러내는 비아(非我)인 것이다. ()가 아니다라고 하는 술부적 부정태의 의미맥락이 일차적인 설법의 내용이었으며, 후대의 부파불교에서 이론화한 존재론적ㆍ우주론적 무아(無我)의 논설(論說)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무아(無我)가 단순히 내가 아니다[非我].’라는 소박한 명제의 맥락을 넘어서서 아()가 근원적으로 존재치 않는다고 하는 존재론적 주장으로 해석되면 그것은 또 하나의 형이상학적 콤미트먼트(Commitment)가 되며 형이상학적 명제에 대해 무기적(無記的) 태도를 견지한 싯달타의 생각에서 너무 이탈된다는 것이다. 내가 없다는 것은 이미 하나의 형이상학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윤리적 주체로서의 아트만(ātman)은 초기불교문헌에서는 결코 부정되질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나카무라박사의 지적은 원시불교성전의 맥락 속에서는 매우 적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쯔모토씨는 이러한 비아설(非我說)은 필연적으로 아론(我論)과 연결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다. 인도에서는 아()의 해탈을 설하지 않는 아론(我論)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카무라박사가 말하는 비아설(非我說)은 비아(非我)를 아()로서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이러한 비아설은 아론을 설하는 자이나교의 무소유사상과 합치되는 것이며 불교의 연기론적 이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즉 비아(非我)가 실체화되며, 본래적 자아와 비본래적 자아가 항상 분열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마쯔모토씨의 비판은 원시불교를 애매하게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일갈을 가하는 명쾌한 지적이기는 하지만 나카무라 박사의 본취지를 너무 비판을 위한 비판의 대상으로 휘몰아간 느낌이 있다. 나카무라박사의 논의는 마쯔모토씨가 주장하는 연기론적 사유를 다 고려한 위에서 소박한 실천적 의미맥락의 측면을 지적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비아(非我)가 아니다라고 했을 때의 비아는 마쯔모토씨가 부정적 맥락에서 사용한 그러한 실체적 개념에 가까운 표현이며, 현대 면역학(immunology)에서 말하는 비아(非我, non-Self)라든가, 우리나라 단재 신채호가 말하는 비아(非我)’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한 것이다. 나는 나카무라의 비아설(非我說)’이라는 말 대신, ‘비아론(非我論)’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中村元, 原始佛敎思想 上(中村元選集, 13), 東京 : 春秋社, 1978, pp.139~212. 松本史朗, 緣起, p.201. 혜원역, 연기와 공, pp.232~3.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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