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양사룡전(梁四龍傳)」의 입전의식 - Ⅳ. 서귀 이기발의 의리 정신과 「양사룡전」의 입전 의식, 3. 진아한 인물들 본문

카테고리 없음

「양사룡전(梁四龍傳)」의 입전의식 - Ⅳ. 서귀 이기발의 의리 정신과 「양사룡전」의 입전 의식, 3. 진아한 인물들

건방진방랑자 2022. 6. 14. 14:43
728x90
반응형

3. 진아한 인물들

 

 

양사룡전에 등장하는 양흔동, 홍춘반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진아(盡我)’한 인물들이다. 이처럼 양사룡전을 저술한 기저에는 서귀의 의리 정신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양사룡전은 그저 효의 가치를 계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아(盡我)’의 실천자들을 입전하여 진아(盡我)’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한 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모는 서귀가 쓴 두 편의 전 가운데 하나인 송경운전(宋慶雲傳)에서도 확인된다.

 

 

늘 손님이 오면 경운은 비록 손에 잡은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서둘러 그만두 고 비파를 가져오면서 소인은 천한 사람인데 귀하를 자주 뵐 수 있는 것은 그 공이 소인 수중에 있는 이것에 있어서 그런 것이니 소인이 어찌 감히 천천히 손을 댈 수 있으며 소인이 어찌 감히 마음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는 반드시 곡조를 갖추어 연주하여 마음에 흡족한 뒤에야 그만두었다. 비록 천민이 오더라도 언제나 이와 같이 수응했으니 이렇게 하기를 20여 년이 되도록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주 사람들의 환심을 얻을 수 있었다.

每客至, 慶雲雖手執事, 必顚倒釋, 以取琵琶曰: “小人賤品也, 而多見以貴下者, 其功在小人手中, 小人豈敢遲下手乎? 小人豈敢不盡心乎?” 必具曲度以鼓之, 知其飫於心而後已. 雖輿儓人至, 亦莫不以是酬酢, 如是者至二十餘年不懈, 以是得完山人懽心.(西歸遺稿4 7 송경운전(宋慶雲傳))

 

 

송경운은 서울에서도 이름을 날린 비파 명연주자였는데 정묘호란 때 전주 로 피신한 뒤 그대로 전주 사람이 된 인물이다. 송경운은 전주에서도 크게 인기를 얻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었지만 귀천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찾아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그들에게 비파를 들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송경운이 손님들을 위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비파 연주요, 송경운은 이 비파 연주를 통해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송경운의 행위가 지닌 의미는 송경운전마지막 부분에 붙인 서귀의 평가에 잘 나타나 있다.

 

 

아 훌륭하도다! 경운의 마음이여! 그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들에게 이루어 주었고,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이 큰일임을 알아 다소의 수고로움을 괘념치 않았다. 그는 자신의 작은 재주가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 됨을 알았고, 그는 작은 재주를 가지고서 남에게 교만을 부리는 짓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음악을 일삼는 것으로써 남에게 미치는 바가 있음을 알았고, 그는 음악을 자신만의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그는 자신의 음악으로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그는 이와 같이 한 뒤라야 자신을 낳아준 하늘에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경운의 마음을 큰 사업으로 옮겨 쓴다면 그 성취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벼슬에 있는 자들이 취한 바 있어 그것을 본받는다면 또한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그러니 지벌이 낮아서 어렵다 할 것인가? 이름이 드러나지 않아서 어렵다 할 것인가? 숭상하던 옛것으로써 오늘날에 적용하였으니 또한 세상을 따라 미루어 변화할 줄 아는 도에서 얻은 것 아닌가?

噫善哉! 慶雲之心乎! 其能知人有望於[], 遂於人也; 其能知悅人爲大, 小勞不暇念也; 其能知我小技能以悅多人, 爲可幸也; 其能知挾小技以驕人, 爲不可也. 其能知業其樂以有及乎人也, 其能知不可以自私也, 其能知不可以訑訑也, 其能知如是而後可以不害於我之天也. 使移其心於大事業上, 其成就也可量歟? 使在位者有所取而則之, 則亦何有於治天下國家乎? 可以地卑乎? 可以名不著乎? 尙古以間今, 不亦得於與世推移之道者歟?(같은 글)

 

 

서귀가 내린 평가의 핵심은 하늘이 내려준 천부의 재능을 자기만의 독단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고서 세상의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훌륭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을 낳아준 하늘에 해를 끼치지 않는, 곧 하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됨을 알았기 때문이라 하였다. 이렇게 보면 송경운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當爲所能] 을 가지고 진아(盡我)’함으로써 하늘과의 의리를 지킨 사람이 되며 송경운전또한 진아(盡我)’의 실천자를 발견하고 입전한 작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양사룡전송경운전의 입전 인물이 모두 천민이라는 점도 주목을 요한다. 양사룡전송경운전에는 천민도 이럴진대와 같은 우월적이고 차등적인 인식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효자전의 논평부에 흔히 나타나듯 나라가 입전인물에 대해 은전을 베풀어야 한다는 등의 시혜적 인식을 드러내지 않는다林孝子傳(息山續集4 6), 鄭孝子傳(訥隱集4 20), 琴孝子傳(立齋遺稿4 19), 孝子吳後種傳(九思堂集4 8) 등 다수의 작품은 직간접적으로 나라의 정려나 포상을 요구하거나, 혹은 나라로부터 은전을 받은 사실을 계몽적 차원에서 서술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의 자발성과 능동성을 그들의 입을 빌어 특기(特記)하고, 그들에 대한 진심어린 교감과 논평을 전면화할 따름이 다. 천민에 대한 이러한 관점과 인식은 서귀 당대의 문인들에게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면모로서 서귀가 보인 인간 이해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인용

목차

원문

자료적 가치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