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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6장 - 2. 이언을 들을 수 있으려면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6장 - 2. 이언을 들을 수 있으려면

건방진방랑자 2021. 9. 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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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이언을 들을 수 있으려면

 

 

매스컴, 테레비 지식의 한계가 바로 그 수동성입니다. 여러분들이 학문을 출발할 때는 항상 목표가 먼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죠. 뭐가 뭔지 모르니깐. “어딘가에 엄청난 뭔가 있을 것이다!” 근데 결론적으로는 중용(中庸)에서 강조하는 데로 돌아오게 되죠. 즉 호찰이언(好察邇言), 가까운 데에 있는 평소의 일상적인 말을 살피기를 좋아한다는 데로 귀결됩니다. 그러나 너무 쉽게 가까운 곳으로 돌아오면 안 되죠. 일단 먼 데로 탐험을 떠나란 말이야. 그리고 진지하고 면밀하게 탐험을 하세요. 그러한 기나긴 여정 끝에 결국 가까운 데로 돌아오게 됩니다. 내 인생을 회고해 볼 때, 나는 무한히 먼 여행을 많이 했어요. 나도 상당한 모험가란 말입니다. 이제 나도 나이가 오십이 되어가니까 기우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데, 요즘 들어 이언(邇言)’이라는 게 이해가 가요. 가깝게 느낀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좀 알겠습니다.

 

난 대학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 출간된 사람의 과학서문 나의 큰형 김용준에서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썼는데, 난 중··대학 시절을 상당한 열등의식 속에서 보냈습니다. 형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큰형의 애들이 5남매인데 거기서 딸 하나만 빼고 아들 넷이 전부 경기중·고등학교를 들어갔거든요. 큰형도 경기였고, 그래서 5부자가 모두 경기 출신이예요. 그 당시는 그게 쉬운 게 아니죠. 영국의 이튼스쿨보다 더 어려운 거였으니까. 집안에는 조카들의 찬란한 경기 빳지가 우르르르난 그때 큰 형집에서 살았는데, 나 혼자만 보성 출신에다가 서울대 빳지를 못 달았습니다. 그러니깐 내가 이런 환경 속에서 주눅 들어 살 수 밖에 없었죠. 안 그렇겠습니까? 그 중에 큰 조카 한 둘은 나와 나이가 비슷해서 지금도 나를 깔본다고. 저 새끼는 보성에서도 공부 못한 새낀데 지금은 폼을 잡고 다닌다 이거지. 그래서 지금도 걔들은 내 실체를 못 봐요. 참 불행한 일이지만 정말이라구. 컴플렉스가 있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닌데, 내 인생에는 그런 환경 속에서 크면서 그 컴플렉스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학 시절에 배움에 대한 갈망도 생기고 나름대로 깨달음이 생길 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진정으로 인정받는 것은 서울 대학가는 걸로 인정받는 게 아니라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먼저 인정을 받는 것이다. 형수, 어머니, 조카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고 존경해주는 삶이 이뤄진다면 나의 삶은 위대한 삶일 것이다.” 그래서 그때 나는 방 하나 치우는 것부터 생활을 아주 모범적으로 해나갔습니다. 그렇게 하니깐, 가족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 갔어요. 지금도 전주 하숙방에서 살면서 아침에 이불 개고 먼지 하나 없이 치우는 걸 걸러본 날이 없거든요. 여러분 중에 그런 사람 있어? 어떤 재생은 몇 년 동안 하루도 안 빼놓고 조깅을 했다고 자기소개서에 썼는데, 나도 아침에 조깅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다가 뿌라스해서 청소를 합니다그 학생 매일 방 치웠나? 그게 어려운 거야. 쉬운 일이 아니라고. 난 대학 때부터 일기를 썼는데 지금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그게 피눈물 나는 노력이요. 난 완벽하진 않지만 확실히 보통사람 수준은 넘어요. 이런 게 대학 때부터 들였던 습관 때문이에요.

 

성철(性徹, 1912~1993) 같은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최소한 현실적인 김용옥은 그들에게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닦은 도()나 내가 닦는 도()나 비교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부심이 있습니다. 학문의 용맹정진은 참으로 무서운 데가 있어요. 다음 구절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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