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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12장 - 2. 가장 원초적이며 지속적인 사회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12장 - 2. 가장 원초적이며 지속적인 사회

건방진방랑자 2021. 9. 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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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가장 원초적이며 지속적인 사회

 

 

夫婦之愚, 可以與知焉, 及其至也, 雖聖人亦有所不知焉; 夫婦之不肖, 可以能行焉, 及其至也, 雖聖人亦有所不能焉. 天地之大也, 人猶有所憾. 故君子語大, 天下莫能載焉; 語小, 天下莫能破焉.
그러나 어리석은 보통 부부라고 할지라도 더불어 같이 애쓰면 그 위대한 길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 평범한 부부의 앎이라도 지극한데 이르면 비록 성인이라도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 또한, 못난 부부라 할지라도 그 위대한 길을 잘 행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 못난 부부의 행동이라도 지극 데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 할지라도 능하지 못하는 바가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보통의 인식을 벗어난 광대한 하늘과 땅의 움직임에 대하여 사람들은 유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도를 실천하는 위대한 사람이 큰 것을 말하면 천하라도 그걸 다 실을 수가 없고, 작은 것을 말하더라도 그것을 다 깰 수가 없다.
 
君子之道, 近自夫婦居室之間, 遠而至於聖人天地之所不能盡.
군자의 도는 가까이 부부가 한 집에 있는 것으로부터 멀리 성인과 천지가 다 할 수 없는 것까지에 이른다.
 
其大無外, 其小無內, 可謂費矣. 然其理之所以然, 則隱而莫之見也.
크기 때문에 외부가 없고 작기 때문에 내부가 없으니 비()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러한 이치가 된 이유는 은미하여 볼 수가 없다.
 
蓋可知可能者, 道中之一事. 及其至而聖人不知不能, 則擧全體而言, 聖人固有所不能盡也.
대개 알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은 도의 한 가지 일이다. 지극함에 이르러 성인도 알지 못한다는 것은 전체를 들어 말한 것이니, 성인도 본래 다하지 못할 게 있다는 것이다.
 
侯氏曰: “聖人所不知, 孔子問禮問官之類. 所不能, 如孔子不得位堯舜病博施之類.”
후씨가 성인이 알지 못하는 것이란 공자가 노자에게 예를 묻고, 담자에게 관제(官制)를 물은 종류와 같은 것이다. 하지 못하는 것이란 공자가 지위를 얻지 못한 것과 옹야28장의 요순도 은혜를 널리 베풂을 어렵게 여겼다는 종류와 같은 것이다.
 
愚謂人所憾於天地, 如覆載生成之偏, 及寒署灾祥之不得其正者.
내가 생각하기로는 사람이 천지에 섭섭한 것은 천지가 덮어주고 실어주며 만물을 생성시킴에 치우침이 있는 것과 추위와 더위, 재앙과 상서로움이 바름을 얻지 못한 것과 같은 것이다.

 

 

인류 사회의 기본인 그루핑(Grouping)

 

제일 처음에 부부(夫婦)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중용론(中庸論)에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것은 좀 뒤에 고찰하기로 하고,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대한 개념들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사회를 소사이어티(Society)라고 하죠. 인류가 모여 사는 특징을 가지고, 인류의 성격이 그루핑(Grouping)에 있다고 합니다. 그루핑(Grouping)은 사람이 군집해 사는 것이고, 그룹을 지어서 사는 것을 소사이어티(Society)라고 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이 소사이어티에는 항상 레벨(Level)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소립자 세계에 들어가도 입자가 그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입자들의 소사이어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생물학에도 셀(Cell)의 소사이어티(Society)가 있어요. 셀의 소사이어티가 모이면 조직(tissue)이 되고, 조직이 모이면 기관(organ)이 됩니다. 간의 조직과 폐의 조직의 형태가 다르고, 또 각 소사이어티마다 레벨(Level)이 있어요. 이 소사이어티는 항상 레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소사이어티(Society)라는 말하고 스테이트(State)를 자꾸 혼동하는데, 이것들은 서로 다른 말이예요. 소사이어티는 모든 그루핑(Grouping)의 현상에 대해서 쓸 수 있는 말이고, 스테이트는 소사이어티의 하나의 형태일 뿐입니다. 특히 스테이트는 그 제도적 형태를 말하는 거예요. 여러분 자꾸 국가사회라는 말을 쓰는데, 개념적 정리부터 잘못 쓰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인간사회라는 이 소사이어티의 그루핑 방식에 있어서 가장 단순하고 가장 원초적이면서 가장 지속적인 소사이어티가 뭐겠습니까? 바로 패밀리(Familly)예요. 이건 인간에게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다 생기죠. 모든 동물에 다 있는 것입니다.

 

동물들의 군집(Lebensgemeinschaft)은 주로 먹이사슬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그 개체군은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바분(baboon), 비비 원숭이은 굉장히 사나운 원숭이의 일종인데, 인간과 비슷한 소사이어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 생태학자들이 바분 소사이어티를 많이 연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콘라드 로렌쯔(Konrad Z. Lorentz, 19031981)라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사람이 유명합니다. 노벨상까지 받았지만 이 사람은 굉장한 우익이고, 내가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책은 상당히 괜찮은 게 많아요. 개괄적이죠. 이화대학출판부에서 An agression이란 책을 번역 출간했는데, 번역본의 제목이 인간의 침략: 공격본능에 대한 연구일 겁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상당히 읽을 만한 책입니다.

 

 

 

사회화란 무엇인가?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모든 동물에게도 다 패밀리는 있다고 했죠? 그런데 왜 패밀리가 생기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이건 내 이론이지만, 사회화라는 측면에서 동물과 인간을 한 번 비교해 봅시다. 동물에게 있어 패밀리는 일시적 현상입니다. 동물이 새끼를 낳아서 그 새끼가 하나의 완전한 독립개체로서 자기 스스로 먹이를 찾고, 살아나갈 수 있게 될 때까지가 사회화 과정이예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어미 곁으로부터 벗어나 버리면 끝나는 겁니다.

 

엊그저께 TV에서 방영한 청둥오리에 대한 프로그램 봤습니까? 새 같은 거 하나만 봐도 엄청나지 않아요? 어떻게 그 녀석들이 그렇게 알을 낳고 그렇게 자기 둥지를 틀고 앉아 있는지 놀랍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여기 내 강의 듣기 위해 앉아 있는 것만도 괴로워하는데, 오리 같은 놈들이 몇 달을 알을 품고 가만히 있는 것을 보면, 그 인내력을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몰라도 참 대단해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한 개체가 사회화 된다는 것은 자기가 소속해 있는 사회에서(청둥오리면 청둥오리 소사이어티) 하나의 인디비주얼(Individual, 개인)로서 살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과정이죠. 그렇게 되면 동물의 세계에서는 가정이라는 레벨의 사회가 해체됩니다. 없어져버리는 거죠. 그리고 새끼 날 때 또 형성됩니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수컷 중심이 아니고 암컷 중심의 패밀리가 됩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새끼를 중심으로 모든 세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당연히 패밀리는 엄마 중심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인간사회에서도 그런 구조가 있어요. 이혼할 때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이 새끼를 누가 갖느냐 아닙니까? 그러니까 처음에는 인간도 똑같았을 거란 말이예요. 새끼를 낳고 기르다가 이 새끼가 크면 해체되었을 텐데

 

인간은 왜 해체가 어려운가 하면, 새 같은 경우는 어미가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인디비주얼(Individual)로 성숙되어 다음 새끼를 낳을 때까지 사이의 인터벌(Interval)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새의 경우에 어미가 자기 새끼와 또 그 새끼의 새끼를 훼밀리 안에서 동시에 보는 경우가 있을 수 없어요. 그런데 인간의 경우에는 점점 문명이 복잡화될 수록 사회화되는 기간이 길어졌고, 따라서 어미 곁을 떠나기 전까지의 그 사회화 기간하고 그 다음 새끼를 날 시간 하고 겹쳐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훼밀리라는 게 생겨난 거예요. 아시겠습니까? 이건 내 이론입니다. 다시 말하면, 초기엔 동물과 같았을 텐데, 말이 생겨나면서 사회화에 언어 습득 과정이 첨가되고 그러면서 우리 인간사회는 점점 사회화 과정이 길어진 것입니다.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너무 기니까 생략하겠어요. 그런 과정에서 인간에게는 훼밀리라는 것이 필연적으로 지속적일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고대 사회에서는 결국 모든 사회가치(social value)가 훼밀리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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