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장 2. 중풍과 당뇨는 업보
‘국가장흥 필유정상(國家將興 必有禎祥)’
여기서 ‘정(禎)’이라는 것은 ‘정(貞)’이고 이것은 점친다는 말입니다. 지난 여름 2림(林)때 최교수의 갑골문 강의를 들은 사람은 이 맥락을 잘 이해할 거예요. 주자에게는 갑골에 대한 정보가 확실히 없었으니까. 정확한 번역을 하지 못했을 텐데, 이 ‘정(貞)’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장망 필유요얼(國家將亡 必有妖孼)’
이것은 분명하죠? 도올서원이 일어날려고 하면, 이곳에 좋은 학생들이 모여서 상서로운 조짐이 돌아야 제대로 될 것이고, 도올서원이 망하려고 한다면 요괴스러운 현상이 많이 일어나서 망합니다. 인간 세상사라는 것은 명백한 거예요. 이것은 ‘지성지도(至誠之道)’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미리 알 수 있어요. 너무도 명백한 코스를 밟아가는 역사의 법칙이 있다는 것이죠. 이 말은 상당히 역사론적이죠?
‘현호시구 동호사체(見乎蓍龜 動乎四體)’
주자 주(註)를 보면, “시(蓍)는 소이서(所以筮)요, 귀(龜)는 소이복야(所以卜也)”라고 했는데, 여기서 ‘시(蓍)’라는 것은 정확하게 뭘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강가의 풀이라고 해요. ‘시(蓍)’라는 풀이 있는 모양인데 옛날에는 이 시초(蓍草)를 가지고 점을 쳤대요. ‘구(龜)는 소이복(所以卜)’ 최영애 교수의 강의에 나왔죠? 거북이 껍대기를 파서 태운다고 했어요. ‘복(卜)’자는 거북이 뱃대기판의 안쪽을 파서 태운 모습 그대로입니다.
우리 도올서원의 용어로써 기존에 나왔던 사람들은 ‘기림(旣林)’, 새로운 참여자는 ‘신림(新林)’이라고 구분해서 불러야겠어요. 부르기에 불편을 더는 의미뿐입니다. 기림들이 신림들에게 기존의 강의성과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어떤 통로가 있으면 좋겠어요. 꼭 출판을 하지는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복사물을 만들든지 해서 서로 나눠 갖도록 하는 식으로 중요한 내용들은 정리를 해뒀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황병기 선생님이나 최영애 교수 같은 분들의 강의는 다시 반복될 수 없는 것이고, 다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것이니까, 신림들이 기림들이 배운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주자 주(註)를 보면, “四體 謂動作威儀之間 如執玉高卑 其容俯仰之類”라고 했는데, 여기서 ‘그 옥(玉)을 받들어 든 것이 높고 낮음에 그 얼굴을 숙이고 쳐드는 그런 부류의 이야기이다[如執玉高卑 其容俯仰之類].’는 『춘추(春秋)』 「좌씨전(左氏傳)」 정공(定公) 15년조(條)에 나오는 고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잘 모르겠어요. 주나라 은공(隱公)이 노나라로 조회를 갔을 때 자공(子貢)이 이것을 구경하였는데, 은공은 예물인 옥(玉)을 잡아 올림에 너무 높게 하여서 얼굴을 너무 쳐들었고, 정공(定公)은 옥(玉)을 받음에 너무 낮게 하여 얼굴이 너무 숙여졌답니다. 자공이 이걸 보고는 두 나라 군주가 모두 사망할 조짐이 있다고 예언했는데 그 후 그 예견이 맞아들었다는 거예요.
“요얼(妖孼)이나 정상(禎祥)이라는 것은 현호시구(見乎蓍龜)하고 동호사체(動乎四體)이다.” 여기서 ‘사체(四體)’는 인간의 사지를 말합니다. 아무리 큰 나무라도 센 바람이 불면 그 가지가 부러지게 되죠? 인간이 중풍에 걸린다는 것은 뭐냐, 이거는 뇌혈관이 다쳤다는 거 아닙니까? 뇌혈관이 막혀가지고 그 영역이 썩어서 작동을 안 하니까, 그 뇌영역에 따르는 운동기능이 마비되는 현상이잖아요? 그러니까 중풍이라는 것은 나무의 가지가 꺾이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한의학에서 간(肝)은 목기(木氣)인데, 간풍뇌동(肝風腦動)한 거예요. 풍이라는 것은 밖에서 들어와서 때리는 건데, 여기가 잘리는 거죠. 중풍이라는 것은 ‘풍(風)’에 ‘중(中)’, 풍에 맞는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중풍에 걸리는 것을 벼락 맞는 것처럼 천벌 받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은 구체적으로 사체(四體)에 나타납니다.
요새는 너무 비옥한 음식을 많이 먹어가지고 사람들이 대개 늙어서 풍(風)에 잘 맞습니다. 나는 절대로 중풍에 걸려서 죽지는 않을 거예요. 만약에 중풍에 걸린다면, 내가 잘못 살은 거지요. 고량진미를 많이 먹으면 그렇게 되는 겁니다. 중풍에 걸린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면 이런 거예요. 전에 말하기를 피가 땅이라고 했죠? 여러분이 먹는 땅의 산물은 결국 피로 갑니다. 땅이 변하는 거죠. 피라는 것은 물의 형태로 가는 것이예요(뒤에 나온다). 그런데 결국은 뭐냐, 피가 끈적끈적하게 점도가 높으면(sticky) 자연적으로 그 흐름이 느려지고 혈관벽에 눌러 붙을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그러니까 쉽게 생각해서 피의 점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중풍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모세혈관 같은 데서 딱 멕혀버려요. 따라서 여러분들이 살면서 항상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자신의 피를 맑게 관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한다는 거예요. 피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순환(circulation)을 자주 시키고 잘 시켜야 합니다. 한번 순환하는 것과 두 번 순환하는 것은 다릅니다. 자꾸 순환시키세요. 그리고 고량후미를 많이 먹지 말아야 합니다. 맛이 후미한 음식을 먹을수록 에너지는 많이 산출되지만 피가 끈끈해져요. 고기를 계속 많이 먹으면 결국 중풍에 안 걸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이 깨끗하게 산다는 것은 피를 맑게 하는 거예요. 청혈(淸血)! 살아가면서 자기의 몸에 흐르고 있는 피의 청탁을 시각적으로 상상하여 항상 깨끗하게 흐르는 피의 이미지를 그리고 사세요. 그러면 그 이미지에 따라서 여러분 스스로가 피의 맑고 탁함을 조절하게 되고 절대 혈압이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나이 들어서 걸리는 중풍, 당뇨, 고혈압 등등은 젊어서 평소에 잘못 살았기 때문에 나타난 죄업(罪業)입니다. 업보(業報)라고. 나는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갑자기 당뇨에 걸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요. 그건 업보거든요.
사실 뒈질 사람은 뒈져야 합니다. 의사들이 죽을 사람을 억지로 살릴려고, 죽음의 시기를 고작 몇 달 연장시켜 주는 것으로 돈 버는 것은 좋지 않아요. 의사들이 못 고칠 병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고칠 수 있다고 거짓말하지 말고 집에 가서 빨리빨리 죽으라고 해주는 게 낫지, 생명을 조금 연장시켜 준다고 돈 받고 이러는 건 좋은 게 아니예요.
서양의학이 하는 짓이란, 한 백일 정도 살 사람을 백오십일 살게 해준다고, 오십일 생명 연장시켜 주는 걸로 돈 받아먹는 게 우리나라 의료비의 한 90% 정도를 차지할 것입니다. 개자식들이다! 그게 무슨 놈에 의료냐! 물론 가족들은 50일이나 더 살았으니까 이것은 의학의 진보 덕분이고 여기에 돈 들인 부담은 효도한 걸로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사실 의사들이 사기쳐먹는 거라고, 그럴 필요 없어요! 나는 앞으로 개업하면 내 병원에 찾아오는 사람 중에서 죽을 사람에게는 “당신 죽으쇼! 빨리빨리!” 할 거예요. <웃음> “나는 당신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걸로 돈 벌 생각 없으니까, 빨리 죽으쇼!”
문제는 살 사람을 건강하게 관리해주는 게 더 중요한 의술이라는 겁니다. 모든 의학은 예방의학이 되어야 해요. 미리 병에 안 걸리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게 예방의학입니다. 치료의학이라는 것은 한계가 매우 뚜렷하죠. 치료의학에 호소할 정도의 지경에 되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죽게 되어 있는 몸의 조건에 다다른 거예요. 그놈에 생명 연장한다고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거냐고? 인구도 많은데 갈 놈은 빨리빨리 가야지! 나도 내가 갈 만하면 유감없이 가요. 나는 수술하고 그러면서 생명 연장한다고 구질구질하게 안 살아. 내 잘못을 인정하고, “자! 안 된 일이지만 빨리 가야겠다!”<웃음> 잘못을 인정하고 가면 되는 겁니다. 구차하게 의사한테 매달릴 필요가 없어요. 세상에 내가 제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삽니다… 그런데 감기는 지독해!<웃음> 그런 걸 조심하라고. 큰 병보다는 잔병에서 스믈스믈 골아 버리면 참으로 곤혹스럽습니다.
“사체(四體)에 나타난다.” 중풍에 걸리든 뭐에 걸리든 거동에서부터 나타난다. 나도 이제 감기가 나을 만하니까 거동이 다르잖습니까? 벌써 걷는 거나 말하는 게 달라요. 목이 칼칼하지 않으니깐 오늘 이야기하는 게 씩씩하게 잘 된단 말입니다. 이게 몸철학이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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