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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시평 감상 - 하권 3. 정포가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던 삶의 비의를 한시로 전하다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하권 3. 정포가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던 삶의 비의를 한시로 전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10. 2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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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포가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던 삶의 비의를 한시로 전하다

 

 

乏食甘藜藿 無衣愛葛絺 먹을 것이 없으면 변변찮은 콩잎도 꿀맛이고 옷이 없으면 갈포옷도 아끼는 법.
若求溫飽樂 不得害先隨 따스함과 배부름의 즐거움을 구하려 한다면, 얻지 못하고 해가 먼저 따르지.

 

소화시평권하 3에 두 번째로 소개된 정포의 시는 아이에게 보여주는 시답게 대단히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관점과는 너무도 다른 내용이기 때문에 흥미롭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아무렇지 않게 아이에게 욕망을 지니라고, 그래서 같이 경쟁하는 아이들을 이기라고 무시로 말을 할 것이다. 예전엔 대안학교에서 교사를 했었는데 그 당시 학교설명회 때 온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꽤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분은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분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경쟁위주의 세상이다. 그러니 도망가려 할 게 아니라 맞서서 뚫고 나가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문제제기를 했었다. 즉 이 말은 현재의 문제로 인해 다른 방안을 찾는 것 자체를 도망치려 한다고 보고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달려들 수 있도록 학교는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었다. 최근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SKY캐슬이란 드라마가 바로 이 분의 생각을 아주 극화시켜 표현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우린 이런 생각에 대해 거부도 할 수 없는 채, 그저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쫓고 쫓기며 살아가고 있을 때 정포는 자식에게 그런 시각과는 매우 다른 이야기를 한다.

 

1~2구엔 배고프면 어떤 음식이든 맛있고 옷이 없으면 거적때기라도 간절해진다는 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장이 반찬이란 말을 시어로 표현하면 딱 이 말일 것이다. 그런데 다짜고짜 이 말을 한 이유는 무얼까?

 

3~4구를 보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확해진다. 따스함과 배부름만을 구하려 한다면, 얻지 못하는 건 기본이고 큰 피해까지 따른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욕심으로 자신을 잃어버린 뭇 사람들을 우린 주위에서 흔하게 보아왔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생활을 하면서 도박으로 모든 걸 탕진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더 큰 성공만을 외치며 자신의 삶을 망각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조금 더 조금 더라는 욕심은 끝없는 불만족을 만들고 끊임없이 현실을 거부하도록 만든다. 그러니 얻지도 못하지만, 설령 한 순간 얻게 된다 해도 그로 인해 생각도 하지 못한 피해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정포는 아들에게 이 시를 보여주면서 아들아, 그러니 욕심내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 그리고 지금 이 현실에 만족하며 살았으면 좋겠구나.”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홍만종은 분수도 모르고 망령되이 구하는 무리들을 경계하였다[以警非分妄求之輩].’라고 평가했다. 분수야말로 사람이 살면서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 거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분수를 넘어간 행복은 엄청난 파탄을 불러일으키게 마련이고, 나의 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일들은 생의 에너지를 갉아먹도록 만들기 마련이다.

 

하권 3
遆職後 示兒
일희일비하거나 욕망을 따르는 무리에게
復寄仲始司藝 送僧之楓岳
사람의 인품과 물욕에 대해
江上 南溪暮泛
벼슬길에 나가려는 사람에게
詠雲 歧灘
改頭換面口蜜腹劒하는 사람에 대해

 

 

 

 

 

 

 

인용

목차

상권 목차

하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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