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2. 흉년이 시골사람에게 끼치는 영향
南里釀白酒 北里宰黃犢 | 남쪽 마을은 흰 술 담그고 북쪽 마을은 누런 소 잡네. |
獨有西隣家 哀哀終夜哭 | 유독 서쪽 이웃의 집에는 구슬피 밤새도록 곡을 하는구나. |
借問哭者誰 寡婦抱遺腹 | 곡하는 사람이 누군지 물으니 과부가 유복자를 안고서 말하네. |
夫君在世日 兩口守一屋 | 남편이 살아있을 적에 두 식구가 집을 지켰어요. |
門前一席地 歲收僅糜粥 | 문 앞 한 뙈기 땅에서 먹을 걸 수확했지만 겨우 미음 쑬 정도였죠. |
去年秋早霜 掃地無半菽 | 작년 가을엔 일찍 서리가 내려 땅을 쓸어도 콩 반쪽도 없어 |
糠麩雜松皮 過冬猶不足 | 겨와 밀기울을 소나무 껍질과 섞었음에도 겨울나기엔 부족했어요. |
春來向富人 乞禾得滿匊 | 봄이 와 부잣집에 가서 쌀을 빌어 한 움큼을 얻어왔는데 |
一粒惜不嚥 持爲種田穀 | 한 톨도 아까워 삼키지 못하여 가져다가 밭에 낱알을 심었죠. |
氣力日以微 腸胃日以縮 | 그러다 보니 우린 기력이 날로 희미해지고 창자와 위가 날로 쪼그라들어 |
同是一般飢 妾何頑如木 | 함께 배를 곯았지만 저는 어찌나 나무처럼 강하던지 |
却送夫君去 去埋前山麓 | 도리어 남편만 죽어 앞 산 기슭에 묻었어요. |
埋人人骨朽 種穀穀頭熟 | 묻힌 사람의 인골은 썩는데 심어둔 곡식의 낱알은 익더군요. |
穀頭熟何爲 閉門不忍目 | 낱알 익은들 뭐하나요. 그러니 문 닫고 차마 보지 않았던 게지요. |
卽欲決相隨 奈此兒匍匐 | 곧 결정하고서 서로 따르려 했는데 마침 이 아이가 기어오는 거예요. |
兒雖不識夫 猶是君骨肉 | 아이는 비록 아버지 알지 못하나 그래도 남편의 골육인 걸요. |
抱兒向靈語 氣絶久不續 | 아이를 안고 영정을 향해 말하다 기가 막혀 오래도록 말을 잇지 못했어요. |
忽警吏打門 叫呼覓稅粟 | 문득 관리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니 그는 호통 치며 稅穀을 찾고 있더군요.『明美堂集』 |
인용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서사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건창 - 전가추석(田家秋夕) (0) | 2021.08.12 |
---|---|
전가추석(田家秋夕) - 해설. 흉년 후 찾아온 풍년과 통곡하는 여인의 이야기 (0) | 2021.08.12 |
전가추석(田家秋夕) - 1. 넉넉한 민가의 추석을 경계하는 어르신의 외침 (0) | 2021.08.12 |
여규형 - 익주채련곡(益州采蓮曲) (0) | 2021.08.12 |
익주채련곡(益州采蓮曲) - 해설. 낭만적인 채련곡을 고달픈 현실 고발로 풀어내다 (0) | 2021.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