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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넉넉한 민가의 추석을 경계하는 어르신의 외침
京師富貴地 四時多佳節 | 한양은 부귀한 곳이라 사시에 명절도 많지만 |
鄕里貧賤人 莫如仲秋日 | 시골 가난한 사람에겐 추석만 한 게 없지. |
秋日有晴暉 秋宵有明月 | 가을 낮은 구름 걷혀 환하고 가을밤은 밝은 달이 있어 |
風景固自佳 非爲我輩設 | 풍경은 참 아름다우나 우리들을 위한 게 아니야. |
但見四野中 嘉穀正垂實 | 다만 서쪽 들을 보면 잘 익은 곡식과 착실히 익은 열매들 |
早禾已登場 豆菽亦採擷 | 이른 벼 이미 타작하고 콩 또한 손으로 따며 |
中庭剝於葵 後園摘苞栗 | 마당에선 해바라기씨를 까고, 뒤뜰에선 밤 까네. |
團團土火爐 吹扇紅榾柮 | 둥근 흙 화로에 부채질을 하니 나무토막이 타올라 |
煮飯作羹湯 大家劇啗啜 | 밥을 짓고 국을 끓여 대가족이 극성스레 먹어재끼네. |
一飽便意氣 散漫雜言說 | 한 번 밥 먹음에 의기가 편해져 산만하게 아무 말이나 하지. |
去年大凶年 幾乎死不活 | 작년엔 대흉년이라 거의 죽지 못해 살았는데 |
今年大豊年 天意固不殺 | 올해엔 대풍년이니 하늘의 뜻이 본래 우리를 죽이려는 것은 아니구나. |
恨不腹如鼓 恨不口雙裂 | 많이 먹었지만 배가 북 같지 않으니 한스럽고, 입이 쌍으로 볼록해지지 않으니 한스럽네. |
日食十日量 快意償饕餐 | 하루에 10일치 양식을 먹어 상쾌한 뜻은 도찬(음식을 탐하는 짐승)을 감상하는 듯. |
父老在上座 呼語勿亂聒 | 노인네 평상에 앉아 말씀하시네. “난리법석 피우고 시끌벅적하지 말렴. |
民生實艱難 物理忌盈溢 | 백성의 삶 참으로 고단해, 사물의 이치는 가득차고 넘치는 걸 꺼려하지. |
莫已今醉飽 或忘舊飢渴 | 지금 취하고 배부르다고 혹 옛날 주리고 갈증 났던 걸 잊지 마시게. |
吾老頗經事 過食則生疾 | 우리 늙은이들은 많은 일을 경험했으니, 과하게 먹으면 병이 생기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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