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차석 급제자를 위하여
丙戌登俊試, 金乖崖守溫爲壯元, 姜晉山希孟爲榜眼, 居正忝爲探花. 嘗寄晉山詩云: “登俊科中榜眼賢, 黑頭勳業照凌烟. 探花三月嗟遲晩, 最好芳菲二月天.” 盖用金貞肅仁鏡故事.
高麗明王時, 仁鏡以詞賦自負常擬龍頭, 金諫議君綏擢壯元, 貞肅居亞元, 位至卿相尙怏怏. 甥皇甫壯元瓘家設龍頭會, 寄詩云: “聞道君家宴貴賓, 桂林渾是一枝春. 欲叅高會慙非分, 却恨當年第二人.”
金諫議次韻, “莫將金榜較嘉賓, 入律花枝次第春. 正月尙寒三月暖, 芳菲二月最宜人.” 盖以正月比狀頭, 二月亞元, 三月探花也.
함흥에서의 과거시험 (Hamhung Gwageo Exams)
해석
丙戌登俊試, 金乖崖守溫爲壯元, 姜晉山希孟爲榜眼, 居正忝爲探花.
병술년(1466년 세조 12년) 임시 과거시험인 등준시(登俊試)에서 괴애(乖崖) 김수온(金守溫)이 장원(壯元)이 되었고 진산(晉山) 강희맹(姜希孟)이 방안(榜眼)이 되었으며 거정(居正)은 외람되이 탐화(探花)【오자목(吴自牧)의 『몽양록(夢梁錄)』 「사인부전시창명(士人赴殿試唱名)」에서 “1등을 한 사람을 ‘장원급제’, 2등을 한 사람을 ‘방안’, 3등을 한 사람을 ‘탐화’라고 한다[第一名壯元及第, 第二名榜眼, 第三名探花.].”라고 하였다.】가 되었다.
嘗寄晉山詩云: “登俊科中榜眼賢, 黑頭勳業照凌烟. 探花三月嗟遲晩, 最好芳菲二月天.”
일찍이 진산(晉山) 시에 부치며 다음과 같이 지었다.
登俊科中榜眼賢 | 등준시(登俊試) 과거시험 중 시험 답안의 좋음이여 |
黑頭勳業照凌烟 | 검은 머리의 공훈이 능연각(凌烟閣)을 비추는데 |
探花三月嗟遲晩 | 꽃을 탐하는 3월은 아 늦지만 |
最好芳菲二月天 | 가장 좋은 건 꽃다운 2월의 하늘이지. |
盖用金貞肅仁鏡故事.
대체로 정숙(貞肅) 김인경(金仁鏡)의 옛 일을 쓴 것이다.
高麗明王時, 仁鏡以詞賦自負常擬龍頭, 金諫議君綏擢壯元, 貞肅居亞元, 位至卿相尙怏怏.
고려 명왕 때 인경(仁鏡)이 사부(詞賦)로 자부하여 항상 용의 머리에 비견되었지만 간의(諫議) 김군수(金君綏)가 장원에 뽑혔고 정숙(貞肅)이 아원(亞元)을 차지하니 지위가 경상(卿相)에 이르렀어도 오히려 만족스럽질 못했다[怏怏].
甥皇甫壯元瓘家設龍頭會, 寄詩云: “聞道君家宴貴賓, 桂林渾是一枝春. 欲叅高會慙非分, 却恨當年第二人.”
생질 장원(壯元) 황보관(皇甫瓘)의 집에서 용두회(龍頭會)【용두회(龍頭會): 과거에 장원한 사람들이 갖는 모임.】가 열렸는데 시를 다음과 같이 지었다.
聞道君家宴貴賓 | 들어보니 그대 집 잔치의 귀한 손님은 |
桂林渾是一枝春 | 계수나무 숲에 어우러진 한 가지의 봄인 걸. |
欲叅高會慙非分 | 고상한 연회에 참여하려 해도 분수 아님이 부끄러워 |
却恨當年第二人 | 도리어 올해에 2등인 게 한스럽구먼. |
金諫議次韻, “莫將金榜較嘉賓, 入律花枝次第春. 正月尙寒三月暖, 芳菲二月最宜人.”
간의(諫議) 김군수(金君綏)가 다음과 같이 차운했다.
莫將金榜較嘉賓 | 장차 과거급제자[金榜]를 아름다운 손님이라 비교하지 말라. |
入律花枝次第春 | 가락에 들어간 꽃가지는 차례대로 봄이니. |
正月尙寒三月暖 | 정월은 아직 춥고 3월은 뜨거워 |
芳菲二月最宜人 | 꽃다운 2월이야말로 가장 사람에 마땅한 걸. |
盖以正月比狀頭, 二月亞元, 三月探花也.
대체로 정월은 장두(狀頭)에, 2월은 아원(亞元)에, 삼월은 탐화(探花)에 비견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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