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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 우치다 타츠루는 어려워 박동섭 선생은 2011년 공간 민들레에서 강연이 있을 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준규쌤이 함께 들으면 좋은 강의가 있다고 알려주어서, 민들레출판사에 처음으로 찾아가는 길이었다. 그땐 아무 준비 없이 강의를 듣다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하나는 영화를 ‘종합예술’이라 표현하듯, 동섭쌤의 강의도 종합예술을 방불케 하듯 영상과 자료, 음악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익히 알고 있던 텍스트 위주로 진행되는 강의와는 달라, 흥미진진하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임용시험을 보기 위해 열심히 달달 외웠던 비고츠키 이론이 ‘속빈 강정’처럼 실질적인 내용은 사라지고 누군가에 의해 왜곡된 내용만 남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비로소 느꼈다. ..
목차 1. 민들레란 타임머신에 올라타다 시간이 흐를수록 마비되어 가다 마비되지 않는 방법 다시 한 번 민들레란 타임머신에 올라타다 2. 시우 같은 사람들을 만나다 언제 만나도 좋은 이들 비빔국수, 모임을 아름다움으로 물들이다 우리 주변엔 수많은 원더우먼들이 산다 3. 하나의 책엔 수많은 해석이 있다 말하고 싶은 사람 여기 여기 모여라 책의 세계, 신비하고 놀라워 책을 읽고 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 4. 책 제목부터 곤란하다 곤란해 『곤란한 결혼』을 이야기하며 한발 떼어보기 곤란하다, 곤란해 우리를 뜨겁게 만든 바로 그 책 5. 곤란한 결혼 NO! 선물인 결혼 YES! 결혼과 ‘설국열차’ 길리엄과의 공통점 결혼은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 결혼이 선물이 되는 조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
이런 역자의 우여곡절과 출판사 내부의 치열한 논쟁을 뚫고 마침내 『곤란한 결혼』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곤란한 결혼』의 불편한 부분 이 책은 누군가가 던진 질문에 우치다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책으로 옮겨놓은 구성이라 보면 된다. 그런 구성이다 보니 즉문즉설에서 느껴지는 한계가 이 책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여 ‘모든 게 다 네 탓’이라 느껴지게 한달지, ‘~해야 한다’는 투의 대답으로 어른이면 으레 할 법한 얘기를 한달지, 그가 싱글파파가 되어 딸을 양육할 수 있었던 여건과 지금 한국 사회의 싱글맘이 자식을 키우는 여건이 현격히 다름에도 자신의 이야길 보편화시켜 얘기한달지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은 결혼..
세 번째 후기에서도 밝혔다시피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진 저자와 역자, 편집자의 생각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나오고 난 후엔 독자들의 생각이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둘러싼 여러 요인들이 부딪히고 합력하며 한 권의 책에 대한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독자들끼리 읽은 소감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책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모임엔 역자와 편집자가 함께 참석했으니, 책에 대한 주변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 생활 자체가 철학하는 일이라는 생각에 충분히 공감한다. 『곤란한 결혼』의 곤란한 출간 과정 역자인 박솔바로로 말할 것 같으면, 지금 지지학교를 운영하고 계신 준규쌤의 아들이다. 준규쌤과는 함께 일을 했던 적이 있어 역자와도 자..
최근에 뉴스타파에서 제작한 ‘불쌈꾼 백기완’이란 다큐를 봤다. 백기완, 그는 한국전쟁에서 학도병으로 참전을 했었고 늘 반정부세력으로 낙인찍혀 모진 고문과 오해를 당해왔다.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의 산 증인이라 할 만하다. ▲ 80세가 넘으셨지만, 어느 자리에 가도 가장 전면에 앉아 계시던 백기완 선생님. 『곤란한 결혼』을 이야기하며 한발 떼어보기 이 영상에서 버럭 눈물이 났던 부분은 마지막 「묏비나리」라는 시를 읊조리던 장면에서였다. 이 시는 훗날 광주 민주항쟁의 주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만들어져 불리기도 했다. 맨 첫발 딱 한발 띠기에 목숨을 걸어라. 목숨을 아니 걸면 천하 없는 춤꾼이라도 해도 중심이 안 잡히나니 그 한발 띠기에 온몸의 무게를 실어라. 아니 그 한발 띠기에 언 땅을 들어 올리고..
문제: 안젤리나 졸리, 헬로키티, 쵸코파이의 공통점은? 여백이 있는 공간 문제부터 들이미는 뻔뻔한 후기를 보면서 깜짝 놀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심심풀이땅콩 같은 것이니 놀라지 마시라. 답이 무엇인지 짐작은 되시나. 답은 ‘1974년생’이다. 이런 문제는 답을 알고 나면 허무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문제 또한 그렇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어떨까? 문제: 콩나물, 날으는 그네, 크랙, 삐삐, 어화둥, 제비꽃, 건빵, 민혁, 민유의 공통점은? 이 문제를 처음 본 사람은 이게 무슨 ‘잡동사니’들을 모아놓은 건가, 의아할 것이다. 답도 ,아리송하겠지. 이것이야말로 ‘대략난감’이다. 하지만 그 대략난감 속에 정답이 있다. 이들은 『81호』 읽기 모임에 나온 사람들의 닉네임이니 말이다. 이날은 과천모..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한다. “어떤 날씨를 좋아 하세요?” 뭐 ‘도를 아십니까?’ 이런 류의 황당한 질문만 아니면 환영하는 편이지만 날씨를 물어보는 것도 ‘도를 아십니까?’라는 질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날씨든 다 좋아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이야기 흐름이 깨지기 때문이다. 의도가 있는 질문엔, 의도에 맞는 대답을 해줄 필요가 있다. ▲ 처음으로 민들레 모임에 왔다. 어떨지 기대 반 걱정 반. 빨간 장미가 떠오르던 날에 그런데 『민들레』 58호 읽기 모임 후기를 쓴다면서, 뜬금없이 ‘날씨이야기’를 하고 있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모임에 와본 사람은 ‘날씨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오늘이 바로 ‘비 오는 수요일’이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심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