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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아침에 일어나 잠시 주변을 산책했다. 우리 콘도 옆으로도 콘도들이 쫙 늘어서 있으며 2인실에서부터 다인실까지 다양한 모양의 건물이 있더라. ▲ 창문으로 아침이 들어온다. 남이섬에서 맞이한 아침 8시 30분쯤 콘도에 들어가니 아침을 준비하는 팀이 열심히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고기로 배불리 먹은 터라, 간단하게 먹어야 하는 아침도 무척이나 반가웠다. 토스트와 우유를 먹으며 잠시 고개를 들어 천정을 올려다보니, 높이 설치된 창문에서 아침 햇살이 새어 나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드디어 5월 12일, 여행 둘째 날의 시작이다. 날씨는 맑고 약간 덥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땀이 주룩주룩 흐를 정도는 아니니 다시 시작될 여행이 기대가 됐다. 11시까지 퇴실이기에 우..
8. 새벽에 변산을 산책하며 뿌듯함을 느끼다 아이들은 옆방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놀고 나는 이불을 펴고 누워 여행기를 쓴다. 이런 식으로 함께 여행을 하지만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나름 좋다. 하지만 어차피 이곳은 남학생들의 방이기에 완벽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없고 피곤하다고 편하게 잘 수도 없다. 아이들이 수시로 들락날락거리고 떠드는 소리가 밤 깊도록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웬 일인지, 밤새도록 놀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더라. 시간이 조금 지나니 함께 게임하는 분위기는 깨졌고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남학생 몇몇은 핸드폰을 하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몇몇은 밖으로 나갔다. 교사로서는 차라리 아이들이 한 공간에 모여 노는 것이 속편하고, 뿔뿔이 흩어져 개인..
3. 여행의 세 가지 묘미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아이들이 모두 들어왔고, 곧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상현이는 거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남학생 방에서 둥 떨어져 있었고 아이들은 거실에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진미, 삼겹살 파티 고기를 굽고 나서 고기를 밥 상 위에 놨음에도 아이들은 바로 먹지 않고 한참이나 놀고 나서야 먹기 시작했다. 계곡에서 신나게 놀아서 배가 고플 만도 한데, 고기를 보고도 먹지 않고 놀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럴 땐 참 신기하기만 하다. 배가 고플 땐 아무리 재밌는 놀이를 해도 벌떼처럼 달려들어 고기를 먹을 만도 한데, 고기를 먹는 것보다 놀이를 하는 게 아이들에겐 더 신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드디어 젓가락을 손에 들고 먹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