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잠시 주변을 산책했다. 우리 콘도 옆으로도 콘도들이 쫙 늘어서 있으며 2인실에서부터 다인실까지 다양한 모양의 건물이 있더라.
▲ 창문으로 아침이 들어온다.
남이섬에서 맞이한 아침
8시 30분쯤 콘도에 들어가니 아침을 준비하는 팀이 열심히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고기로 배불리 먹은 터라, 간단하게 먹어야 하는 아침도 무척이나 반가웠다. 토스트와 우유를 먹으며 잠시 고개를 들어 천정을 올려다보니, 높이 설치된 창문에서 아침 햇살이 새어 나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드디어 5월 12일, 여행 둘째 날의 시작이다. 날씨는 맑고 약간 덥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땀이 주룩주룩 흐를 정도는 아니니 다시 시작될 여행이 기대가 됐다.
11시까지 퇴실이기에 우린 소화도 시킬 겸 아침 산책을 했다.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저번 후기에서 얘기했던 통나무 다리가 있는 곳이 나온다. 바로 그곳에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서 그곳에 앉아서 쉬면서 남이섬의 아침을 온몸으로 맞이했다.
▲ 아이들이 벤치에 앉아 쉬는 동안 나는 남이섬의 아침을 담아본다.
알파고 시즌 투, 알파체스를 소개합니다
이때도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 게임 세계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어제부터 갑자기 아이들이 하게 된 게임이 있다. 이름하야 ‘알파체스’라 할 수 있는데, 컴퓨터체스를 그대로 따라하여 일반 게이머와 한판 붙는 것이다. 이것을 하려면 두 대의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A은 레벨을 최고에 놓고 컴퓨터와 붙고, B은 넷 상의 게이머와 둔다. 먼저 게이머가 한 수를 놓으면, A는 그 수를 따라서 놓는다. 그 때 컴퓨터는 연산작용을 하여 최적의 수를 두는데, 그걸 그대로 B가 두는 것이다. 즉, 게이머는 사람과 붙고 있다고 생각할 테지만, 실제는 컴퓨터와 두고 있는 셈이다. 알파고의 경우에 빗대어 말하면 ‘게이머=이세돌, B=컴퓨터’인 셈이며, 무한도전에 빗대면 ‘게이머=인간 6명, 본인=굴삭기’인 셈이다.
▲ 이들은 굴삭기와 파기 대결을 하고, 전철과 100미터 달리기를 하고, 소와 밧줄싸움을 했다. 그리고 모든 게임에서 졌다.
바둑은 최근에서야 인간과 대등하게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지만 체스는 이미 1997년에 인간을 넘어섰다고 한다. 결국 이건 아주 불공평한 게임을 하는 셈이지만, 우리는 하나의 ‘알파고’의 두 번째 경기를 보듯이 주위에 모여들어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첫째 판엔 컴퓨터의 난이도를 낮게 설정하는 바람에 졌고, 둘째 판엔 놓는 순서를 헛갈리는 바람에 졌다. 하지만 두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벽하게 컴퓨터가 놓는 대로 놓을 수 있게 되면서 아주 가볍게 이길 수 있었다. 인간을 가장한 컴퓨터와 체스를 두며 매번 져야 했던 전 세계 체스 매니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런 아이디어를 내어 체스 매니아에게 깊은 시름을 안긴 민석이에겐 ‘잔 머리 최고’란 칭호를 드린다.
▲ 알파체스를 하고 있다.
11시에 콘도에서 나와 픽업용 버스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역시나 사람들이 벌써부터 많이 몰려 있더라. 남이섬은 정말 사람들에겐 좋은 이미지로 남아 있는 곳이긴 하나 보다.
▲ 남이섬에서의 1박 2일 마치고 이제 간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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