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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2. ‘죽은 시인의 사회’ 넘어서기2 둘째, 교사가 교육에 대한 욕심을 내면 낼수록, ‘학생을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학생과의 관계는 왜곡된다는 점이다. 교사의 의욕이 학생의 성숙을 막는다 교사가 학생들에 비해 앞서서 생각할수록, 앞서서 계획할수록 학생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소외되게 마련이고, 교사가 가르쳐주고 싶은 게 많으면 많을수록 학생들의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생보다 한 걸음 앞서 가선 안 되며, 반보만 앞서 가면 된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교사가 된 입장에선 하나라도 더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싶고,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낀 것들을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다 보니, 의욕이 앞설 때가 많다. 그래서 수많은 교사들이 개인의 역량을 ..
13. 나만의 속도, 나만의 걸음걸이로 가다 키팅의 수업은 각 시간들이 나름의 의미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수업 시간엔 학생들을 밖에 모이게 하여 일렬로 세우고 원을 그리며 돌게 했다. 처음에 걷기 시작했을 땐 각자의 템포에 맞춰 걸으니, 속도도 맞지 않아 뒤죽박죽이 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조금 시간이 지나자 누가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도 속도가 맞고 심지어 발까지 맞춰졌다. 이런 상황을 보면 누군가는 ‘학생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은 결과’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처럼 개인주의가 판을 치고 공동체 마인드를 볼 수조차 없는 시대엔 제식훈련을 하듯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좋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누구도 뭐라 하지 않았는데, 속도가 맞고 발이 맞기 시작했다. 공동체를 지향하되,..
12. 표현의 수업 키팅의 네 번째 수업 시간은 야외에서 진행되었다. 키팅은 공을 가득 담은 그물망을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엔 ‘시구가 적힌 쪽지’를 쥐고 학생들과 운동장을 걸어간다. 한 가운데에 도착하자 키팅은 학생들에게 시구 하나씩을 나눠주고 그들을 일렬로 서게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시구를 크게 읽은 후에 그 감정을 담아 공을 발로 차는 것이다. ▲ 공을 찬다는 건, 나에게 달라 붙어 있는 불안, 공포, 후회의 온갖 감정을 날려 버린다는 의미가 있다 나를 표현하라 학생들이 시구를 읽고 공을 찰 때 키팅은 휴대용 턴테이블로 음악을 튼다. 음악을 튼 이유는 리듬에 맞춰 시를 좀 더 리드미컬하게 낭독하기 위해서이며, 작게 웅얼거리는 학생의 경우 음악 소리에 낭독 소리가 묻히기에 크게 낭독하도록 만..
5. 교사의 교육관과 수업 ‘처음’은 강인한 인상으로 남든지, 지루한 일상으로 남든지 한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 완전히 빗나갈 때 나의 이성으로 알던 영역을 벗어나서 앎의 희열을 맛볼 때 강인한 인상으로 남지만, 판에 박힌 경험일 때 여태껏 알던 내용의 반복일 때는 지루한 일상으로 남는 것이다. ▲ 첫 수업을 들으며 학생들은 깅인한 인상을 받았다. 이벤트적인 수업 & 판에 박힌 수업, 그 사이의 줄타기 키팅 선생의 첫 수업은 학생들에게 강인한 인상으로 남았다.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순간이었고,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던 순간이었기에, 학생들은 “등골이 오싹했어”, “이상했어”라는 평가를 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첫 수업만을 보고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건 너무도 어리석은 행동이다. 한 번의 임팩트 있..
목차 1. 교보문고의 5만 년된 나무 테이블 알아? 알아, 교보문고의 탁자? 숨겨진 이야기는 사물을 달리 보이게 만든다 나무가 던진 메시지, ‘너 혼자 잘났니?’ 2. ‘눈물 시리즈’는 준규식 호곡장론 책! 책! 책! 사람 책을 읽읍시다! 울어재낄 수 있는, 그 마음 3.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그 글에 대한 평가를 듣는다는 것 서마가 강림하사, 눈물 시리즈를 쓰게 하셨네~ 할렐루야! 1부의 흡입력, 2부의 가슴뭉클함 내 글에 대한 평가를 듣다 조회수, 좋아요가 뭐길래 완벽한 글이 아닌, 나의 글을 쓸 수 있나? 남자에게 관대한 풍토, 그걸 잊지 마 4. 교사는 학생에게 빌미를 주는 존재다 한 학생을 오롯이 지켜볼 수 있다는 장점 쇼를 하는 아이들 행동을 바꿀 만한 빌미를 주는 교사여야 한다 『박준규』..
목차 1. 수업의 재건을 말하는 교사들 니가 번개팅의 묘미를 알아? 제대로 된 교육은 교사의 열정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잘 돌아가는 시스템에 의지한다 너를 만나 나는 사라졌다 2. 수업의 해체라는 말이 던진 고민들 제3의 길을 모색하다 수업의 재건이냐, 수업의 해체냐? 오해가 관계를 더 돈독히 한다 인용 눈덩이 프로젝트 만남
열띤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흐르고 있다. 민쌤이 이야기를 주도하고, 그에 따라 섬쌤이 자기의 견해를 덧붙이며 이쌤이 궁금한 것들을 물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제3의 길을 모색하다 섬쌤은 지금 교원대에서 교육사회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이제 논문을 써야 한단다. 학자적인 기풍이 강하게 느껴졌고 학문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이쌤이 “연구하고 싶은 게 있어서 교원대 석사 과정에 들어간 거예요? 아니면 어떤 이유 때문에 석사 과정에 들어간 거예요?”라고 물었다. 저번 8월 모임 때 묻고 싶었던 질문이었는데, 그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얘기를 하느라 하지 못했던 질문이다. 이에 섬쌤은 “처음엔 교직에서 꿈틀거리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긴 했는데, 그러면 더 시간만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