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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 5. 교사의 교육관과 수업 본문

연재/시네필

죽은 시인의 사회 - 5. 교사의 교육관과 수업

건방진방랑자 2019. 10. 2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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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교사의 교육관과 수업

 

처음은 강인한 인상으로 남든지, 지루한 일상으로 남든지 한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 완전히 빗나갈 때 나의 이성으로 알던 영역을 벗어나서 앎의 희열을 맛볼 때 강인한 인상으로 남지만, 판에 박힌 경험일 때 여태껏 알던 내용의 반복일 때는 지루한 일상으로 남는 것이다.

 

 

  첫 수업을 들으며 학생들은 깅인한 인상을 받았다.

 

 

 

이벤트적인 수업 & 판에 박힌 수업, 그 사이의 줄타기

 

키팅 선생의 첫 수업은 학생들에게 강인한 인상으로 남았다.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순간이었고,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던 순간이었기에, 학생들은 등골이 오싹했어”, “이상했어라는 평가를 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첫 수업만을 보고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건 너무도 어리석은 행동이다. 한 번의 임팩트 있는 수업은 그 다음 수업을 기대하게 하는데, 오히려 그 다음 수업이 판에 박힌 수업일 경우 학생들에겐 더 큰 실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 수업을 첫 수업처럼 임팩트 있는 수업으로 꾸밀 수도 없다. 그건 교사의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것일뿐더러, 반복되면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지게 한다. 프리젠테이션을 활용한 수업이 처음 등장했을 때 학생들은 수업의 혁신이란 표현을 쓰며 좋아하긴 했지만, 그게 매번 반복되자 오히려 급속도로 흥미를 잃어버린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첫 수업은 번개 같이 학생들에게 다가왔다. 그래 첫 수업이니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다음 수업은 어떨까?

 

 

이런 점 때문에 키팅 선생의 수업은 매번이 그런 이벤트로 채워져서도, 그렇다고 다른 선생의 수업처럼 판에 박힌 수업이 되어서도 안 되는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키팅의 수업은 위험한 줄타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이벤트로 전락하거나, 지극히 평범한 수업이 되어 버리니 말이다.

그래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갈 수밖에 없다. ‘과연 키팅은 어떤 균형감각으로 수업을 진행할 것인가?’를 보는 것이 이 영화의 첫 번째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 밝은 영화제에 출품하러 회의를 하고 작품을 만드는 아이들. 수업은 언제나 긴장되면서도 기대된다.

 

 

 

교육관이란 이상이 수업을 통해 현실이 된다

 

키팅 선생의 수업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전에 그의 교육관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균형감각이 어떤 교육관을 토대로 발현되고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육관을 안다는 건 그 사람이 교육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안다는 것이고 어떤 지향점을 지니고 있는지 안다는 것이며, 그게 어떻게 수업으로 구성되는지 안다는 것이다.

어떤 교사는 학생들을 몰아세우며, 성적에 따라 편애하고, 수시로 그딴 식으로 공부해서 앞으로 뭘 해먹고 살겠어?’라며 인격을 모독한다. 그러면서 죄책감은커녕 자신은 학생을 분발시키기 위해 노력했노라고 만족해한다. 우리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교사의 교육관은 공부란 목적이 아닌 수단이기에 보상을 위해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가장 현실적이면서 모든 교육 논의 중에 가장 그럴 듯해 보이는 교육론이라 할 수 있다.

 

 

그럴 듯해 보이는 말이 실제론 되게 위험한 말이고 편견을 부추기는 말이다.

 

 

그에 반해 다른 교사는 학생들에게 열정적으로 교과지식을 가르치기보다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얼핏 보면 교사의 역할은 등한시하고, 그저 학생들과 시간을 때우며 노는 것처럼 보이기에 숱한 오해를 낳기도 한다. 하지만 그 교사의 교육관이 학생은 원래 가지고 태어나는 게 있기에 조화를 이루어 갖추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에 그 교사의 수업 내용을 보면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이처럼 교육에 대한 생각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고 어떤 교육관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수업 내용에도 반영되며, 학생을 대하는 태도에도 녹아난다.

 

 

13년에 단재학교 영화팀과 지리산 종주를 하며. 노는 것처럼 보이고 여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도 교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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