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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0. 언어는 끊임없이 미끄러진다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이 오해를 빚을 수밖에 없다는 걸 메러비안 법칙과 애매한 표현들, 그리고 이미 글자 자체에 담겨 있는 이중성의 의미를 통해 살펴봤다. ▲ 나의 생각을 내가 모르지만, 안다 해도 그건 10%만 겨우 전달될 뿐이다. ‘내 생각’은 이야기가 시작되면 사라진다 둘째는 ‘내 생각’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말을 하기 전부터 각자의 확고한 생각이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니 자기 생각에 따라 말을 하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분명히 대화를 하기 전에 ‘내가 말하려는 의도’라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말하려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혀 다른 말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
2. 선빵 통역으로 전달되는 유쾌한 혼란 그렇기에 난 이걸 ‘유쾌한 혼란’이라 정의하고 싶다. ‘혼란’을 수식하는 단어가 ‘유쾌’이기에 의아해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금의 솔직한 감정이고, 이 감정이야말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 싱크로율 200%의 선빵통역. 그 덕에 우치다란 샘의 물을 길을 수 있었다. 우치다가 선사한 유쾌한 혼란 예전에 고미숙씨의 책을 읽고 “난 이걸 ‘유쾌한 충격’이라 표현하고 싶다. 간혹 정말 좋은 책을 발견하고 읽을 때 이런 기분이 들곤 한다. 내 삶이 전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내가 지금껏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허물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건 어찌 보면 나의 한계와 치부를 여지없이 들춰내는 것이니 불쾌할 만도 하지만 실상 기분은 나쁘지 않..
1. 우치다 타츠루란 샘에서 길어 올린 물의 맛은? 어느덧 길고 긴 후기의 마지막 편을 쓰게 되었다. 들어가는 글을 쓸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첫 글을 쓸 때 “이 글은 ‘박동섭-우치다 타츠루’를 담은 프롤로그격(모두 5편 내지 7편으로 진행될 예정)의 글이다”고 밝혔으니, 무려 28편이나 더 쓰게 된 셈이다. 그때만 해도 강연 당 2편 정도로 후기를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교육’은 다듬다 보니 내용이 늘어난 경우이고, ‘공생의 필살기’는 풀어내고 싶은 내용이 많아 저절로 늘어나며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 그만큼 기본적인 생각과 엇나가는 부분들이 많아 그걸 자기화하여 표현하려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 우치다 타츠루란 샘엔 어떤 물이 있..
2. 어디서도 듣지 못한 우치다 타츠루의 교육이야기 우치다쌤의 책엔 지극히 일상적인 예화가 등장하고 아주 평범한 단어들이 쓰여 있다. 예를 들면 다음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다. 운전학원 강사는 ‘다른 사람과 같은 수준에 도달했는가?’로 당신을 평가합니다. 반면 레이스 드라이버는 ‘다른 사람과 어떻게 다른가?’로 당신을 평가합니다. 그 평가를 실시하기 위해서 한쪽은 ‘이것으로 끝’이라는 도달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다른 한쪽은 ‘끝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면서 도달점을 소거시킵니다. 두 교사가 다른 점은 이것입니다. 네, 이것뿐입니다. -우치다 타츠루, 『스승은 있다』, 민들레출판사, 2012년, 35쪽 위의 내용은 운전면허 학원에서 운전을 가르쳐주는 것과 F1의 전설과도 같은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
목차 1. 똑똑할수록 배움에서 멀어진다 미지의 세계를 안으려는 사람만이 배울 수 있다 지금 시대가 배움을 등한시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학교에서도 하려 한다 2. 자신을 개방하는 자만이 배울 수 있다 대학평가가 오히려 대학을 병들게 하다 소비자 마인드, 연구를 망치다 배우는 자의 기본 전제, 소비자마인드 벗어버리기 3. 소비자 마인드에서 벗어날 때 배울 수 있다 배움이란 나의 인식의 틀이 완전히 뒤바뀌는 것 상처가 많은 아이일수록 배우기를 싫어한다 배움의 조건 1 - 자신을 드러내도 불이익 없는 공간 4. 오해가 스승을 만든다 어딘가 나를 이끌어줄 진정한 선생이 있을까? 배움의 조건 2 - 신뢰하려 노력할 때, 스승은 있어진다 오감을 활짝 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5. 배움의 조건이..
5. 배움의 조건이 발현된 건축물 배움이 일어나는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의 감정을 맘껏 개방할 수 있는 여건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잣대가 아닌 다른 잣대를 받아들일 수 있고, 겹겹이 쌓아놓은 외피를 벗어버릴 수 있다. 두 번째 조건은 ‘저 교사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오해할 수 있는 교사가 있어야 한다. 오해가 스승을 만들고, 그런 스승은 언젠가 나에게 깨달음을 준다. 첫 번째 조건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환경을 중시한다면, 지금부터 알아볼 세 번째 조건은 몸을 다치지 않게 하는 외부 환경을 중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우치다쌤은 무도와 배움을 하나로 엮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도와 배움은 여러 부분에서 겹친다. 배움의 조건: 3. 위험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청결한 환경 두 사람이 합..
4. 오해가 스승을 만든다 배우기 위한 전제조건으론 ‘소비자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꾸 근시안적으로 결과만을 쫓아다니게 되면 배우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배울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기게 된다.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을 꽁꽁 감싸 안고 있던 외투나 자의식을 벗어버릴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서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다. 개풍관은 그런 이유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자신을 개방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자신을 표현해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것을 현실에서 보여주는 곳이다. 개풍관에 모인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 배우려면 소비자마인드를 버리는 것부터 시작이다. 어딘가 나를 이끌어줄 진정한 선생이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