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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목차 1. 전주와 영화제, 그리고 여행 고향 전주로 여행을 떠나다 영화는 책이다 2. 전주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느끼다 아무 것도 안 할 자유! 남천교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자유를 얻다’ 3. 경기전과 전동성당 동양의 역사와 서양의 역사가 한 곳에 있게 된 배경 전동성당과 경기전의 특징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본다 4. 부채의 도시, 전주 단오와 부채의 관계 부채에 자신을 남기다 5. 오목대와 풍남문을 둘러보며 발전에 대해 생각하다 오목대: 이성계의 흥취를 공유하다 풍남문: 오래된 미래를 지키려는 노력 전주와 완주의 통합에 대한 견해: 見小利則大事不成 6. 전주의 맛을 먹다 콩나물국밥(현대옥) 콩국수(진미집) 비빔밥(고궁) 육개장(복자식당) 냉면(함흥냉면) 7. 전주의 맛을 먹다Ⅱ Cafe..
10. 떠나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 흔히 듣는 말. 그게 뭐냐 하면,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다’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다보면, 참 허무해질 때가 있다. ▲ 사람은 습관적으로 행복이나 희망은 지금의 현실이 아닌 저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다?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왜 알지 못한 채 살았냐는 것이며, 그렇다면 늘 가까운 곳만 예의주시하면 된다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자칫, ‘파랑새는 가까이에 있으니, 멀리 나갈 생각은 하지도 마라’라는 말로 비약되어 ‘라푼젤’처럼 방안퉁수로 만들 소지도 있다. 그런데 이쯤에서 「행복한 시한부 인생」에서 했던 ‘자신을 바꾸고 싶은 자, 현실의 반복에 지겨움을 느끼는 자 미련 없이 떠나라.’라는 얘기로 결론을 맺어도 될..
2. 전주에서 ‘아무 것도 안 할 자유’를 느끼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와서 첫 영화를 보고 우린 하릴 없이 전주를 거닐기로 했다.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객사에 앉아 있으니 봄기운이 완연했다. 난 이런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길 원했는데, 아이들은 이런 시간에 익숙지 않나 보다. ▲ 아이들과 객사에서 쉬었다. 그런데 조금 쉬었다 싶었는데 가자고 하더라. 아무 것도 안 할 자유! 이럴 땐 어릴 적 내 모습이 떠오른다. 학교가 끝난 후 집에 들어오면 방은 고요했다. 어머니는 일을 나가셨기에 방엔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다. 냉장고에서 깻잎을 꺼내어 밥을 먹고 배를 깔고 방에 눕는다. 숙제를 하기 위해서다. 슥삭슥삭 숙제를 하다 보면, 어느새 방안 가득 햇살이 들어온다. 몸을 고이 감싸는 햇살의 포근함에 ..
1. 전주와 영화제, 그리고 여행 삶은 아이러니다. 막상 그곳에 살 땐, 그곳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 떠나고 난 후에야 그곳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제야 부랴부랴 찾아가게 된다. 그건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막상 곁에 있을 땐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떠난 후엔 빈자리에 몸서리치며 맘 아파한다. 하지만 그 순간엔 이미 늦는다. 후회는 언제나 때늦은 깨달음일 수밖에 없다. ▲ 떠난 다음에야 전주를 다시 보게 됐고, 이렇게 여행처럼 다시 오게 됐다. 고향 전주로 여행을 떠나다 이처럼 전주에 살 땐 전주영화제에 가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건 제주도에 사는 사람이 제주도를 둘러보지 않는 것과 같다. 4월에 단재친구들과 제주도를 여행할 때, 성산리 일대에서 자전거 바퀴를 때우느라 민가에 신세를 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