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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15. 전주한옥마을이 던진 메시지 9시부터 이튿날 강의가 시작된다. 새벽 2시가 넘어서 잤지만, 7시 30분에 일어나니 그렇게 몸이 무겁진 않았다.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는 강의였다면 몸도 무겁고 마음도 심란했을 텐데, 참석하고 싶어 참석하는 강의이니만치 몸이 먼저 그걸 아는 듯했다. 아침밥을 챙겨먹고 모든 준비를 마치니 어느덧 8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서둘러 집에서 나왔다. ▲ 남천교에서 찍은 전주천의 아침 풍경. 이렇게 이른 아침에 여길 거닐다니, 참 재밌다. 관광지가 아닌 삶의 공간 집에서 한옥마을까지는 걸어서 20분 거리다. 지금은 벽화마을로 유명한 ‘자만마을’이란 곳이 있다.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 그곳에 있었는데, 모든 산동네들이 그렇듯 서민들의 터전이었다..
2. 교컴 겨울연수에 대한 기대 준규쌤과의 광화문에서 맛난 만남이 끝나고 어느덧 시간이 하루 이틀이 지나 수련회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당연히 갈 생각이었지만, 정식으로 등록한 것은 아니기에 ‘정말 가도 되는 걸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 전주에 내려 한옥마을을 걸어서 지나간다. 이젠 한복을 입고 여기저기 누비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다.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길을 나서다 그래서 모임 당일 아침에 준규쌤께 “오늘 전주에서 하는 교컴연수 갈까 하는데 가도 되나요?”라고 확인 차 문자를 보냈고, 준규쌤은 “물론~ 오세요. 저는 군산공항에 2시 도착. 전주로 이동하면 3시 좀 넘겠네요”라고 답문이 왔다. ‘물론’이란 말에 안도했지만, 문자를 끝까지 읽고선 막막함에 한숨이 절로..
4. 부채의 도시, 전주 전주가 비빔밥으로 유명한 것이야 지나가는 개도 알 테지만, 부채로 유명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물론 전주에서 30년을 살아온 나로서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 이번 기회를 통해 전주가 부채의 도시였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단오와 부채의 관계 전주에서 부채가 유명해진 이유는 대나무가 많이 나며, 질 좋은 한지가 생산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전라감영(전라도와 제주의 행정을 총괄하던 관청)에 선자청扇子廳을 두어 부채를 만들었고 이렇게 만들어진 부채들은 단오날에 임금에게 진상되었다고 한다. ▲ 전라감영 안에 있는 선자청이란 곳이 보인다. 그런데 ‘단오날에 하필 부채를 진상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당연히 뒤따른다. 여기엔 조상들의 생활상이 숨어있..
3. 경기전과 전동성당 전주한옥마을은 몇 년 사이에 엄청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먹자골목이 대부분이어서 한옥마을을 다니다 보면 ‘기억나는 건 비싼 먹을거리와 구석구석 넘쳐나는 사람’만 기억에 남는 묘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에 왔다면 당연히 경기전과 전동성당은 둘러봐야 한다. 그리고 우린 두 곳이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 경기전과 전동성당이란 조합이 이색적이다. 동양의 역사와 서양의 역사가 한 곳에 있게 된 배경 경기전慶基殿은 조선이란 나라의 상징성을 지닌 건물이고 전동성당은 서양문물이 유입되었음을 나타내주는 상징성이 있는 건물이다. 그러니 당연히 두 건축물이 바로 옆에 있는 건 어색한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일까? 조선은 유교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