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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2. 교컴 겨울연수에 대한 기대 본문

연재/배움과 삶

교컴 겨울수련회 참가기 - 2. 교컴 겨울연수에 대한 기대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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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컴 겨울연수에 대한 기대

 

 

준규쌤과의 광화문에서 맛난 만남이 끝나고 어느덧 시간이 하루 이틀이 지나 수련회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당연히 갈 생각이었지만, 정식으로 등록한 것은 아니기에 정말 가도 되는 걸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전주에 내려 한옥마을을 걸어서 지나간다. 이젠 한복을 입고 여기저기 누비는 사람들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다.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길을 나서다

 

그래서 모임 당일 아침에 준규쌤께 오늘 전주에서 하는 교컴연수 갈까 하는데 가도 되나요?”라고 확인 차 문자를 보냈고, 준규쌤은 물론~ 오세요. 저는 군산공항에 2시 도착. 전주로 이동하면 3시 좀 넘겠네요라고 답문이 왔다. ‘물론이란 말에 안도했지만, 문자를 끝까지 읽고선 막막함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등록할 때 준규쌤이 계시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청강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려볼 생각이었는데,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어색함을 무릅쓰고 부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어중간한 입장에서 불청객처럼 떠나게 되니, 심장은 콩닥콩닥거리고 가슴은 두근두근거렸다. 이쯤 되니, 수련회에 대한 기대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9시 버스를 타고 가니 막히지 않고 2시간 40분 만에 전주에 도착하여, 한옥마을까지 천천히 걸어서 갔다. 전주 한옥마을이야말로 갑자기 유명해진다는 게 뭔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6년 사이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있었던지, 지금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이 되어 버렸다.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홈그라운드이기에 한 편으론 변화된 위상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너무도 익숙한 공간이라 어렵지 않게 찾았다. 하지만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거기서 전주천을 따라 올라가니 완판본 문화관 바로 옆에 전주향교문화관이 있더라. 바로 이곳이 오늘 내일 이틀간 수련회가 진행되는 곳이다. 바로 앞엔 인쇄된 종이로 26회 교컴 겨울 수련회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시간은 120분이었는데,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렸다. 130분부터 등록하기 시작하여 2시부턴 일정이 시작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45분까지 서성이다가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이미 몇 분의 선생님들이 와서 자리에 앉아 계시더라. 짐짓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둘러보니, 한 선생님이 뒤에서 등록하세요라고 알려주신다.

이젠 맞닥뜨려야 할 시간이다. 호기롭게 가방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큰 걸음으로 뒤쪽으로 걸어간다. 거기엔 함영기 선생님과 然在 선생님이 계셨는데,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성함은 가나다순으로 되어 있으니 찾아서 싸인해주세요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래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저는 등록은 하지 않았고 청강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대안학교인 단재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하셨는지 잠시의 침묵이 흘렀고 그때 함영기 선생님이 단재학교라면 박준규 선생님이 일하시던~”이라 말문을 여셨다. 그래서 집이 전주이기에 숙박은 집에서 하고 강의만 청강하겠다고 확실히 말했더니, “그래도 우선은 이름을 쓰고 싸인을 해주시고, 준규 선생님이 오시면 그 때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하죠라며 일사천리로 일이 해결되었다.

 

 

노심초사했는데 다행스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입 꼬리가 절로 올라가던 순간.

 

 

 

교컴도 몰라요, 교실밖교사커뮤니티도 몰라

 

솔직히 말하면 여기에 올 때까지만 해도 무슨 모임인지 제대로 알아보진 않았다. 그저 눈덩이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된 이은진 쌤이 교실 속 인권 이야기라는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무대에 서서 강의를 한다는 것과 섬쌤이 복지국가와 시민성을 바라보다라는 주제로 15분간 강의를 한다는 것,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교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는 것 정도만 알고 왔을 뿐이다. 이런 모임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정도는 알고 참여하는 게 예의인지는 모르지만, 전혀 모르고 현장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왔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민들레 12일 모임같은 포근함이 있었다. 여기에 온 분들이 서로 친한지, 얼마나 깊은 인연이 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곳을 찾아온 사람에게 냉대하거나, 자기들만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안정되었다.

조금 지나니 섬쌤이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온다. 섬쌤은 아는 사람이 많은지 여기저기 인사를 나누며 바삐 왔다 갔다 한 후에 자리에 앉는다. 그래서 무려 두 번이나 만났다는 인맥(?)을 과시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섬쌤의 문제의식은 교육은 교육의 일로만 바뀔 수 없다. 사회와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인데, 내일 강의에서 그게 어떻게 여행이야기와 함께 풀어져 나올지 기대된다.

 

 

▲  여기서 어떤 이야기들이 흘러 넘칠 것이며, 난 그걸 어떻게 낚아챌 수 있을까. 그 흐름 속에 동참하기.

 

 

 

강의를 맛볼 준비가 되셨나요?

 

2시가 넘어서 도착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5분 정도 있다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무려 인성교육을 넘어 시민성 교육으로. 역시 아는 게 없으니, 어떤 얘기를 들어도 고정관념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거란 낙관적인 기대를 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솔직히 지금 이 순간, 행복감이 밀려온다. 세상 삼라만상의 진리를 터득한 부타처럼, 어떤 것도 부러울 게 없는 배부른 돼지처럼 부담이나 걱정은 전혀 없이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니 맘 편하게 강의 하나 하나를 맛있게 먹어볼 생각이다. 어떤 맛인지, 그리고 강의가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걸어올지, 어떤 미세한 떨림들이 나를 촉발시킬지, 이 상황에 빠져볼 생각이다. 이럴 때야말로 강의가 나를 듣는다는 표현이 제격인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교컴 12일 겨울 수련회의 풍성한 이야기 속으로 거침없이 빠져보자.

 

 

연재쌤의 소개로 드디어 본격적인 수련회가 시작되었다. 이런 기분 처음이야~ 떨린다, 그치만 좋다.

 

 

인용

목차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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