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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조선후기 한시 쇄신의 방향과 주자학: 진시(眞詩)’ 후기 목차 1. 형술쌤이 초대한 한시의 세계에서 한바탕 춤을 추다 한문과 마주 보고, 한문과 한바탕 어우러지다 형술쌤 한시의 세계로 들입다 초대하다 2. 건빵이 한시특강을 듣는 이유 참새가 방앗간을 찾듯, 건빵은 한시특강을 듣네 한시특강을 들으러 온 사람들 전공자가 들으니 더욱 유익한 한시 특강 3. 훅하고 들어가 좌중을 압도한 16세기 한시 이야기 나도 모르는 새에 한시의 세계로 빠져들다 당나라 시풍이 우세를 떨치며 개성이 사라진 한시들 4. 복고파가 문단을 휩쓸다 복고파의 의의와 한계 복고파의 억눌림을 뚫고 분출한 생기발랄한 목소리 5. 천기를 문학에 담으려던 사람들 공안파를 비판한 김창협 공안파의 천기와 백악시단 천기는 다르다 6. 천기가 가득 ..
6. 천기가 가득 담긴 한시를 맛보다 한 시간 정도 만에 16세기 조선 문단의 시풍(詩風) 변화를 훑어봤다. 이게 바로 우리가 전문가에게 강의를 들어야 할 이유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주제의 내용을 알기 위해선 여러 자료를 뒤적이며 몇 달을 끙끙 앓을 정도로 공부해야지만 겨우 윤곽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을 두 시간 정도의 강의만으로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16세기 시단에선 당풍이 유행하며 천부적인 자질을 지녀야만 시를 지을 수 있다는 논리가 전개되었고 이런 논의에 반감을 지닌 사람들은 ‘문장은 전한 시대의 것을 따르고, 시는 성당 시대의 것을 따른다[文必秦漢, 詩必盛唐]’이란 구호를 외치며 성당(盛唐)의 시만을 읽고 본받으려 노력하면 충분히 좋은 시를 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5. 천기를 문학에 담으려던 사람들 조선에 이렇게 생기발랄하게 시를 쓰고 문장을 쓰자는 논의가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공안파(公安派)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안파의 대표주자인 원굉도와 이지 같은 인물은 억눌려 있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래서 원굉도는 아예 “본성에 맡기고 발하면 오히려 사람의 희노애락과 기호정욕에 통할 수 있으니, 이것이 기쁠 만하다[任性而發, 尚能通於人之喜怒哀樂, 嗜好情欲, 是可喜也].”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했으며, 이지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곧 진짜 마음이다[夫童心者, 眞心也].”라는 말까지 했다. 유학에선 억눌러야 했던 기(氣), 리(理)에 방해만 된다고 보았던 기(氣)를 그들은 한없이 긍정하며 ‘심즉리(心卽理)【성리학의 ‘성즉리(性卽理)’와 완전히 반대되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