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클리나멘 (6)
건빵이랑 놀자

프롤로그② 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여행은 세상과 나를 알아가는 공부 어머니는 극구 반대하신다. 하지만 이미 효 이데올로기나 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는 게 아님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나의 의견을 피력하여 이해시킬 것이다. 김유정 한문학원 원장님이나 구미란 피아노 학원 원장님, 윤양준 교수님은 환영의 뜻을 전해오셨다. 세 분 다 진취적인 삶을 사셔서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이다. 그렇기에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보는 기회를 환영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솔직히 윤교수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일장 훈계를 하실까, 아니면 선선히 받아들이실까? 교수님은 그냥 묵묵히 좋은 생각이라며 받아들이셨다. 타인이기에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나의 생..

프롤로그①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 도전! 난 여태껏 도전적인 사람이었나? 뭐 예전엔 그런 것 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다지 도전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저 어떻게든 짜인 틀 안에서 만족하며 살기를 바라는 보수주의자의 모습이었다. 그땐 그랬다. 특별히 무얼 해봐야겠다는 생각보다 그저 지금 이 안에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인지만 생각했다. 겁이 많았던 탓이기도 했고 특별히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모든 게 그런 것 같다. 내가 의식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면 그저 이대로 만족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 고로 변화나 도전은 어떤 다른 삶에 대한 고민 끝에 찾아오는 것이라는 것. 과연 나에게 이런 ‘도전’ 의식을 일깨워 준 계기는..
8. 남과 같지 않기를 키팅은 단순히 욕을 한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말은 행동으로 실천되어야 하고, 행동은 말로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言行一致, 行言一到). 그래서 키팅은 학생들에게 “서문을 모조리 찢어라”는 아주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에 이른다. ▲ 교과서를 찢으라니, 학생들의 표정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쓰레기”를 가차 없이 뜯어 버리라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내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교과서에 낙서를 한다거나, 교과서를 비판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었다. ‘교과서=진리’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익히고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하니 교과서를 찢는다는 건, 매우 불경스러운, 그래서 양심의 가책까지 느껴지는 일이었던 것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는데 1950년대가 배경인 이 학교의 ..
발표준비를 위해 자료를 찾다 보니 원문파일이 없는 게 무척이나 아쉽더라. 공부 자료를 만들려면 어떻게든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고 종횡무진 누비며 이해해야만 좀 더 원 자료가 쉽게 이해가 됐으니 말이다. 엇나감이 만든 고마운 인연 그런데 이때 생각난 사람이 바로 고전번역원에 있는 후배였다. 나야 2010년 이후로 한문은 놨지만, 그 녀석은 그 후로도 더욱 발분하여 여러 번역작업에도 참여했고 꾸준히 공부를 해왔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 기간 동안 이미 나와는 넘사벽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아주 간절하면서도, 아주 간곡한 목소리로 SOS를 외쳤던 것이다. 이럴 때 연락할 수 있는,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나 왜 이리 인복이 좋은 거냐^^). 바로 이 녀석과의 인..
리쌍의 오래된 노래 중에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가 나왔을 때 처절한 내용임에 비해 흥겨워 엄청 자주 들었고, 오죽했으면 2010년에 마지막 임용을 준비하면서 만든 자료집의 이름에 이 노래 제목으로 쓸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노래에 푹 빠져 있던 때에 난 ‘사람은 선線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선은 어떤 것도 아니다. 그저 점과 점을 연결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어떤 지향점도, 어떤 사건도, 어떤 변화도 있지 않다. 하지만 선과 선이 마주치면 접점이 생기고, 거기에 또 다른 선까지 마주치면 삼각형이 되어 완전히 형질이 변화하게 된다. 그걸 도약이라 할 수 있고, 나라는 인간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계기로 들어서는 가능성이라 할 수 ..
3. 돌베개 출판사와의 마주침 ‘출판사 이름의 연유가 그럴 것이다’고 짐작하며 시간을 지내왔다. 임용공부를 하던 시기를 지나 대안학교 교사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 페이스북으로 출판사의 소식을 간간이 들으며 인연을 계속 지속해왔다. 그러던 중 ‘돌베개 책과 독립영화의 만남’을 보러 인디스페이스에 갔다가 『돌베개 2014 도서목록』이라는 책을 보고 나서야 출판사 이름이 어떻게 지어진 것인지 알게 된 것이다. 그 순간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웅대한, 그러면서도 절실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돌배개란 이름은 바로 장준하 선생님과 관련이 있었다. 출판사 이름을 제대로 알게 되다 장준하 선생이 유신 시대로 접어드는 암울한 시기에 항일 운동을 했던 기억을 되살펴 펴낸 수필집의 이름이 바로 『돌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