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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2. 프롤로그② 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2. 프롤로그② 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건방진방랑자 2021. 2. 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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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여행은 세상과 나를 알아가는 공부

 

어머니는 극구 반대하신다. 하지만 이미 효 이데올로기나 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는 게 아님을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나의 의견을 피력하여 이해시킬 것이다. 김유정 한문학원 원장님이나 구미란 피아노 학원 원장님, 윤양준 교수님은 환영의 뜻을 전해오셨다. 세 분 다 진취적인 삶을 사셔서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이다. 그렇기에 철저히 혼자가 되어 보는 기회를 환영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솔직히 윤교수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일장 훈계를 하실까, 아니면 선선히 받아들이실까? 교수님은 그냥 묵묵히 좋은 생각이라며 받아들이셨다. 타인이기에 많은 이야기를 해주시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나의 생각에 우려를 보낸 사람은 스터디에서 함께 공부하는 임명희 선배였다. 알고 있다, 가까스로 스터디가 정상화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 멤버들이 영입되었고 새로운 내용으로 스터디가 진행된다. 그런데 거기에 대고 내가 양해를 구한다며 잠시 빠지겠다고 했으니 좋아 보이진 않았겠지. 더욱이 선배의 생각은 많은 부분에서 나와 달랐다. 나중에도 그런 여행은 가능하다는 것과 공부할 때 맘껏 공부해야 한다는 것.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은 현실도피이거나 치기(稚氣)로 보였을 것이다. 딱 거기에서 말은 끝났다. 더 이상 말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셨을 거다. 하지만 내 생각은 정확히 그 부분에서 갈라졌다. 분명히 지금이 공부할 때인 건 맞지만 그렇게 떠나는 게 공부의 일부가 아니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 또한 세상을 알아가는 공부이며 나를 알아가는 공부다. ‘공부도 다 때가 있다.’라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난 공부를 생활의 일부로 여기며 평생토록 그렇게 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도전은 단순히 지금과는 다른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도 있겠으나, 내 자신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도 있는 것이다. 굳이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내가 내 삶에 전적으로 주인이 되고자 하는 성년식과 같다라고나 할까.

 

이로써 다시 한 고비를 넘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 그 안에서 접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소통이니 말이다.

 

 

▲ 전주의 명산 모악산에 오른 스터디 멤버들. 이제 자리를 잡고 있는데, 빠지겠다고 하는 내가 못마땅했을 거다.

 

 

 

지리산 등반과 도전정신 없음

 

국토종단과 연이어 함께 추진되는 도전 과제가 또 있다. ‘지리산 등반(2013년에 단재학교 영화팀 아이들과 함께 이 과제는 실현됐다)’. 이건 내가 계획했던 일이 아니다. 나의 의식과 유정샘의 의식이 만나 합일점을 돌출해 낸 사건일 뿐이다. 어쨌든 경험이 전무한 나는 경험이 많으신 유정샘에게 의탁하기로 했다. 그게 차근차근 진행되어 피아노 샘에게까지 이야기가 흘러 들어갔다. 등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피아노 샘이 가게 될 진 모르겠으나 아직까진 Yes!인 상태다. 유정샘이 피아노 식구들을 데려가려 하는 이유는 좀 다층적이다. 그 중 표면화된 이유는 유부녀와 함께 가는 나에게 미안해서란다. 그래서 피아노 강사샘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난 어떤 경우이든 상관없다. 꼭 한 번 올라가고 싶었던 천왕봉에 올라가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한다. 피아노 식구들과 같이 간다면 새로운 인연들이 엮일 거라는 기대까지 하게 될 테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이건 나에게 도전이다. 누구에겐 이 일조차 일상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큰맘을 먹어야 가능한 도전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내가 얼마나 도전정신 없이 그저 안일하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예이기도 하다.

 

 

▲ 2009년에 했던 국토종단이 포문을 열었고, 4년이 지난 후에 지리산 종주도 단재 아이들과 할 수 있었다.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란 꿈을 품고

 

나에게 도전이라는 것은 어떤 특별한 것이었으며 유토피아적인 것이었다. 그래서 감히 실행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쉬쉬했던 사이에 어느새 시간은 이리도 흘렀다. 지금껏 도전이라 해봐야 누군가 차려 놓은 일정에 같이 따라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계획을 세우고 여정을 그리며 나의 발자취를 그 여정 안에 또박또박 아로새기고자 한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도전다운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 자신의 주체가 된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나의 발걸음들. 그래서 설레기도 하고 동시에 두렵기도 하다. 언제나 새로움에 맞설 때면 이 양가감정은 극대화되어 나를 흔들어댄다. 그러면서도 도전이 즐거운 이유는 이 양가감정 때문이리라. 일상의 식상함에 펄펄 살아있는 자기 자신을 느끼게 해주니 말이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두려움은 어느새 현실이 될 것이고 난 어느새 그 현실 속을 걸어가고 있을 것이며 그 감격의 순간을 스케치할 것이다.

 

난 화려한 인생을 살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오늘 이 순간에 충실하며 치밀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의 생각이 진리일 리는 없지만, 그럼에도 내 삶에는 어떠한 신념들과 확신, 그리고 내 삶을 운영케 하는 철학이 함께 있길 바란다. 나를 나라고 한다면 거기엔 남과는 다른 색채와 삶의 양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은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바로 그런 이상을 품고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내 자신이 되길 희망해본다. 그 희망에 다가가기 위한 여정이 이제 시작되려 하고 있다.

 

 

▲ 희망에 다가가기 위한 여정을 이제 시작한다.

 

 

인용

목차 / 사진 / 여행

프롤로그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

프롤로그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모든 해답은 네 안에 있어

난관에 부딪히다

국토종단을 위한 준비물을 갖추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철저히 혼자되기

남에게 폐 끼치기 싫다의 본질에 관해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

문제를 종단하다

출발 날짜를 하루 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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