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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1. 프롤로그①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09.02.28.토)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1. 프롤로그①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09.02.28.토)

건방진방랑자 2021. 2. 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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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

 

 

도전! 난 여태껏 도전적인 사람이었나? 뭐 예전엔 그런 것 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다지 도전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저 어떻게든 짜인 틀 안에서 만족하며 살기를 바라는 보수주의자의 모습이었다. 그땐 그랬다. 특별히 무얼 해봐야겠다는 생각보다 그저 지금 이 안에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인지만 생각했다. 겁이 많았던 탓이기도 했고 특별히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모든 게 그런 것 같다. 내가 의식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면 그저 이대로 만족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 고로 변화나 도전은 어떤 다른 삶에 대한 고민 끝에 찾아오는 것이라는 것. 과연 나에게 이런 도전의식을 일깨워 준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 지금까지 나는 나에게 침대의 길이를 맞추려 하기보다, 침대의 길이에 나를 맞추려 했었다. 마치 프루쿠로스테스의 침대(Procrustes's bed)처럼 말이다.

 

 

 

천천히 의식을 붕괴시키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과정은 천천히 만들어져 온 듯하다. 의식의 붕괴는 우연성을 긍정하게 했고 새로운 환경에 내몰리게 되는 것 또한 좋아 보이게 했다. 그건 클리나멘(Clinamen)’의 정신, 그건 도전이라는 것. 일상을 벗어나 삶 자체에 나를 맡기며 충실할 때 얼마나 세상은 이채(異彩)로우며 역동적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증표였다. 그렇게 차츰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이 그 첫째였을 것이다.

 

그 다음엔 스스로 규정지은 긴박감 때문이다. 지금은 학원 강사를 하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거기까지는 좋다. 내 몫도 하며 내 시간도 즐기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단지 거기에 멈춰 있다는 게 문제다. 지금 와서 3개월을 되돌아보면 거기엔 아무 것도 없었다. 물론 원장샘, 피아노 학원샘, 학원 아이들과의 인연이 있었고 돈을 벌기도 했지만 거기엔 결정적으로 내 자신이 빠져 있었다. 외부적인 것에 치여 나를 점차 잊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3개월이 지나고 든 생각은 허무하다는 거였다. 날 이렇게 매몰시켜 버릴 것인가?

 

 

▲ 학원에서 일을 하면서 반복된 생활에 난 생기를 잃어 갔다. 여러 만남도 있었고, 기대도 있었지만, 차츰 난 사라져 갔다.

 

 

그런 후회를 함과 동시에 그래 바로 지금이야!’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생각은 지금여기를 긍정하는 마인드와 결부되어 있을 것이고 현실적인 고려도 있었을 것이다. 우선 지금은 모든 면에서 자유롭다. 정해진 직장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 갖는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몸과 영혼이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다는 이야기다. 여러모로 따져 봐도 이때만큼 자유로운 시간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단지 걸리는 거라면 토요일에 하는 스터디인데, 그건 어떻게든 이야기하면 풀릴 문제다. 내년엔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말 선생님이 되어 있을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직장에 다닐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분명한 것은, 내년엔 학자금도 갚아야 하기에 이번처럼 손쉽게 학원을 그만두거나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 자체가 지금 여행을 떠나려 하는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늘 습관적으로 국토종단을 하고 싶어.’라고 되뇌던 내가 처음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니,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이건 하나의 거대한 도전임과 동시에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의지하는 의식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 그렇지 않아도 이 책이 내 맘에 불을 지폈었다. 그러나 임용 합격 이후로 미루며 시간만 보냈던 거다.

 

 

 

의지대로 모든 건 재구성된다

 

그러고 보면 이런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들이 불현듯 떠오른다. 선미는 여행기에 관한 책을 자주 나에게 보내줬었다. 최근에 보내준 끌림이란 책은 늘 환상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행이란 화두를 실행할 수 있는 불을 지폈다. 거기에 대고 기름을 부은 사람은 현아다. 언젠가 채팅을 하면서였을 거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내가 너무 이상주의자처럼 느껴졌었나 보다. 그래서 그렇게 말로만 하지 말고 직접 실행에 옮겨 보라는 식의 얘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 투의 이야기로 나를 자극했고 그때부터 난 여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모든 사건들은 연관이 없는 듯 우연히 일어나지만 그때의 나의 생각이 어떠냐에 따라 그 사건들은 하나의 줄기로 꿰어지곤 한다[一以貫之]. 결국 모든 건 재구성하고자 하는 의지대로 엮어지게 마련이다. 이런저런 경로를 거쳐 생각을 정리한 결과, 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그렇게 소원하던 국토종단을 3월 중순의 어느 날 떠나기로 맘먹었다. 뭐 아직까지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한 시기이며 더 힘든 시기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모두에게 승낙을 받아내야 하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두려움을 어떻게든 제어하며 이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이제부턴 피상적인 바람이 아니라 계획 단계다.

 

 

▲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들썩이던 때, 친구는 그 마음을 응원해주는 것처럼 책을 보내왔다.

 

 

인용

목차 / 사진 / 여행

프롤로그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국토종단을 맘먹다

프롤로그나만의 색채로, 나만의 계획으로

모든 해답은 네 안에 있어

난관에 부딪히다

국토종단을 위한 준비물을 갖추다

살아 있음이란, 그 자체로 생생한 기쁨이다

철저히 혼자되기

남에게 폐 끼치기 싫다의 본질에 관해

국토종단의 마음가짐 & 경로를 정하다

문제를 종단하다

출발 날짜를 하루 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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