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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 번 봐도, 두 번 봐도 모르니 조급해하지 말라 『소화시평』 권상 73번 박상 시를 할 때 해동강서시파의 특징을 제대로 음미해봤었다. 여러 책을 참고하거나 ‘한국한시약사(韓國漢詩略史)’를 보다 보면 16세기에 이르러 15세기 후반에 중국에서 유행하던 강서시파의 시풍을 본받아 박은ㆍ이행ㆍ박상ㆍ정사룡ㆍ노수신ㆍ황정욱이 강서시를 수학했고, 박은ㆍ이행ㆍ정사룡을 해동강서시파라 부르게 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그러면서 이들의 시풍에 대해 흔히 ‘기괴(奇怪), 난삽(難澁)’이라 평하고는 한다는 말이 덧붙여 있다. 그만큼 그들의 시는 머리를 온통 쥐어 짜네 늘상 습관적으로 써 오던 관습을 집어 던지고 전혀 새로운 전고를 쓴다던지, 기존에 쓰던 전고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쓴다던지, 문장을 비틀어버린다던지 했던 것이다. 그..
37. 두 가지 앎에 대해 ▲ 충주 → 여주 / 64.69km 아무래도 처음 하는 일은 어설프게 마련이다. 현세가 리더이기에 호기롭게 스마트폰을 빼서 지도 검색을 하고 지시해준 경로를 따라 간다. 그런데 일반적인 자전거 도로와는 다르게 충북선 기찻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처음 지도를 보는 것이라도 해도 시작부터 헤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를 찾지 못했고, 급기야 다른 사람의 농장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자 현세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팀원들도 어이없어 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이미 리더를 해보며 누군가를 이끈다는 어려움을 경험했던 지라, 팀원 누구 하나 섣불리 화를 내거나 불쾌한 표정을 짓진 않았다. 이에 현세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 지도를 보..
2. 도올과 건빵 그런 깨달음의 근저엔 도올 선생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그 전에 티비를 통해 도올 선생의 강의를 어렴풋이 들은 기억만이 있을 뿐이다. 그땐 단순히 ‘강의할 때 소리를 지르는 사람’ 정도로 받아들였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서 너무도 거대한 산이며,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는 강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 예전에 몰랐을 때만 해도 도올 선생은 그저 소리만 지르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다. 한문이 재밌었어요 더욱이 나의 전공이 ‘한문 교육’이다보니, 도올 선생의 책들이 어렵긴 해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한문공부의 재미도 느끼게 됐으며,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갖게 됐고, 공부의 의미도 알게 됐다. 우선 한문은 그저 어려서부터 해왔기에 해야만 하고, 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