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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두 번의 혁명일 4.19 혁명의 날에 여행기를 쓴다. 4월 19일은 두 가지 혁명이 있는 날이다. 하나는 모두 다 알다시피 기념일로서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나만의 혁명일로서의 의미다. 1960년 4월 19일, 혁명은 현재 진행형이다 물러나지 않을 것 같던 절대 권력이 민중의 힘으로 무너졌다. 촛불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때도 학생들이 먼저 들고 일어났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학생들이 ‘머리의 피가 마를 대로 말라 굳어버린’ 어른들을 대신하여 부패한 권력에 맞섰다. 무수한 인명 피해가 났으나 그들의 열망은 권력을 무너뜨렸다. 아마도 삼국부터 시작되는 한(韓) 민족의 역사상 민중 봉기가 성공한 최초의 예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학생이 중심이 된 4.19혁명의 열매는 더 악질적인 권력자에게 탈취당하고 만..
4월19일, 혁명일에 여행을 시작하다 버스는 목포 시내를 달려 유달산 근처에 도착했다. 불현듯 2005년에 여자 친구를 만나러 목포에 왔던 때가 스치더라. 그때 목포로 오던 길에 두 개의 터널을 지났었다. 터널로 들어가기 전엔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빠져나오고 나니 눈이 새하얗게 내리고 있지 뭔가. 순식간에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졌었다. 그 장면이 무의식중에 남아 있었나 본데 오늘 다시 그 터널을 지나니 4년 전의 기분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더라. 이렇게 다시 경험하니 예전의 추억들이 가슴 아프게 한다. 지금의 새 기억으로 옛 기억들이 덧씌워지길 바랄 뿐이다. 아마 내가 유달산을 가고자 했던 이유도 그런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유달산의 천지신명님께 빌다 버스를 타고 목포역에서 내려 한참을 헤매다..
초보 여행자의 어색한 출발 8시 50분에 전주에서 목포로 가는 차가 있는 줄 알고 그 시간에 맞춰 나갔는데 아뿔사~ 9시 26분 차였다.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한 게 아니라 개인 블로그 같은 곳에서 확인한 게 낭패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는데, 이상하게도 기다리는 시간조차 즐겁기만 하더라. 이제야 나의 꿈에 한 발 다가가는 거니 말이다. 초보 여행자의 자잘한 실수 기다리다가 차가 왔고 차에 타려고 배낭을 들 때였다. 배낭에 간식부터 지도, 그리고 여벌옷까지 넣다보니 꽉 차서 엄청 무거웠다. 그런 배낭을 조심해서 든 게 아니라 앞에 달린 끈을 쭉 잡아 당겨 들려 했으니, 어떻게 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 줄은 미싱 기계로 단단히 꿰매져 있어 튼튼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