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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신익성 - 여만汝萬 본문

산문놀이터/편지글

신익성 - 여만汝萬

건방진방랑자 2019. 10. 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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汝萬

 

 

 

해석

古文譬之飮食 六經左馬爲美粻 異端群流爲醺灌 騷選各體 爲潤吻之味 唐宋諸家 爲折俎之珍 此不可不察也

고문을 음식에 비유하면 육경과 좌전, 사기는 좋은 양식이고, 이단의 여러 유파는 술이며, 이소, 문선의 각 체는 입술을 적시는 맛있는 음식이고, 당송의 여러 문인들은 제기에 올리는 진미이니, 이 점은 살피지 않을 수 없다.

 

 

凡爲文 據理爲說 可傳久遠 駕虛逞才 終成徘語 命意不可不深 立論不可不正 使事不可不的 安字不可不重 承接要無痕迹 起結要得關鎖 此古人結撰之法 亡論韓柳以上 廬陵得體要 眉山能神解 亦不出此六者之外 要之化竟[각주:1]

글을 지을 적에는 이치에 근거하여 말을 지어내야 오래 전할 수 있다. 허구에 의지하여 재주를 부리면 끝내 농담이 된다. 뜻을 담음은 깊지 않으면 안 되고, 논의를 세움은 바르지 않으면 안 되며, 전고를 인용함은 적절하지 않으면 안 되고, 글자를 놓음은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연결되는 부분은 흔적이 없어야 하며, 시작하고 맺는 부분은 관건을 얻어야 하니, 이것이 옛 사람의 글 짓는 법이다. 한유와 유종원 이상은 말할 것도 없고, 여릉(廬陵 구양수(歐陽脩))이 요체를 얻고 미산(眉山 소식(蘇軾))이 신묘하게 깨달은 것도 이 여섯 가지를 벗어나지 않으니, 요컨대 화경(化境)이 존재한다.

 

 

在大明諸君子 不亦彬彬乎哉 北地古信陽雅雪樓高函中深弇園大 而其意皆欲軼唐宋而上之 故曰一用古文語傅今事[각주:2] 此亦一格 驟觀之 令人心目𢥠然 徐而究之 反似飣豆宿味 可易厭耳 五子之文 與唐宋諸家竝讀之 則具眼者必能辨之

명나라의 여러 군자들 또한 훌륭하지 않은가. 북지(北地 이몽양(李夢陽))는 예스럽고, 신양(信陽 하경명(何景明))은 아정하며, 설루(雪樓 이반룡(李攀龍))는 고원하고, 함중(函中 왕도곤(汪道昆))은 심오하며, 엄원(弇園 왕세정(王世貞))은 거대하다. 그들의 뜻은 모두 당송을 뛰어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오로지 고문의 말을 사용하여 지금의 일을 전하고자 한다.”라고 하였으니, 이 또한 하나의 체격이다. 언뜻 보면 마음과 눈을 놀라게 하지만, 천천히 궁구하면 도리어 익숙한 음식을 늘어놓은 듯하여 물리기 쉽다. 다섯 사람의 글을 당송 제가의 글과 함께 읽는다면 안목을 갖춘 자는 필시 분변할 수 있을 것이다.

 

 

初學見古人文字 或奇奧或豪縱 輒自傾倒 倣襲纔得一斑之似 便自意足 可哂而可鄙也 須審本末權輕重 毋欲速肖 毋欲躐等 看古文勿留意於字句 而耽討其敍事 論事之緩急詳略 精神氣脈之動盪分解處 捨其膚而取其髓 蓄其源而揚其流 斯可以入其藩而望其堂室矣 -樂全堂集卷之九

초학자가 옛사람의 글을 보다가 간혹 기이하고 오묘하거나 호방하고 방종한 부분이 있으면 번번이 경도되어 모방하고는 겨우 한 군데 비슷한 부분을 얻으면 곧 만족하니, 우습고 비루하다. 본말을 살피고 경중을 헤아리되 속히 닮으려 하지도 말고 등급을 뛰어넘으려 하지도 말아라. 고문을 보면서 자구(字句)에 얽매이지 말고, 서사(敍事)와 논사(論事)가 완만하고 촉급하며 상세하고 간략한 곳, 정신과 기맥이 동탕치고 흩어지는 곳을 탐구하여 살갗을 버리고 정수를 취하며 근원을 모았다가 지류로 흘려보내야 그 울타리에 들어가 마루와 방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인용

13132

 

 

 

  1. 化境: 자연스럽고 정묘한 최고의 경지를 말한다. [본문으로]
  2. 왕세정은 이반룡을 두고 “반드시 옛말로 당시의 일을 전하려고 하여 조화의 묘에 완전히 합치되지 못하였다.[必欲以古語傅時事, 不盡合化工之妙耳.]”라고 하였다. 《弇州四部稿 卷121 吳明卿》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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